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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ㆍ검단 신도시] 화석에너지 확 줄인 친환경 도시로

    입력 : 2008.10.15 04:32

    국내 첫 제로에너지 시범단지 조성 도시 전체 130㎞ 자전거도로 계획

    '신성한 마을'이라는 뜻을 가진 인천 서구의 검단(黔丹). 이 일대가 2014년이면 수도권 서북부지역을 대표하는 자족적 복합 신도시로 탈바꿈한다. '검단신도시'다.

    2006년 시작한 검단신도시 조성사업은 서구 당하·원당·마전·불로동 일대 18.1㎢에 9만2000가구를 지어 23만명의 인구를 수용하기 위한 대형 개발사업이다. 인천시와 인천도시개발공사, 한국토지공사 등 3개 기관이 공동으로 시행하며, 전체 사업비는 15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2007년 6월 1지구 11.2㎢만 사업지구로 지정됐으나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에 따라 지난 8월 2단계 지역 6.9㎢가 추가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인구 수용 계획도 당초 7만800가구 17만7000명에서 2만1200가구 5만3000명이 더 늘어났다.

    석유 등 화석 에너지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검단신도시 조감도. / 인천시 제공

    ■"수도권 서북부권의 중심인 자족도시로 개발"

    검단신도시는 김포신도시와 가깝다. 또 국도 48호선과 공항고속도로, 수도권 주요 도시를 잇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과도 쉽게 연결된다. 인천국제공항철도와 인천지하철 1호선의 환승역인 계양역에서 신도시 내부로 이어지는 연장 노선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처럼 사통팔달의 교통편을 갖고 있다 보니 서울로도 쉽게 오갈 수 있어 오히려 검단신도시가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돼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인천시는 이곳을 잠만 자는 베드타운이 아니라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자족도시로 만들어 수도권 서북부를 대표하는 거점도시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도시 중심에 여의도 형태의 상업·업무 복합단지(20만㎡)를 만들기로 했다. 여기에는 랜드마크 건물과 함께 국내외 기업의 본사와 지사, 대형 할인점, 광장, 전시장과 회의장, 주상복합건물, 대중교통 환승시설 등이 두루 들어선다. 50만㎡의 종합대학 캠퍼스 개발계획도 있다. 인천시는 이곳에 국내 종합대학 1곳을 유치한다는 목표 아래 몇 개 대학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이곳의 특징은 교육·문화·복지 등의 기능을 한 데 묶은 '주민 공동체' 계획이다. 지역을 주민 2만~3만명 단위로 나눈 뒤 각각의 중심에 초·중·고교와 공원, 주민들이 다양한 문화·여가 활동을 할 수 있는 자치센터, 복지시설, 중·대형 도매상가, 공공청사 등을 배치해 자족적인 생활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인구 1만~2만명인 유럽의 작은 도시들이 마을 중심에 학교와 교회, 문화시설 등을 두고 이를 중심으로 교류하고, 공동체 의식을 키우는 것에 착안한 계획이다.

    검단신도시에 23만여명이 살게 되면 이 같은 공동체는 10여 개가 생기게 된다. 이렇게 새로운 개념의 공동체 문화가 생기면 신도시의 가치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인천시는 판단하고 있다.

    검단신도시 지역은 원래 여러 개의 토지구획정리 사업과 택지개발 사업이 나뉘어 벌어지던 곳이다. 기반시설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고, 서로의 연계성도 떨어지는 지역이다. 이를 통일적으로 개발해 막개발을 막고, 기반시설도 충분히 확보하자는 것이 신도시 개발의 뜻이다.

    인천시 개발계획과 권승안 검단신도시 담당자는 "검단신도시 사업은 수도권에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검단지역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광역적·체계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측면이 더 크다"며 "수도권 주택공급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신도시 지정 취지가 다른 신도시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검단신도시가 들어설 인천광역시 서구 검단동 일대. 논밭인 이곳은 앞으로 수도권 서북부를 대표하는 거점도시로 개발된다.☞ 동영상 chosun.com / 김용국 기자young@chosun.com
    ■에너지 절감·디자인 도시

    검단신도시의 또 다른 특징은 친환경도시, 특히 '에너지 절감 도시'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에너지 절감을 실용화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신도시 안에 55만5000여㎡ 규모의 '제로(zero) 에너지' 시범단지가 조성된다. 2000여 가구가 살게 될 시범단지에는 화석연료가 아니라 태양광, 지열, 수소에너지 등이 공급된다. 각 건물은 맨위층에 나무를 가득 심고, 제품도 에너지 절약형만 쓴다. 이곳을 중심으로 화석에너지 소비가 최소화된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 인천시의 구상이다.

    교통 계획은 철도 등의 대중교통과 자전거의 수송분담률이 각각 전체의 40%, 30%에 달하도록 짜여 있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신도시의 남북을 관통하는 너비 10m, 전체 길이 16㎞를 비롯해 모두 130㎞가 계획돼 있다. 신도시 내 녹지축을 보존하고, 대곡천·계양천·나진포천 등 3개 하천과 실개천 등 10개의 물길을 활용한 친수 공간과 50여개의 작은 공원이 만들어진다. 이는 생태환경을 보호하면서 녹지와 물을 이용해 온도를 조절함으로써 냉난방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것이다.

    이곳은 고품격의 디자인 도시로도 설계된다. 주로 하천 주변과 산자락을 중심으로 전체 면적의 24%인 426만㎟가 '디자인 관리구역'으로 지정돼 '함부로' 건물을 지을 수 없게 된다. 이곳에서는 건물의 모양이나 높이 등을 규제·관리하며, 현상 설계공모 등을 통해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 우수한 도시경관을 꾸며가게 된다.


    ■앞으로의 추진 일정

    인천시는 올해 12월말까지 1단계 지역의 개발계획에 대해 정부 승인을 받고, 2단계 지역 개발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그 다음 내년 2월부터는 땅과 건물에 대한 보상협의를 시작해 11월에는 신도시 조성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주민들의 입주는 2011년 12월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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