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5.09 03:03 | 수정 : 2009.05.09 13:19
공시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주택에 사는 사람들
이건희(李健熙) 전 삼성그룹 회장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이 한국에서 가장 비싼 단독주택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이 발표된 2005년 이후 5년 연속 최고가를 기록한 이 집의 공시가격은 94억5000만원이다. 작년 95억9000만원에서 1년 사이 1억4000만원이 떨어졌다.
그렇다면 개별 단독주택의 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곳은 어디일까.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대구광역시 중구 동산동의 한 주택이 24만8000원으로 최저다. 최저가 2, 3위는 부산광역시 사하구 감천2동과 전북 진안군 주천면 주양리에 있는 주택으로, 공시가격이 각각 25만1000원과 28만4000원이다. 과연 어떤 곳이기에 주택 한 채의 가격이 30만원을 넘지 않을까.
그렇다면 개별 단독주택의 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곳은 어디일까.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대구광역시 중구 동산동의 한 주택이 24만8000원으로 최저다. 최저가 2, 3위는 부산광역시 사하구 감천2동과 전북 진안군 주천면 주양리에 있는 주택으로, 공시가격이 각각 25만1000원과 28만4000원이다. 과연 어떤 곳이기에 주택 한 채의 가격이 30만원을 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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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도를 보니 대구 중구 동산동의 최저가 주택은 계명대 동산의료원과 담을 마주하고 있었다. 대형 백화점이 멀지 않고 신형 건물들이 늘어선 대로변 약간 안쪽에 있는 이곳에 전국 최저가 주택이 있다는 사실이 의아했다.
부동산 업자들은 "주변에 비해 가격이 싼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설마 광역시 복판에 전국 최저가 건물이 있을까"라고 반신반의했다. 번지수를 확인하고 몇 번을 돌아봤지만 3평 반이 조금 못 되는 면적 11.31㎡의 주택은 보이지 않았다. 주변에는 지은 지 70~80년 됐다는 낡은 한옥집이 여러 채 있었다. 빈터에서 텃밭을 가꾸던 노인들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남근현 중구청 세무과 계장의 도움으로 2층 양옥집의 뒤에 붙어 있는 전국 최저가 주택을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철제 파이프와 함석 재질로 된 허름한 건물이 주택 뒤쪽에 붙어 있었다. '주택'이란 말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낡고 허름했다. 60년대 후반에 지어진 것으로 소유자는 차모씨로 되어 있지만 현재 사람은 살지 않고 있었다.
남 계장은 "건물 잔존가치가 거의 없는 상태"라며 "세액이 2000원을 넘지 않을 경우 고지서 자체가 발부되지 않는다"고 했다. 집 주인의 행방은 모르지만 세금 자체가 부과되지 않으니 체납될 것도 없다고 했다.
최저가 2위인 부산 사하구 감천2동의 10.8㎡짜리 주택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감천2동은 산기슭을 따라 작은 블록 주택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전형적인 달동네다. 주택의 번지와 건물주 이름을 내놓았지만 주민들은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30년 넘게 이곳에 살았다는 마을 통장 임강진씨는 옥녀봉 바로 아래 김홍분(68)씨 집이 맞을 것이라고 했다. 동네에 젊은 사람들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사람 둘이 지나면 꽉 차는 골목길을 한참 올라가니 김씨의 작은 집이 보였다.
방 한 칸에 부엌 하나가 딸린 구조였다. 벽 곳곳에는 가로로 굵은 금이 가 있었다. 화장실은 따로 없었다. 스무 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 공중 화장실이 보였다. 충북 보은 출신의 김씨는 37년 전 시집 오면서 남편과 이곳에 정착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마을 아래 (종교단체인) 태극도(太極道) 소유의 땅에 올린 집"이라며 "따로 세금을 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아들 둘이 노동 일을 하는데 한 달에 5만원, 10만원 보내줘. 그걸로 쌀 팔아 먹고 산다니까. 당뇨가 있어 몸이 아프기는 해도 마음은 편하지. 공기가 맑고 전망도 괜찮아요. 저기 보이는 게 감천만이에요. 요 아래까지 야채 트럭이 올라오니 지내기에 편하지. TV 보니 요즘 높으신 양반들이 줄줄이 조사 받더라고. 사는 건 이래도 난 그런 걱정 안 해도 되니 좋지 뭘."
전북 진안군 주천면은 군내에서도 오지(奧地)로 꼽힌다. 면사무소 건너편에 있는 9.8㎡짜리 주양리 단층 주택은 전남·북 지역을 통틀어 공시가격이 가장 낮은 곳이다. 2대째 하고 있다는 주천 이발소 옆에 붙어 있는 단층 벽돌 건물은 먼지가 뽀얗게 앉은 채 비어 있었다. 주민들은 십수년 동안 동네 구멍가게로 사용되던 곳이라고 했다. 바로 옆에서 오리 주물럭 식당과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송모씨 부부가 2004년 인수했다.
송씨 부부는 인근 용담댐 건설로 고향 마을이 수몰되며 이곳에 새 둥지를 틀었다고 했다. 인삼농사를 4000여평 짓고 식당도 해서 먹고사는 데는 걱정이 없다고 했다. 집을 손 보지 않고 왜 비워 두냐고 묻자 "고치고 어쩌고 할 목돈이 없어 그냥 놔둔다"고 했다.
"주양리로 들어오면서 이전 주인에게 한 500만원 내고 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공시가격이 그 정도인 줄은 몰랐는디, 내용은 어떻든 1등이라고 하니 그래도 기분은 좋아요. 사람이 어찌 위만 보고 살겄소. 접도구역에 있어 완전히 부수지는 못하고 개조해야 한다던디, 돈 들 일이 천지라…."
부동산 업자들은 "주변에 비해 가격이 싼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설마 광역시 복판에 전국 최저가 건물이 있을까"라고 반신반의했다. 번지수를 확인하고 몇 번을 돌아봤지만 3평 반이 조금 못 되는 면적 11.31㎡의 주택은 보이지 않았다. 주변에는 지은 지 70~80년 됐다는 낡은 한옥집이 여러 채 있었다. 빈터에서 텃밭을 가꾸던 노인들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남근현 중구청 세무과 계장의 도움으로 2층 양옥집의 뒤에 붙어 있는 전국 최저가 주택을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철제 파이프와 함석 재질로 된 허름한 건물이 주택 뒤쪽에 붙어 있었다. '주택'이란 말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낡고 허름했다. 60년대 후반에 지어진 것으로 소유자는 차모씨로 되어 있지만 현재 사람은 살지 않고 있었다.
남 계장은 "건물 잔존가치가 거의 없는 상태"라며 "세액이 2000원을 넘지 않을 경우 고지서 자체가 발부되지 않는다"고 했다. 집 주인의 행방은 모르지만 세금 자체가 부과되지 않으니 체납될 것도 없다고 했다.
최저가 2위인 부산 사하구 감천2동의 10.8㎡짜리 주택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감천2동은 산기슭을 따라 작은 블록 주택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전형적인 달동네다. 주택의 번지와 건물주 이름을 내놓았지만 주민들은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30년 넘게 이곳에 살았다는 마을 통장 임강진씨는 옥녀봉 바로 아래 김홍분(68)씨 집이 맞을 것이라고 했다. 동네에 젊은 사람들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사람 둘이 지나면 꽉 차는 골목길을 한참 올라가니 김씨의 작은 집이 보였다.
방 한 칸에 부엌 하나가 딸린 구조였다. 벽 곳곳에는 가로로 굵은 금이 가 있었다. 화장실은 따로 없었다. 스무 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 공중 화장실이 보였다. 충북 보은 출신의 김씨는 37년 전 시집 오면서 남편과 이곳에 정착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마을 아래 (종교단체인) 태극도(太極道) 소유의 땅에 올린 집"이라며 "따로 세금을 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아들 둘이 노동 일을 하는데 한 달에 5만원, 10만원 보내줘. 그걸로 쌀 팔아 먹고 산다니까. 당뇨가 있어 몸이 아프기는 해도 마음은 편하지. 공기가 맑고 전망도 괜찮아요. 저기 보이는 게 감천만이에요. 요 아래까지 야채 트럭이 올라오니 지내기에 편하지. TV 보니 요즘 높으신 양반들이 줄줄이 조사 받더라고. 사는 건 이래도 난 그런 걱정 안 해도 되니 좋지 뭘."
전북 진안군 주천면은 군내에서도 오지(奧地)로 꼽힌다. 면사무소 건너편에 있는 9.8㎡짜리 주양리 단층 주택은 전남·북 지역을 통틀어 공시가격이 가장 낮은 곳이다. 2대째 하고 있다는 주천 이발소 옆에 붙어 있는 단층 벽돌 건물은 먼지가 뽀얗게 앉은 채 비어 있었다. 주민들은 십수년 동안 동네 구멍가게로 사용되던 곳이라고 했다. 바로 옆에서 오리 주물럭 식당과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송모씨 부부가 2004년 인수했다.
송씨 부부는 인근 용담댐 건설로 고향 마을이 수몰되며 이곳에 새 둥지를 틀었다고 했다. 인삼농사를 4000여평 짓고 식당도 해서 먹고사는 데는 걱정이 없다고 했다. 집을 손 보지 않고 왜 비워 두냐고 묻자 "고치고 어쩌고 할 목돈이 없어 그냥 놔둔다"고 했다.
"주양리로 들어오면서 이전 주인에게 한 500만원 내고 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공시가격이 그 정도인 줄은 몰랐는디, 내용은 어떻든 1등이라고 하니 그래도 기분은 좋아요. 사람이 어찌 위만 보고 살겄소. 접도구역에 있어 완전히 부수지는 못하고 개조해야 한다던디, 돈 들 일이 천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