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12.27 21:56 | 수정 : 2009.12.28 08:25
연말을 앞두고 새 아파트 분양이 쏟아지는 가운데 청약자가 1명도 없는 이른바 '청약률 제로(0)' 아파트가 속출하면서 분양 시장이 급랭(急冷)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분양된 아파트 3곳 중 1곳이 청약률 제로 아파트로 조사됐다.
이는 내년 2월 11일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 종료를 앞두고 일시적 공급 과잉이 빚어진 데다, 집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청약 열기가 한풀 꺾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12월 1~25일까지 전국에서 청약을 받은 아파트 단지는 총 46개였으며, 이 가운데 33%인 15개 아파트(2355가구)에서 청약자가 단 1명도 없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이 10곳으로 지방(5곳)보다 2배나 많았다. 수도권에서는 인천이 5곳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과 경기도는 2곳과 3곳이었다.
청약률 제로 아파트는 대부분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업체가 분양했거나 상대적으로 수요자 관심이 떨어지는 지역에서 공급됐다. ㈜윤준이 충남 천안 병천면에서 분양한 '레이크팰리스'는 지난 22~24일 346가구에 대한 청약을 받았지만, 순위 내에서 1명도 신청하지 않았다. 대전 대덕구 평촌동의 '덕암 신일유토빌'(322가구)도 9일부터 사흘간 청약을 받았지만 3순위에서도 끝내 청약자가 없었다.
상대적으로 청약 열기가 뜨거운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청약률 제로 아파트가 나오고 있다. 고양 일산2지구의 '성우오스타'도 124가구에 단 1명만이 청약하는 부진한 성적을 냈다.
청약률 제로 아파트가 쏟아지는 이유는 집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청약자들의 관심이 차갑게 식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또 이달에만 4만여가구의 아파트가 대량 공급되면서 수요자들이 인기지역에만 청약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유다. 실제 인천 청라지구와 송도신도시, 남양주 별내신도시 등 일부 인기지역은 여전히 1순위에서 높은 경쟁률로 청약이 마감되고 있다.
'닥터아파트'의 이영진 이사는 "내년 초까지 건설업체들의 밀어내기 분양이 계속될 전망이어서 그동안 감소했던 미분양 아파트가 지방과 수도권 비인기지역 중심으로 다시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12월 28일자 B4면에 보도된 '청약률 제로 아파트 속출…' 기사 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광교신도시 A4블록에서 분양한 'LH휴먼시아' 아파트는 청약률이 제로가 아니기에 바로잡습니다. 이 아파트는 총 339가구(특별분양 제외) 모집에 1순위에서 952명이 청약해 평균 2.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1순위에서 미달됐던 84㎡(E)형과 84㎡(F)형도 2순위에서 모두 마감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