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5.12 06:15
전문가들이 말하는 하반기 주택 매입 타이밍
부동산 시장 요동칠 땐 저가 매수 전략을… 과열 조짐 청라·송도 섣불리 접근하지 말아야
그렇다고 부동산 시장이 확실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도 아니다. 4월 중반까지 한 주에 0.2~0.5%씩 오르던 서울 강남 등 일부 아파트 가격은 지난 3주간 0.02~0.03% 안팎으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주택 수요자 사이에선 IMF 경제위기 때처럼 집값이 단번에 오를지, 아니면 하반기에 집값이 다시 주저앉을지를 놓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된다면 그 징후를 무엇으로 보고 있을까. 또 현재 상황에서 주택 투자 전략은 무엇일까. '조선 재테크 포럼'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어 봤다.
◆실업률·미국 경기 지표를 보라
향후 부동산 시장이 "작년 하반기처럼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올해 초 '집값 폭락'을 점쳤던 시각은 힘을 잃은 상황이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은 '초기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는 있지만 '상승세'로 완전히 돌아서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언젠가는 집값이 오르고,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라면 주택 수요자들은 '언제 집을 사야 하는가', 혹은 '주택 시장이 살아나는 신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부동산 시장에 '비관론'을 견지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실물경기 지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실수요자의 구매력은 결국 임금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실업률이 낮아지는 시점이 주택시장 회복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증가하던 실업자 수는 현재 95만명에 달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4%대에 진입했다. 이 수치가 하향세로 돌아서야 주택경기도 살아난다는 것.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한국의 나 홀로 경기회복은 쉽지 않고 미국이나 유럽 경기가 살아나야 함께 회복될 수 있다"며 "미국과 유럽의 경제 지표가 상승해야 국내 부동산 시장도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이 불안할 땐 저가매수 전략"
주택수요자들은 현재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시장이 불안한 만큼 '추격 매수'보다는 '저가 매수'전략을 고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원갑 부사장은 "시장이 요동을 칠 때는 최대한 싸게 구입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근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낮춘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만큼 기존 주택시장보다는 신규 주택 시장이 좀더 가격 경쟁력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현재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일부 청약 시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현재 인천 지역의 청약 시장은 자금이 풍부한 투자 수요자들이 주도하지만 실수요자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지금 같은 분위기가 한풀 꺾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지금은 인천 청라와 송도의 청약률이 높지만 하반기 이 지역에 신규 분양 아파트 7000여 가구가 쏟아지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며 "섣불리 달려들기보다는 물량이 충분한 만큼 3~4개월 정도 기다려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은 엇갈려
하반기 주택 시장에 대한 전망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으며 오히려 소폭 하락할 수도 있다는 진단과 '상승세'로 본격 진입할 것이라는 의견으로 나뉜다.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하반기에는 환율이 하락해 한국 경제를 지탱하던 수출이 감소하고 기업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부동산 시장이 지금보다 더 호전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청약 시장의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있다. 반면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투자 수요가 먼저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고 다음으로 실수요자가 움직이는 것은 부동산 시장의 기본적인 흐름"이라며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은 하반기에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800조원가량의 풍부한 유동성과 4~5% 대의 낮은 저금리 현상이 하반기에 갑자기 변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