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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쏟아져도 '무반응' 앞길 안보이는 부동산

    입력 : 2008.10.23 06:57

    싸늘한 시장… "집값 100% 대출해줘도 안산다"

    "정부 발표 전(前)이나 후(後)나 마찬가지예요. 요즘 같은 상황에서 웬만한 정책으로 시장이 살아나겠어요?" (경기 용인시 상현동 S공인중개사무소)

    정부가 주택경기를 살리기 위해 주택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함 그 자체였다. 투지지역에서 풀리면 DTI·LTV 등 대출 규제가 크게 완화되고 아파트 분양권 전매도 가능해지지만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한 모습이다.

    정부의 대책 발표 다음날인 22일, 용인시 신봉동 I부동산중개업소는 문의전화를 한 통도 받지 못했다. 공인중개사인 이모(여·42) 실장은 "지금은 아파트 값의 100%를 대출해준다고 해도 10% 가까운 금리 부담에 매수를 결정하기 힘들 것"이라며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기에는 시장 상황이 너무 나쁘다"고 말했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세계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 침체로 주택 시장에 대한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사진은 안개가 짙게 드리워진 서 울 반포의 아파트 단지 모습.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투기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됐던 분양권 전매제한 해제도 당장 미분양 아파트를 해소하는 데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분양권 거래가 이뤄지려면 아파트 분양가에 웃돈이 붙여질 때나 가능합니다. 분양가보다 가격이 떨어져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마당에 분양권 전매는 생각조차 할 수 없어요." 경기 김포시에 미분양 아파트를 보유 중인 A건설사 임원은 "지금 분양을 받으면 오히려 손해가 날 것 같은데 누가 사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해제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이는 서울 강남 지역은 더욱 싸늘한 분위기다. 서울 송파구 N부동산공인 대표는 "일시적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면제 기한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났지만 급매물은 회수되지 않고 있다"며 "요즘 나온 급매물은 대부분 집 주인이 사업이 어려워지거나 대출을 못 갚으면서 내놓는 거라 집값 하락세가 멈출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K부동산중개소는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라 하더라도 워낙 매수 문의 자체가 없다 보니, 매물을 거둬 들이는 게 나을지 아니면 더 떨어지기 전에 빨리 파는 게 나을지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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