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7.22 16:20
추진위 비용사용 내역 공개 거부..조합원이 조합장 고소
"우리 동네지만 좋은 소리가 안나와요. 주민들 재산을 담보로 돈은 돈대로 써놓고 이제 와서 내용 공개를 못하겠다니 말이 됩니까. 조합을 갈아치워야 해요"(염리 3구역 주민 H씨)
지난 17일 둘러본 마포구 염리3구역 재개발 조합 사무실은 굳게 닫혀 있었다. 지난 6월 12일 열린 제3차대의원 회의 이후 조합 임원들은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있다.
염리3구역은 지난 3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지만 사업 진행은 순조롭지 못하다. 조합이 추진위 시절부터 사용해 온 경비내역 공개를 거부한 채 일방적으로 시공사 선정을 추진하면서 조합원간 다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 20년 넘게 살아왔다는 주민 B씨는 "재개발사업에서 지역 주민들의 이익이 우선시 돼야 한다"며 "비리투성이 조합에게 재개발 사업을 더 이상 맡겨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 조합원이 조합장 고소
마포 염리3구역 조합 대의원들을 지난 5월에 조합장과 임원들을 고소했다. 추진위원회 시절부터 조합이 구성된 지금까지 써온 비용에 대한 회계감사보고를 한번도 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염리동3구역 조합원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윤표 씨는 "공문을 살펴보면 조합이 지금까지 쓴 비용만 39억4800만원"이라며 "내역을 공개하고 책임을 묻지 않으면 비용은 고스란히 조합원들이 부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조합 임원들을 검찰에 고소했고, 검찰로부터 기소하겠다는 답변을 받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조합은 조합원들의 바람과는 다른 행보를 취하고 있다. 지난 6월12일 열린 3차 대의원회의에서 특정 시공사 입찰을 제한하는 입찰지침서와 시공사 감시위원회를 구성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문제는 실제로 이날 회의에 참석한 대의원은 1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조합은 대의원 52명으로부터 서면결의서 52장을 받았다며 이날 통과된 안건에 법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윤표씨는 "조합에서 용역깡패들을 동원해 조합원들의 회의장 진입을 막았다"며 "주민들의 의견과 상관없이 조합장과 일부 임원들이 원하는 대로 시공사 선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 시공사 선정 놓고 `갈등`
조합이 경비내역 공개를 거부한 채 시공사 선정을 서두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조합 설립 전 이들은 추진위원회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재개발 사업 참여를 원하는 정비회사나 건설사로부터 활동비, 인건비를 조달했다. 염리3구역 추진위와 조합은 사용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38억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쓴 상태다.
때문에 조합장과 임원들은 자신들과 이해관계가 맞는 시공사를 선정하고, 그동안 써온 경비를 사업비에 반영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조합장과 임원들을 상대로 다시 로비가 오가고 건설사의 사업비도 늘어나는 악순환이 생긴다. 결국 늘어난 사업비는 고스란히 조합원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당초 염리3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에 유리한 입장을 점했던 현대산업개발은 7월초 갑자기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장위뉴타운 사업 수주에도 뛰어들면서 양쪽에서 늘어나는 사업비를 감당하지 못해 염리 3구역은 철수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지역주민 B씨는 "조합원들이 수주전에 뛰어든 건설사들을 상대로 서로 뒷돈 챙기기에 급급하다"며 "이 과정에서 사업비용이 늘어나고 상호비방에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얘기까지 나오니 못 버티고 나가는 경우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공사 입찰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3.3㎡ 당 공사비는 삼성건설이 379만2000원, GS건설은 329만5000원, 현대건설은 353만8000원을 제시했다.
건설사들은 조합원 로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합원 상대로 식사대접은 물론 봉투까지 건네고 있다. 경쟁사들의 동향을 알아내기 위해 조합원들을 통해 정보를 캐내고, 그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공해 조합원들의 환심 사기에 분주하다.
염리3구역 조합원 L씨는 "조합장과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활발하게 로비를 펼친 회사의 경우 공사비가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시공사 선정은 조합의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객관적인 조건으로 투명하게 이뤄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염리3구역은 8만7840㎡ 규모로 마포구 염리동 507-2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조합원수는 1100명으로 일반분양 물량 304가구를 합쳐 총 1404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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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온혜선기자
지난 17일 둘러본 마포구 염리3구역 재개발 조합 사무실은 굳게 닫혀 있었다. 지난 6월 12일 열린 제3차대의원 회의 이후 조합 임원들은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있다.
염리3구역은 지난 3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지만 사업 진행은 순조롭지 못하다. 조합이 추진위 시절부터 사용해 온 경비내역 공개를 거부한 채 일방적으로 시공사 선정을 추진하면서 조합원간 다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 20년 넘게 살아왔다는 주민 B씨는 "재개발사업에서 지역 주민들의 이익이 우선시 돼야 한다"며 "비리투성이 조합에게 재개발 사업을 더 이상 맡겨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 조합원이 조합장 고소
마포 염리3구역 조합 대의원들을 지난 5월에 조합장과 임원들을 고소했다. 추진위원회 시절부터 조합이 구성된 지금까지 써온 비용에 대한 회계감사보고를 한번도 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염리동3구역 조합원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윤표 씨는 "공문을 살펴보면 조합이 지금까지 쓴 비용만 39억4800만원"이라며 "내역을 공개하고 책임을 묻지 않으면 비용은 고스란히 조합원들이 부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조합 임원들을 검찰에 고소했고, 검찰로부터 기소하겠다는 답변을 받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조합은 조합원들의 바람과는 다른 행보를 취하고 있다. 지난 6월12일 열린 3차 대의원회의에서 특정 시공사 입찰을 제한하는 입찰지침서와 시공사 감시위원회를 구성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문제는 실제로 이날 회의에 참석한 대의원은 1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조합은 대의원 52명으로부터 서면결의서 52장을 받았다며 이날 통과된 안건에 법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윤표씨는 "조합에서 용역깡패들을 동원해 조합원들의 회의장 진입을 막았다"며 "주민들의 의견과 상관없이 조합장과 일부 임원들이 원하는 대로 시공사 선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 시공사 선정 놓고 `갈등`
조합이 경비내역 공개를 거부한 채 시공사 선정을 서두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조합 설립 전 이들은 추진위원회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재개발 사업 참여를 원하는 정비회사나 건설사로부터 활동비, 인건비를 조달했다. 염리3구역 추진위와 조합은 사용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38억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쓴 상태다.
때문에 조합장과 임원들은 자신들과 이해관계가 맞는 시공사를 선정하고, 그동안 써온 경비를 사업비에 반영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조합장과 임원들을 상대로 다시 로비가 오가고 건설사의 사업비도 늘어나는 악순환이 생긴다. 결국 늘어난 사업비는 고스란히 조합원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당초 염리3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에 유리한 입장을 점했던 현대산업개발은 7월초 갑자기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장위뉴타운 사업 수주에도 뛰어들면서 양쪽에서 늘어나는 사업비를 감당하지 못해 염리 3구역은 철수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지역주민 B씨는 "조합원들이 수주전에 뛰어든 건설사들을 상대로 서로 뒷돈 챙기기에 급급하다"며 "이 과정에서 사업비용이 늘어나고 상호비방에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얘기까지 나오니 못 버티고 나가는 경우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공사 입찰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3.3㎡ 당 공사비는 삼성건설이 379만2000원, GS건설은 329만5000원, 현대건설은 353만8000원을 제시했다.
건설사들은 조합원 로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합원 상대로 식사대접은 물론 봉투까지 건네고 있다. 경쟁사들의 동향을 알아내기 위해 조합원들을 통해 정보를 캐내고, 그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공해 조합원들의 환심 사기에 분주하다.
염리3구역 조합원 L씨는 "조합장과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활발하게 로비를 펼친 회사의 경우 공사비가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시공사 선정은 조합의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객관적인 조건으로 투명하게 이뤄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염리3구역은 8만7840㎡ 규모로 마포구 염리동 507-2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조합원수는 1100명으로 일반분양 물량 304가구를 합쳐 총 1404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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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온혜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