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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도 전세전쟁… "어디 빈방 없나요?"

    입력 : 2010.02.04 02:37

    서울 서대문구 연희3동에 거주하는 정윤식(연세대 4년·26)씨는 개강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전셋집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계약기간이 끝나 이사할 집을 알아봤지만 매물이 전혀 없다"며 "기존 전세마저 월세로 바꾸는 경우가 많아 매물이 더 없다"고 말했다.

    전세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월세까지 뛰고 있다. 서울 신촌 일대의 가구·가전제품 등을 갖춘 원룸 월세는 평균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0만~70만원을 호가한다. 지난해 말보다 월 5만원 이상 오른 것이다.

    다음 달 개강을 앞두고 서울 대학가에서도 전세금이 급등하고 매물 품귀현상이 벌어지는 등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

    3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학가 주변 아파트 전세금은 작년 말 대비 10% 안팎씩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화여대·연세대·서강대 등이 몰려 있는 마포구는 대흥동이 13.4%, 상수동과 창전동이 각각 12%, 10.4% 상승했다. 고려대·경희대·성신여대 등이 있는 성북구와 동대문구도 전세금이 많이 올랐다. 성북구 돈암동이 9.5%, 동대문구 전농동과 회기동이 각각 10.6%, 9.2%씩 뛰었다. 중앙대·숭실대 등이 있는 동작구에서도 노량진동과 사당동이 각각 14.7%, 13.9%씩 상승했다.

    고려대가 있는 성북구 안암동과 종암동 일대 원룸 전세금도 1년 새 1000만원 가까이 올라 5000만~6000만원을 호가하지만 그나마 전세물량을 찾아볼 수 없다. 원룸 월세도 보증금 1000만원에 월 40만~45만원을 호가한다. 경남 창원이 고향인 김학휘(고려대 3년·24)씨는 "전세금이 부담돼 월세를 구하려고 10여곳에 들러 보증금을 2000만~3000만원 낼 테니 월세를 깎아달라고 했지만 집주인들이 모두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가 전세금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학교 주변에 살지 못하고 집값이 좀 더 싼 주변 지역으로 밀려나는 학생도 늘고 있다. 이화여대 4학년인 이채현(22)씨는 서대문구 대현동에 거주하다 최근 합정역 주변으로 이사했다. 올해 대학에 진학한 동생과 함께 살기 위해 보증금 1000만원, 월 50만원의 방 2개짜리 집을 구했지만 대현동에서는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서대문구의 H부동산 관계자는 "전세를 구하는 사람은 많지만 집주인들은 은행 금리가 낮아 요즘 들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고 있어 전세물량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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