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2.11 06:13
작년 11월 이후 치솟기만 하던 서울 강남과 양천구 일대 아파트 전세금이 이달 들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학군 수요가 사라지면서 보름 사이에 단지에 따라 최고 5000만~6000만원씩 하락한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반면 강남에서 빠져나온 전세 수요자들이 경기 성남 판교와 분당신도시로 대거 유입되면서 이 지역 전세금은 이달에만 1000만~5000만원쯤 올랐다.
10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겨울방학 동안 학군 이동 수요가 집중되면서 전세금이 급등했던 서울 강남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일대 아파트의 전세금이 이달 초부터 급락하고 있다. 지난 2일 대부분 학교가 개학하고, 중학교 배정까지 끝나자 학군 수요가 정리되면서 전세 수요가 줄어 단지에 따라 1000만~6000만원까지 하락한 매물도 나왔다.
현재 강남구 대치동 삼성래미안 125.6㎡(38평)형은 5억3000만~6억원에 전세 매물이 나와 있다. 이 아파트의 전세금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6억~6억5000만원이었다. 대치동 청실 115.7㎡(35평)형은 지난달까지 전세금이 3억~3억5000만원에 달했지만 2월 들어 2억8000만~3억2000만원까지 하락했다. 대치동 은마 102.5㎡(31평)형도 전세금이 1000만~2000만원 하락한 2억5000만~2억7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대치동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작년 11월부터 전세금이 한창 치솟다가 1월 중순 이후 학군 수요가 줄면서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도 전세금이 하락세이다. 학원가와 인접한 목동 신시가지에는 전세 매물이 많이 나와 있지만 수요가 거의 없다.
신시가지 3단지 89.3㎡(27평)형 전세금은 1월 중순보다 5000만~6000만원 하락한 2억2000만~2억3000만원에 형성되고 있다. 신시가지 4단지도 대부분 평형에서 전세금이 2000만~3000만원까지 하락했다.
대치동과 목동의 전세금이 하락세로 바뀌면서 강남구와 양천구를 비롯해 송파·서초구 등의 전세금 상승률도 둔화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강남구의 전세금 상승률은 0.07%로 1월 마지막 주 상승률(0.14%)의 절반으로 떨어졌고, 송파구와 서초구·양천구도 상승 폭이 미미하거나 변동이 없었다.
반면 판교·분당 등 강남 인접 신도시의 전세금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교통과 교육 여건이 좋은 판교 백현마을 5단지 95.9㎡(29평)형은 한 달 새 전세금이 1억원 이상 뛴 3억여원에 거래된다. 동판교 쪽 봇들마을 9단지 142.1㎡(43평)형은 전세금이 4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작년 말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쯤 올랐다. 판교의 전세 물량 부족으로 일부 수요자가 분당으로 몰리면서 이 지역 전세금도 급등세다. 서현동 삼성·한신 105.8㎡(32평)형은 한 달 새 전세금이 5000여만원 상승한 2억7000여만원을 호가한다.
부동산114 김규정 컨텐츠본부장은 "대치동과 목동은 학군 수요가 빠지면서 가격이 떨어진 전세매물이 나오지만 봄철 이사 수요와 신혼부부, 직장인 등의 수요가 있어 전세 시장이 하향 조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