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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금 '이상 반등'

    입력 : 2009.07.14 03:39

    이사 꺼리는 계절적 비수기 6~7월에도
    집값 급등·공급부족 영향 1월말부터 23주 연속 상승 "학원 밀집지역은 매물 없어"

    집값에 이어 서울의 아파트 전세금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적으로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인 6~7월은 전세시장이 소강상태를 보이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전세 시세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는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금이 지난 1월 말부터 23주 연속 상승하면서 3.3㎡당 630만원을 넘었다고 7일 밝혔다. 서울의 아파트 전세금은 작년 가을 640만원대까지 오른 뒤 국내외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60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져 역전세 대란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 집값 급등과 신규 아파트의 공급 부족으로 전세 시장도 들썩이기 시작한 것이다.

    여름 비수기인데도 전세수요 몰려

    최근 전세 시장에서는 신규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공급 물량이 부족한 송파구 잠실동과 서초구 반포동, 지하철9호선 개통 등으로 교통여건이 개선되는 강서구 가양동·염창동 등이 시세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아울러 여름방학을 앞둔 인기학군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수요가 몰려 가격이 치솟으면서 주변 노후 단지로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새로 입주한 잠실의 재건축 아파트(109㎡) 전세가격은 작년 말보다 1억원 넘게 올라 3억7000만~4억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대치동 미도1차 아파트 112㎡의 전세금(3억5000만~3억6000만원) 역시 학군 수요의 영향으로 올해 초보다 3000만~5000만원 올랐다.

    강남의 G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입주를 마친 신규 아파트들이 작년에 떨어졌던 전세가격을 완전히 회복하면서 인근의 노후 아파트들까지 오름세로 돌아섰다"며 "학원 밀집 지역은 비수기인 여름철인데도 학군 수요가 몰려 저층이나 최상층이 아니면 매물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목동의 C부동산공인 대표는 "전세 문의는 계속 늘고 있지만 집주인들이 낮은 가격에는 내놓으려 하지 않는다"며 "전세금을 깎아주며 세입자를 붙잡던 작년 말과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물량 부족이 가격 급등으로 이어져

    이처럼 서울의 아파트 전세금이 급등한 주된 요인으로는 공급물량 감소를 꼽을 수 있다. 올 상반기 서울지역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3700여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7000가구)의 절 반 수준에 불과하다. 더욱이 2006년 말부터 지난해 하반기까지 2만여 가구의 신규 아파트가 잇따라 입주했던 잠실의 입주물량이 올 들어 모두 소진된 데다 이달 중순 '집들이'에 들어가는 서초구 반포 래미안퍼스티지(2444가구)를 제외하곤 앞으로 2년간 강남권에 공급될 신규 아파트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학군·학원 선호지역의 전세금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인천·경기 등 수도권은 입주물량이 계속 대기 중이지만 서울은 잠실·반포 지역 외에는 공급이 없어 수급 불균형은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며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수요자들의 계약 의지가 강하다 보니 가격 상승폭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입주 2년차 아파트·신도시 노려볼 만

    그런 만큼 올여름이나 가을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세입자라면 지금부터 미리 이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첫 입주가 시작된 지 2년이 된 아파트를 눈여겨볼 만하다. 전세계약이 통상 2년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대단지일수록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쏟아져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새 아파트 전셋집을 구할 수 있어서다. 대표적 단지로는 강남의 대치 아이파크(768가구)와 잠실 트리지움(3696가구) 등이 올여름 입주를 시작한 지 만 2년을 맞는다.

    앞으로 공급이 대거 예고돼 있는 수도권 신도시에도 관심을 가져볼 것을 전문가들은 권한다. 오는 9월 이후 수도권에서만 입주한 지 2년이 지나는 아파트가 9개 단지, 총 6456가구에 달한다. 이 가운데 경기도 화성시 반송동 쌍용예가 112㎡는 1억1000만~1억5000만원 수준에서 전세 시세를 형성하고 있고, 용인시 동천동 동문굿모닝힐5차 108㎡는 1억5500만~1억6500만원대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수도권 아파트는 서울에 비해 새 아파트가 많고 전세금이 상대적으로 낮아 서울로의 출퇴근 걱정만 빼면 이점이 많다"면서 "하반기 대규모 입주가 예정된 판교나 파주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금 시세가 단기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 지역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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