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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불황 속에 52대1 청약 경쟁?

    입력 : 2009.01.22 22:40 | 수정 : 2009.01.23 03:39

    송도·판교 아파트 분양에 청약자 몰려
    인기 비결은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

    경기도 판교신도시 '푸르지오 그랑블' 아파트가 지난 20~21일 실시한 1순위 청약에서 예상 밖의 큰 인기를 끌었다. 총 921가구(특별공급분 제외) 모집에 2만5671명이 신청해 평균 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 지난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한 '더샵 퍼스트월드'도 최고 52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마감됐다. 주택경기 침체로 청약률 '제로(0)' 아파트가 속출하고 서울 강남권에서도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는 상황에서 판교 등 일부 단지가 주택 청약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청약자가 대거 몰리는 단지들의 비결은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이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주택경기가 침체되더라도 가격 경쟁력이 있는 아파트는 팔린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가 낮으면 청약 경쟁률 높아

    최근의 주택 분양 시장에서 비교적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아파트들은 거의 다 주변 시세보다 싼 가격에 공급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판교신도시 '푸르지오 그랑블'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588만원. 이는 2006년 판교신도시에 공급됐던 중대형 아파트의 분양가(3.3㎡당 1830만원)에 비해 240만원 정도 낮다. 뿐만 아니라 인근의 분당신도시 아파트 평균 시세(3.3㎡당 1700만원)보다도 저렴한 수준이다.
    송도국제도시 '더샵 퍼스트월드' 역시 지난 2005년 분양 당시 외국인에게 특별 공급했다가 미분양된 것을 이번에 당시 분양가(3.3㎡당 1200만~1600만원선) 그대로 공급한 것. 이 때문에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5000만~1억5000만원 정도 저렴하다.

    가격 싸면 거래 되고 높으면 관심 없어

    일반 주택 거래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를 비롯해 일부 매매가 이뤄지는 아파트들은 대부분 주변 시세보다 1억~2억원 이상 싼 초급매물들이다.

    서울 강남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는 최근 급매물로 나와 있던 112㎡(34평형) 4~5가구가 단 며칠 만에 모두 팔렸다. 매매가격은 7억7000만원에서 8억8000만원 정도. 2006년 말 13억6000만원에 거래됐던 것보다 6억원 가까이 떨어진 수준이다. 지난해 집값이 가장 크게 떨어진 경기도 과천·분당·용인 지역 아파트들 역시 지난주부터 시세보다 수천만원 이상 낮은 가격에 나온 매물 위주로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매도가격이 시세에서 웬만큼 낮춘 주택이 아니면 수요자들도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최근 저가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며 아파트 시세가 다시 1억~2억원 이상 오르자 부동산중개업소에는 매수 문의조차 뚝 끊겼다. 대치동 T공인 김모(여·35) 실장은 "요즘에 제값을 주고 집을 사려는 사람은 정말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주택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주변 시세보다 싸게 공급되거나 매물로 나온 주택들만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얻는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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