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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판교' 성남 대장동 개발 될까

    입력 : 2010.01.28 03:22 | 수정 : 2010.01.28 09:29

    6년여 만에 사업 재추진
    LH·주민들 주도권 다툼

    '한국판 베벌리힐스'로 불리는 경기 성남시 대장동 일대의 명품 주거단지 조성 사업이 6년여 만에 다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사업 시행을 누가 할 것인가를 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현지 주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27일 주택업계와 성남시 등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성남 대장동 일대 91만㎡를 도시개발사업구역으로 지정해 아파트 등 고급 주택 3100여가구가 들어서는 미니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LH는 지난해 말 도시개발구역 지정 제안서를 접수했으며, 현재 성남시에서 환경영향평가 등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LH는 이곳에 전용면적 60㎡ 이하 1460가구, 60~85㎡ 875가구, 85㎡ 초과 670가구 등 아파트 3005가구를 건설할 계획이다. 단독주택은 95가구를 짓고, 자족기능을 위해 도시지원시설(16만5200㎡)도 따로 조성할 방침이다. LH측은 올해 안에 구역지정 절차 등이 마무리되면 이르면 내년 말부터 아파트 분양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남 대장동은 판교신도시 서남쪽에서 불과 1㎞쯤 떨어져 있는 데다, 용인~서울고속도로를 이용하면 강남까지 20분 이내에 닿을 수 있어 판교를 능가하는 노른자위 땅으로 평가된다. 더욱이 1970년대 말 이후 30여년 동안 남단녹지와 개발행위허가제한구역 등으로 묶여 자연환경이 뛰어나다. 이 때문에 지난 2004년 당시 한국토지공사가 성남시와 함께 한국판 베벌리힐스를 만들겠다며 택지개발을 추진했지만, 이듬해 택지개발 도면(圖面) 유출과 투기(投機) 논란으로 사업이 무산됐다가 6년여 만에 재추진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업 성사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현지 주민들이 LH의 사업방식에 반대하며 독자적인 민간 개발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미래에셋을 주간사로 하고,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참여하는 형태의 민간도시개발 사업단이 출범된 상태다. 사업단 관계자는 "땅을 수용하는 LH와 달리 원주민에게 개발 후 땅을 돌려주는 환지(換地)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전체 토지주의 80% 이상과 토지매입 계약을 체결했고, 계약금도 1600억여원이 지급됐다"고 밝혔다. 민간 도시개발사업단은 중대형 위주로 아파트 3200여가구를 건설해 1000여가구는 원주민에게 공급하고 나머지 2000여가구는 일반분양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 결정권을 쥐고 있는 성남시측은 현재로선 LH가 먼저 사업을 제안했기 때문에 민간도시개발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지 주민들은 "지난 2004년 개발계획 유출과 투기로 좌초됐던 사업을 주민들 노력으로 재추진했는데 LH가 끼어들어 사업을 낚아채려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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