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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휴양주택단지를 가다… 경기 침체에도 부자 몰려 집값 강세

    입력 : 2010.03.05 04:13

    경관·도심 접근성 좋은 美 롱아일랜드·플로리다 평균보다 최대 26배 높아

    스페인의 휴양도시 말라가(Malaga)는 유럽인들이 열광하는 관광지이다. 지중해와 접해 있어 '태양의 해변'으로 불리는 말라가는 독일·영국인들도 주택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유명하다. 기자가 말라가의 해변도로를 1시간 정도 달리는 동안 해변과 산등성이는 최근 지어진 집들로 꽉 차 있었다. 지난 3~4년간의 부동산 붐을 타고 수만채의 주택이 건설된 것이다. 보통 3~4층 높이로 지은 지중해풍 주택들은 각기 특이한 모양을 갖고 있었다. 골프장 주변에 집들이 들어선 곳도 많았다. 주택단지 사이에 들어선 호텔은 숙박비가 한화 50만원이 넘을 정도였다.

    말라가의 주택건설 열풍에는 외국인들이 큰 몫을 했다. 영국독일인들은 휴가철에는 직접 이용하고 나머지 기간은 관광객에게 임대해 수익을 낼 목적으로 주택을 분양받았다. 은퇴 후 기후와 풍광이 좋은 말라가로 이주할 목적으로 집을 사들인 사람도 상당수였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집값이 크게 떨어졌지만, EU(유럽연합) 출범 이후 수요가 전 유럽으로 확대된 만큼, 주택시장도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외국인들이 투자 붐을 이루면서 스페인 말라가에는 고급 주택단지가 대규모로 지어졌다. /말라가=차학봉 기자

    이처럼 자연경관이 좋아 주거단지로 인기를 누리는 곳은 많다. 특히 부자들이 별장 등으로 활용하는 주택 단지가 몰린 지역은 부동산 버블 붕괴에도 집값이 견조한 편이다. 미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작은 마을 사가포냇은 1970년대만 해도 감자밭이 대부분인 초라한 농촌이었다. 당시만 해도 바다와 가까운데다 집값이 싸서 작가들이 많이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이 마을은 미국에서 집값 비싸기로 유명하다.

    미국의 경제전문 잡지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사가포냇의 평균 주택가격은 442만1458달러(50억7000만원)로 미국의 평균 주택가격 17만4100달러(2억원)의 26배나 된다. 미 투자 회사 렌코그룹의 레너트 회장이 사들인 대저택은 200억원이나 된다. 7만7000여평에 침실이 29개나 되는 대저택이다. 이곳과 이웃한 워터밀과 브리지 햄프턴도 200만달러가 넘는다.

    부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주택은 경기 침체도 덜 타는 편이다.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의 별장이 있는 것으로 유명한 플로리다주 주피터 아일랜드의 평균 집값은 362만달러나 된다. 지난해 미국 대부분의 집값이 내렸지만 주피터 아일랜드는 19.4%나 올랐다. 비즈니스위크는 "초고가 주택들이 몰려 있는 소도시 마을은 도심센터와 공원 호수, 해안, 산 등 야외 접근성이 모두 뛰어나다는 특징이 있다"며 "특히 해안과 접한 지역을 부자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런 초고가의 주택이 아니더라도 한가한 시골이 도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집값을 올리기도 한다. 미국 몬태나는 갑자기 고급주택이 들어서면서 집값이 급등했다. 몬태나의 자연 풍광에 반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이주해 오면서 도시인들에게 꿈의 주거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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