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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 MONEY] 강남 집값도'양극화'… 洞·단지별로 명암 갈려

    입력 : 2010.02.05 03:10

    서울 송파구 송파동 H아파트 95㎡(29평)형은 작년 6월 말 3억7500만원이던 시세가 최근 5억1000만원을 호가한다. 7개월여 만에 1억3500만원(36%) 오른 것. 송파동 성실공인 관계자는 "그동안 저평가됐던 집값이 작년 9호선 개통과 중소형 인기 상승으로 순식간에 뛰었다"고 말했다.

    반면 서초구 서초동의 주상복합인 H아파트 332㎡(100평)형은 같은 기간 5억원(13%)이나 떨어졌다. 작년 6월까지 38억원대를 호가했지만 지금은 33억원대에도 매물이 팔리지 않는다.

    최근 주택 시장에 번지는 양극화 물결이 서울 강남까지 휩쓸고 있다. 한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올랐던 강남 집값도 지역별·단지별로 명암이 엇갈리기 시작한 것.

    이제 강남이라고 다 같은 강남은 아니다. 4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강남 3개구의 29개 동별(洞別) 아파트 가격(3.3㎡ 기준)을 보면, 강남구 개포동이 4927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2위는 강남구 압구정동으로 4164만원이었다. 서초구에서는 반포동(3606만원)이, 송파구에서는 잠실동(3110만원)이 각각 최고가를 기록했다. 닥터아파트 김주철 팀장은 "개포동은 최근 개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어 가격이 뛰었다"고 말했다. 반포동과 잠실동은 브랜드와 가격이 비싼 새 아파트가 대거 입주하면서 주변 시세까지 동반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같은 강남이라도 송파구 마천동은 3.3㎡당 시세가 1267만원으로 개포동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소비자 관심을 끌 만한 호재가 없고, 대형 주택이 많은 게 시세 상승의 제약 요인으로 지적됐다. 최근 주목할 점은 서초구의 약진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6월 말 이후 올 1월 말까지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서초구 잠원동(8.3%)과 반포동(7.59%)이었다. 부동산114 이호연 과장은 "서초구는 한강공공성 회복 프로젝트로 고층 재건축 기대감이 작용한 데다 새 아파트가 대거 입주한 게 가격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고 말했다.

    중소형 강세와 대형 약세도 눈에 띈다. 금융 위기 이후 확산되고 있는 중소형 주택 선호 현상은 강남도 예외가 아닌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강남 3개구의 아파트값 상승률 상위 30개 주택형 중 132㎡(40평) 이상 대형은 6개에 불과했다. 전용면적 85㎡(25.7평) 이하가 상위권을 대부분 차지했다. 작년 9월 대출 규제가 확대돼 돈 빌리기가 어려워지면서 절대 가격이 높은 대형주택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재건축의 득세와 일반 아파트의 침체도 두드러진다. 지난달 강남 3개구의 재건축 아파트는 평균 1.7% 상승한 반면, 일반 아파트는 0.12% 오르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일반 아파트 약세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면서 "재건축은 투자 성격이 강한 상품이라 개발 재료에 따라 당분간 가격 등락이 심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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