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6.18 03:00
전문가 6인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지방부동산 회복 힘들듯 실물경기·금리 주목해야
하반기 최고 재테크는 '보금자리 주택' 꼽아
그러나 지방과 서울 강북 지역의 주택시장은 여전히 침체에 빠져 있는 상황. 주택 시장의 소비자들 입장에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을 어떻게 내다보고 있을까. '조선일보 재테크 포럼'의 부동산 전문가 6인에게 하반기 주택시장에 대한 전망을 들었다.
◆하반기 주택시장 폭락은 없지만 회복세는 더딜 듯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이 지난해 말처럼 하강 국면에 다시 접어들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회복보다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실물경기 회복세를 바탕으로 주택시장도 매매·전세 모두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역적인 편차가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과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 소장 역시 "주택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로 들어선 것은 아니지만 서울 강남 지역 등을 중심으로 소폭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부정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과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각각 "실물경기가 더디게 회복하는 과정에서 금리가 오르면 주택경기 회복은 느려질 것" "상반기에 비해 다시 거래가 부진해지면서 전반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부동산 경기가 일반 경기보다 다소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방 부동산 경기에 대해 재테크 포럼 소속 전문가 6명은 모두 "하반기에도 쉽게 회복되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지방에 남아 있는 미분양 아파트가 주택시장 회복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실물경기 변화와 금리를 주목하라
전문가들은 하반기 주택 시장상황은 실물경기 변화와 금리가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시중에 자금을 푼 결과 '인플레이션' 발생 경고가 나오고 있어 금리를 올리면 주택 시장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금리·기업의 구조조정 속도·실물경기 회복 속도를 꼽았다. 김희선 전무 역시 경기회복·실업률·금리, 이영진 소장은 기업구조조정·실업률·물가 등을 꼽았다.
올해 상반기 '청약열기 과열'이라는 진단까지 나왔던 인천 송도·청라지구의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렸다. 김희선 전무는 "인천 송도와 청라의 분양 열기는 하반기부터 점차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같은 지역 내에서도 분양가격과 주택 크기에 따라 편차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영진 소장은 "청라지구보다 가격이나 입지에서 경쟁력 있는 지역에서 물량이 대량 공급되지 않는 한 청라지구의 열기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 봤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 대해서는 올해 초 상승폭이 커 하반기에는 다소 소강상태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하반기 추가 상승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 박원갑 부사장은 "하반기에도 상승하는 단지들이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보금자리 주택을 주목하라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곳으로 전문가들은 9월 사전청약을 받는 '보금자리주택'를 꼽았다. 전문가들은 보금자리주택의 입지와 가격은 다른 지역에 비해 확실한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박원갑 부사장은 "올해 하반기 최고의 재테크는 보금자리주택을 분양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하반기에 주목할 만한 투자유망 지역에 대해 김희선 전무는 서울 동작구와 성동·용산권 신규 분양 아파트를 꼽았고, 이영진 소장은 경기도 광교신도시·서울 마포·용산·성수 등 한강변 아파트를 꼽았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내 집 마련 전략에 대해 입지는 물론 가격이 싼 곳을 주목하고, 무리한 대출을 낀 주택마련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선덕 소장은 "올해 말 금리가 상승하면 작년과 같은 상황이 다시 올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말했다. 장성수 선임연구원은 "수도권 거주자는 무리한 대출을 하지 않는다면 가격 경쟁력이 있는 매물을 중심으로 지금이라도 매입하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