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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가 시장 트렌드는… 몸 낮춘 분양가·초기 투자 적은 임대상가 인기

    입력 : 2010.03.05 04:14

    지난 2일 경기도 판교신도시에서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고 분양에 들어간 상가 '마크시티'. 동판교 1개 필지, 서판교 6개 필지에 걸쳐 있는 '마크시티'는 올해 분양 상가 중에는 최대 규모다. 그러나 주택시장은 물론 상가 시장까지 침체기에 빠져 있는 상황이어서 이 상가가 모델하우스를 개관할 때만 해도 "분양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막상 분양을 시작해 보니 분위기가 달랐다. 분양을 시작한 지 단 하루 만에 300억원이 몰려든 것.

    초기 분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판교신도시는 도시 설계 때부터 상업 용지 비율이 낮게(전체의 1.4%) 책정돼 있어 청약자들이 몰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분양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주변 시세에 비해 낮은 분양가'가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 상가의 3.3㎡당 분양가격은 2760만~4550만원으로 인근 분당의 상가에 비해 30~40%쯤 낮았다.

    이처럼 최근 상가 분양 시장도 경기를 반영해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 분양가를 낮춘 상가가 인기를 끌고, 임대방식을 도입한 상가도 선전하고 있다. 반면 초고가 상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3㎡에 2억원 넘는 초고가 상가 고전 중

    2000년대 중·후반 부동산 경기가 호황을 누릴 당시 상가 시장도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 상가의 분양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비싼 상가가 잘 팔린다'는 근거 없는 믿음이 퍼지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 잠실 재건축 아파트의 상가는 분양 당시 3.3㎡당 1억원이 넘는 고분양가로 화제를 모았지만 분양 결과는 참패였다. 분양한 지 3년여가 됐지만, 아직도 일부 상가는 텅텅 비어 있다.

    지난해에도 지하철 9호선 개통이라는 호재를 업고 신논현역 인근에선 3.3㎡당 1억8900만원짜리 상가가 등장했고, 서초동에선 3.3㎡당 2억5000만원 초고가 상가가 분양됐다. 하지만 비싸게 분양된 상가들은 대부분 분양 성적이 신통치 않아 고전하고 있다. 상가정보업체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장경철 이사는 "인근에 지하철 역이 있고, 유동인구가 많아도 분양 가격은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돼야 하는데, 지난 2~3년 동안 분양된 상가는 상식을 넘어서는 가격을 책정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 반영한 착한 분양가 상가 등장

    이에 따라 최근에 분양하는 상가 중에는 애초부터 '몸을 낮춘' 상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판교에서 분양 중인 마크시티 역시 판교 내 최고의 입지라는 평가를 받아 당초 3.3㎡당 5000만원이 넘는 분양가격이 책정됐다가 분양 직전 가격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분양 때와는 달리 입주 시점인 현재, 판교신도시의 입주 열기가 다소 식었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낮은 가격을 감안한 것이다.

    강북 도심인 충무로에서 분양 중인 ‘남산 센트럴자이’ 주상복합 아파트의 전경. / GS건설 제공
    판교뿐 아니라 서울 도심에서도 비교적 저렴한 상가들이 등장하고 있다. 강북 도심인 충무로에서 분양 중인 '남산 센트럴자이'의 분양 가격도 3.3㎡당 3300만~3400만원 선이다. 현재 주변 상가 시세가 3.3㎡당 3700만~380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싸지 않은 가격이다. 장경철 이사는 "지난해 상가 시장이 고전한 만큼 올해 분양을 시작하는 상가들은 대체로 가격을 낮춰 분양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초기 투자비 적은 임대형 상가 인기

    대형 상가의 대세(大勢)로 자리 잡은 '복합쇼핑몰'에서도 '임대형 상가'가 등장한 것은 최근의 새로운 트랜드다. 지금까지는 상가의 소유권을 넘기는 '등기 분양'이 일반적인 방식이었지만, 상가 시장이 침체되면서 일정 기간 상가를 이용할 수 있는 임차권만 넘기는 임대형 상가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 분양형 상가는 소유권을 확실히 넘겨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상권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모든 책임을 분양받은 사람이 져야 한다. 하지만 임대 방식은 소유권이 없다는 단점은 있지만 일단 분양 가격이 저렴하다. 위험 부담이 적은 셈이다. 또 임대형 상가의 경우 사업 시행자가 구역별·위치별로 매장 콘셉트를 정하기 때문에 상가 전체를 전략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개장한 영등포의 '타임스퀘어', 명동의 '눈스퀘어', 신림역 인근의 '포도몰' 등이 모두 임대 운영방식을 도입했다. 앞으로 분양 예정인 신림동의 디큐브시티, 경기도 동탄신도시의 메타폴리스 등도 임대형으로 분양할 예정이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경기가 호황이라면 상가 수요자들이 소유권을 확실하게 넘겨받는 분양을 선호하겠지만, 지금 같은 불확실한 시기에는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드는 임대형 상가가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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