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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에도 걸렸네

    입력 : 2009.06.11 04:11

    중견건설사 미분양 물량 금융비용 손실 줄이려 기존가의 10~40% 할인
    "싸게 팔땐 이유 있어 계약전 꼼꼼히 따져야"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한강변에 유진기업이 짓고 있는 주상복합아파트 '유진스웰'. 6월 초 이 아파트 공사 현장에 '파격 할인 분양'이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기존 분양가 대비 30~43% 할인해 판매한다. 지방 도시에 비해서도 할인 폭이 크다. 분양가격이 17억2900만원이었던 162㎡(12층)형은 43%(7억4500만원) 내려 9억8400만원까지 내려갔다. 이 밖에 대출이자·등록세·발코니 확장비용도 지원, 사실상 할인율이 최고 50%에 달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 유진건설 관계자는 "금융비용을 부담하며 미분양 주택을 계속 남겨 두기보다는 대폭 할인해서라도 빨리 판매해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미분양 아파트를 팔기 위해 건설사들이 지방 도시에서 실시해 오던 '분양가격 할인' 마케팅 전략이 수도권에서도 최근 등장했다.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지금까지는 중도금 대출 할인·발코니 무료 확장 등 건설사들의 소극적인 판매 전략이 주류였다. 그러나 최근 2~3개월 사이 중견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분양가 할인이 시작됐다.

    ◆수도권으로 옮겨간 분양가 할인

    경기도 용인 지역은 지난해부터 아파트가 대거 공급돼 미분양 물량이 많은 곳으로 할인 아파트도 많은 지역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용인시 상하동에 짓고 있는 '용인 지석역 임광그대가'는 분양가 10~15%를 깎아 준다. 이 아파트는 최고 22층 8개 동 규모로 총 554가구 규모. 용인시 풍덕천동에 건설 중인 '성원상떼빌'(438가구) 주상복합아파트는 최대 12%, 용인 신봉동의 '동부센트레빌'(298가구)은 6~13%, '용인 신봉 동일하이빌'(1462가구)은 최대 10%를 할인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 경기도 안양시 비산동에선 '비산동 1·2차 성원상떼빌'(396가구) 주상복합아파트가 15%, 남양주시 도농동 '부영애시앙'(369가구) 주상복합아파트 역시 기존 분양가에서 6000만원을 할인해 판매 중이다. 주택공사 역시 할인 분양 대열에 뛰어들었다. 주공은 김포시 양곡지구의 '김포양곡7단지 휴먼시아'(380가구)에 대해 분양대금을 일시에 선납하면 5%를 할인해 준다. 112㎡형은 기존 분양가보다 2550만원 정도 저렴하다.

    ◆건설사 금융비용 부담 피하려 할인 선택

    현재 수도권과 지방에서 미분양 아파트를 할인해 분양하고 있는 곳은 대부분 중견건설사가 짓는 아파트다. 일부 중견 건설사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권으로부터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어 자금 회전을 위해 할인 분양에 적극적이다. 중견건설사인 S건설 관계자는 "언제 팔릴지 모르는 미분양 아파트 수백가구를 떠안고 있으면 금융비용이 할인 판매할 때 발생하는 손해보다 훨씬 크다"며 "제값을 주고 산 기존 계약자와 협의만 된다면 20%까지도 할인해 빨리 미분양 물량을 줄이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도 지역 아파트 가격이 하락해 1년~1년6개월 전 정해 놓은 분양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것도 할인 판매에 나서는 이유다.

    반면 자금 압박이 덜한 대형건설사들은 "주택 경기가 살아나면 언젠가는 분양될 것"이라며 버티는 분위기다. 게다가 할인 분양으로 기존 계약자와 마찰이 생길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이 간다는 이유로 할인 분양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깎아 팔 때는 이유가 있다

    할인을 받으면 저렴한 가격에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유리하지만 깎아 판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지방과는 달리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는 미분양 물량이 전체 물량의 10~30% 수준인 곳이 많다. 이 때문에 남아 있는 주택이 소비자들이 기피하는 저층이거나 130㎡가 넘는 대형인 경우가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단지 규모가 작거나 '나 홀로 단지'인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계약을 할 때는 반드시 공사 현장을 방문해 구입하려는 아파트의 정확한 규모와 주택 크기·층·향 등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말한다.

    할인된 분양 가격을 주변 시세와 비교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일부 아파트는 애초부터 분양가격이 높게 책정돼 할인하더라도 주변 시세에 비해 가격이 높을 수도 있다. 계약 전에 인근 부동산을 방문해 주변 아파트 시세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주택 시장 침체기에는 주택도 최대한 싸게 사는 것이 재테크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싼 값에 집을 팔 때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는 생각으로 시세와 자금 여력 등을 까다롭게 따진 후 주택 구입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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