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수도권 아파트 전세금 상승세 한풀 꺾였다

    입력 : 2009.11.14 03:10

    지역별로 가격 차별화 강남·양천 등 학원 밀집지
    1000~2000만원씩 뛰고 대규모 단지 입주 여파로 광명·안양 등은 내림세

    지난 8월 중순 이후 2개월 동안 일제히 상승했던 수도권 아파트 전세시장에 최근 지역별 가격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전체로는 매물 부족 사태에 숨통이 트이면서 전세금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그러나 서울 강남·양천구 등 일부 학원 밀집지역에선 때 이른 전세 수요로 가격이 꿈틀거리고 있다. 반면 새 아파트가 대거 입주하는 경기도 광명 등 일부 지역에선 저가(低價) 매물이 나오면서 전세금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당분간 이 같은 혼조세가 이어지겠지만, 내년에 재개발·재건축 이주수요가 늘어나면 봄 이사철을 전후해 전세금 불안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상승세 꺾인 수도권 전세시장

    최근 수도권 전세 시장은 '대란(大亂)'까지 우려됐던 지난 9~10월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매물 부족 현상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거래가 뜸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금 상승세도 크게 둔화되는 양상이다.

    13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지역 전세금 평균 상승률은 0.06%로 3주 연속 0.1% 이하에 머물렀다. 서울 전세금 상승률은 지난 8월 중순 이후 2개월여 동안 매주 0.1~0.2%씩 큰 폭으로 뛰었다. 그러나 10월말 이후 0.1%대 이하로 상승 폭이 줄기 시작했다. 수도권과 신도시도 지난달 말 이후 전세금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부동산114' 이호연 팀장은 "지난 2개월 동안 워낙 숨가쁘게 오르다 보니 수요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면서 "가을 이사철이 끝나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수요가 줄어든 것도 가격 안정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매물이 상대적으로 많고, 가격이 싼 수도권 외곽으로 일부 전세 수요가 옮겨간 것도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강남-강세, 경기-약세' 지역별 차별화

    이런 가운데 최근 전세시장에는 지역별로 가격이 차별화되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강남·양천구 등 학원 밀집지역. 스피드뱅크 조민이 팀장은 "이들 지역은 전세 매물 부족을 우려한 학부모들이 예년보다 빨리 움직이면서 전세 수요가 늘어나 이달 들어 1000만~2000만원씩 전세금이 뛰었다"고 말했다. 강남 대치동 개포우성1차(102㎡)는 4억~4억5000만원으로 2000만원,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4단지(89㎡)는 2억5000만원 안팎으로 1000만원씩 각각 올랐다. 최근 학원타운이 형성되기 시작한 서초 반포동 일대도 학군 이주 수요가 생기면서 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서초 반포동 경남아파트(79㎡)는 10월 중순 1억8000만원 미만이던 전세금이 최근 2억원대를 넘어섰다.

    반면 이달 들어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경기도 일부에서는 전세금이 내림세를 타고 있다. 광명의 경우, 하안동 두산위브와 소하지구 등에서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가 줄줄이 입주하면서 가격이 500만원 안팎 떨어졌다. 안양 석수동 아이파크와 의왕 포일자이 입주 여파로 의왕과 안양지역 전세금도 약세로 돌아섰다. 안양 비산동 롯데낙천대(102㎡)는 1억7000만~1억8000만원으로 한 달 전보다 1000만원쯤 하락했다. 남양주 역시 수요 감소와 새 아파트 입주가 맞물리면서 전세 매물이 쌓이고 있다.

    당분간 혼조…불안요인 잠복

    전문가들은 방학 이사철이 본격화되는 다음달 초까지는 국지적인 가격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는 가운데 전세금은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내년 이후 재건축·재개발 이주가 본격화되고, 매매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 전세금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내년에 서울시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만 5만 가구로 추산된다"면서 "매매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전세로 눌러앉는 수요까지 더해져 전세 물량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에는 수도권의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늘어나 전세금이 크게 오르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의 내년 아파트 입주량은 3만5000여 가구로 올해(2만9000여 가구)보다 6000가구쯤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경기도의 내년 입주량은 2005년 이후 최대인 12만여 가구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서울보다 경기도에서 전셋집을 구하는 게 상대적으로 수월할 전망이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