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9.10 02:44 | 수정 : 2009.09.10 10:10
DTI 대출규제 따른 내집마련 전략
신규분양 주택은 규제 안받고
제2·3 금융권에는 적용 안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란 새로운 변수 앞에서 내 집 마련과 투자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가 수요자 입장에선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 114' 김규정 부장은 "이번 대출 규제가 꿈틀거리던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을 다소 진정시키는 효과를 내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마련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올가을 주택 공급은 오래간만에 활기를 띨 전망이다. 건설사들이 20만 가구 이상의 신규분양 물량을 쏟아내고, 10월에는 정부가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신규분양 주택은 DTI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로운 대출 규제가 적용되고, 신규 주택이 대규모 공급되는 상황에 맞는 내 집 마련 전략을 문답형식으로 살펴본다.
"올가을에 새로 분양하는 주택을 사려고 하는데 이럴 경우에도 소득이 적으면 대출 규모가 줄어드나"
- DTI 규제는 기존 주택을 구입할 때만 적용받는다. 신규 분양 주택은 건설사와 은행이 협의해 대출 규모와 기간, 금리 등을 결정하는 '집단대출'이어서 DTI 규제를 받지 않는다. 집단대출은 분양 중인 주택의 가치만 평가하기 때문에 분양받는 사람의 소득은 상관없다. DTI 규제를 확대한 이후 신규 분양 주택의 모델하우스에 사람들이 몰린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미분양 주택을 구입할 때도 DTI 규제를 받지 않고 건설사가 정한 기존 대출 조건이 적용된다. 하지만 신규 분양 아파트에서 대출 금액이 많다고 하더라도 입주 시점이 돼 자금이 부족하면 대출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 계획에 맞게 대출 규모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DTI 규제로 대출 한도가 대폭 축소되는데 2억원을 빌리려면 소득이 얼마나 있어야 하나"
DTI규제에서 대출 금액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2가지 요소는 소득과 대출 기한이다. 소득이 많을수록, 대출 기한이 길수록 대출금액은 늘어난다. 금리를 연 5.5%, 원리금 균등 분할하는 조건으로 2억원을 대출할 때 만기를 3년으로 하면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4700만원은 돼야 한다. 일반적인 봉급 생활자는 엄두도 못 낼 수준. 하지만 대출 기간이 길어지면 달라진다. 같은 조건으로 만기를 10년으로 늘리면 소득 5300만원, 15년으로 늘리면 소득 4000만원이면 2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은행에서 대출을 많이 받으려면 만기를 최대한 늘려 잡으면 된다.
"마이너스 통장이 있는데 이것도 대출 한도에 포함되나"
- 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심사 때 기존 부채를 고려해 대출 한도를 정한다. 당장 불필요한 부채가 있다면 줄이는 것이 좋다. 직장인들이 많이 쓰는 마이너스 통장은 실제 대출 금액이 없더라도 한도만큼 부채로 평가하기 때문에 대출 가능 금액도 그만큼 줄어든다. 따라서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받아야 한다면 필요하지 않은 마이너스 통장도 없애는 것이 좋다.
"대출한도를 결정하는 소득은 월급만 인정해 주는가. 또 자영업자의 소득은 어떻게 평가하나"
- 우선 DTI는 부부의 소득을 합산해 계산한다. 따라서 대출을 신청할 때는 맞벌이 부부라면 배우자의 소득을 합쳐서 신청해야 대출 금액도 커진다. 또 은행에선 연봉 외에 사업 소득·연금과 부동산 임대 소득도 인정해 준다. 따라서 자신의 소득 증빙 서류를 준비해 은행에 제출하면 된다. 소득 입증이 어려운 자영업자라면 연금이나 보험료 납부 실적, 신용카드 사용액 등 다양한 소득 증빙 자료를 제출하면 실질 소득으로 환산해 준다.
"은행에서 충분한 자금 마련이 어려우면 신용금고 같은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을 받을 수 있나"
- 이번 DTI 규제는 저축은행이나 보험사 등 신용금고와 같은 제2·3금융권에는 아직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주택구매자금이 모자라면 제2금융권에서 대출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DTI 확대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않을 경우 제2금융권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도움말: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나찬휘 국민은행 부동산연구팀 팀장·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