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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정부통계 엉터리

    입력 : 2008.11.05 03:13

    실제 10~22% 폭락… 정부는 "0.3~2.5% 떨어졌다"

    정부의 공식 주택가격 통계는 올 들어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권 3개 구에서 집값이 소폭(-0.3~-2.5%)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본지가 실제 아파트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조사해 본 결과, 10~22%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본지와 시세조사업체 '스피드뱅크'가 국토해양부에 신고된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강남구의 거래 가격은 3.3㎡당 3268만원에서 2926만원으로 10.4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3.3㎡당 2549만원에서 2173만원으로 14.75% 내렸고, 송파구는 2868만원에서 2217만원으로 22.70% 급락했다.

    실제 서울 송파구 잠실동 A아파트 119㎡(36평형·14층)는 작년 12월 13억8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9월의 매매가격은 11억6000만원(13층)으로 15.9%(2억2000만원) 떨어졌다. 또 서초구 반포동 B아파트 112㎡(34평형)는 지난해 12월 8억6500만원에서 지난 9월 7억3700만원으로 14.8%(1억2800만원)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작년 4분기와 올해 3분기에 서울 강남 3구에서 실거래가격이 신고된 아파트 2380가구의 전체 가격에 대해 평균을 구한 뒤 가격을 비교한 것. 기간별 거래된 아파트의 종류와 수가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정확한 통계라고 볼 수는 없지만, 실제 거래를 집계한 만큼 최근의 주택 시장 움직임을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반면 정부 공식통계인 국민은행 주택가격 지수는 같은 기간 강남구 -0.3%, 서초구 -0.5%, 송파구 -2.5% 등으로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3구는 이번 투기지역 해제대상에서 제외됐다. 연일 부동산 대책이 쏟아져 나올 정도로 집값이 하락하고 있지만 정부 공식통계는 올 들어 전국의 아파트 값이 3.8%, 서울이 6.1% 오른 것으로 나타나, '황당 통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토부는 "정부 통계는 전체 주택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기 때문에 실거래가와 차이가 있다"면서 "실거래가는 급매물 가격이어서 전체 주택시장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조훈 교수는 "정부 통계는 일종의 호가(呼價) 위주로 작성돼 집값 변동기에는 현실과 다른 통계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문가들이 실거래가를 활용해 통계를 내는 것도 사실상 막고 있다. 조훈 교수는 "정부가 2006년부터 실거래가를 공개했지만 통계 처리가 가능한 파일로 제공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토부 홈페이지에서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자료를 취합해야 통계 처리가 가능, 통계 활용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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