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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급매물 팔린 후… 파는 자, 사는 자 집값 줄다리기

    입력 : 2009.01.20 03:22

    강남·송파 등서 용인·분당까지 집값 상승세 확산
    단기간에 5천~1억씩 오르자 매수자는 거래 끊어
    당분간은 눈치보기… 전문가 "하락 가능성 높아"

    최근 서울 강남을 비롯한 목동·분당 등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 값이 꿈틀거리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서 시작된 급매물 소진과 호가 상승 현상이 경기도 과천·용인·분당 지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 급등에 대한 부담감에 매수세가 끊기고 거래도 이뤄지지 않으며 소강 국면에 들어선 모습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뱅크' 김용진 본부장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반등은 지난해 집값이 고점 대비 30~40% 떨어진 데다 정부의 부동산 추가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라며 "실물경기 침체 여파로 집값 상승을 받쳐줄 실수요자가 별로 없어 대세 상승 국면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세, 강남에서 분당·용인으로

    19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01㎡의 시세는 9억~9억3000만원대로 2주 전(약 8억5000원)에 비해 5000만~8000만원 올랐다.
    인근에 제2롯데월드 건축이 사실상 허가된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도 상황은 마찬가지. 작년 말 8억원대 초반에 거래되던 아파트(112㎡)가 지난 주말에는 11억원까지 뛰었다. 대치동 T공인 김모(여·35)씨는 "집값이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기대에 집주인들이 호가를 계속 올리거나 매물을 회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힘입어 경기도 과천·용인·분당 지역의 아파트 거래 시장도 가격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 과천시 주공10단지 109㎡는 지난 15일 10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말 9억7500만원보다 2500만원 오른 가격.

    용인시도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보정동 죽전 포스홈타운 131㎡가 지난달 말보다 1500만원 상승한 4억8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분당은 아직 움직임이 미미하지만,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호가가 올라 서현동 시범우성아파트 85㎡는 2주 전보다 2000만원 정도 오른 3억8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규제 완화와 제2롯데월드 신축에 대한 기대감에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오르자 지난날 강남과 함께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목동·분당 등 버블세븐 지역의 집값도 덩달아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 급등에 투자 매력은 떨어져

    그러나 지난주 후반부터 강남지역을 비롯한 목동·분당·용인 등 버블세븐 지역의 주택 거래 시장은 소강 상태에 들어간 모습이다.

    1~2주일 만에 아파트 값이 적게는 5000만원, 많게는 1억원 이상 큰 폭으로 오르자 수요자들이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부동산중개업소에 걸려오는 전화도 저가 매물이 있는 지를 물어보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집주인들도 아직까지는 가격을 다시 낮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강남3구에 대한 투기지역 해제, 용적률 상향 조정 등 정부의 추가적인 규제 완화 발표가 있을 것이란 기대에 따른 것이다. 인근 C중개업소 정모(50) 대표는 "매도자는 가격이 더 오를 것 같아 호가를 못 내리고 매수자는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생각에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며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져 당분간은 거래가 뜸할 것 같다"고 했다.

    "집값 상승… 일시적 반등 가능성 그칠 것"

    주택 수요자와 집주인들 간의 밀고 당기기와 눈치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근 급매물이 거래되며 매수세가 일부분 해소된 데다 강남 지역의 규제완화와 잠실 제2롯데월드 신축 등의 영향이 부동산 시장에 어느 정도 지속될 것이란 점에서다. 김규정 부장은 "이러한 기대감이 한동안 지속되면서 급매물이 나오면 대기 수요자들이 거래를 했다가 매도자들이 호가를 올리면서 관망으로 가는 거래 패턴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설 연휴가 지나고 2월 이후 기업체 구조조정 등 실물경기 침체가 본격화될 경우 주택시장 역시 경제 위기라는 '한파(寒波)'를 비껴가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거대 은행들의 부실로 인한 2차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으로 점쳐지는 것도 주택 경기에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센터장은 "기업체마다 감원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집을 살 수 있는 분위기가 쉽게 조성될 수 없다"며 "때문에 최근의 집값 상승은 단기 가격 급락에 따른 일시적인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본부장은 "지금까지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은 것처럼 올해도 미국발 경제 악화가 주택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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