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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얼었다

    입력 : 2008.08.12 03:52 | 수정 : 2008.08.12 06:59

    주인 없는 '삼총사'
    없어서 못 팔던 고가 아파트 경매 유찰 늘고
    로또라 불리던 판교신도시 상가도 미분양
    중저가 골프장 회원권도 하락

    아파트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경매·상가·골프장 회원권 거래 시장도 불황을 겪고 있다. 서울 잠실이나 경기도 판교신도시처럼 목 좋은 곳 상가도 미분양으로 애를 먹고 있고, 법원 경매에선 평소 없어서 못 산다는 고가 아파트의 유찰도 잇따르고 있다. 골프장 회원권 역시 개인들이 투자를 겸해 많이 구입하던 3억원 미만의 회원권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찬바람 이어지는 경매 시장

    최근 서울 경매 법정에서는 매물로 나온 고가 주택들이 유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 7일 서울 중앙지법 경매에선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면적 165㎡형(감정가 28억원)짜리가 또 다시 유찰됐다. 한 달 전 유찰을 거쳐 이 날 다시 최저가 22억4000만원의 조건으로 경매에 나왔지만, 아무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방배동의 전용면적 199㎡짜리 아파트(감정가 25억원) 역시 최저가 20억원부터 시작한 이날 경매에 응찰자가 없어, 다음 달 경매로 넘어갔다.

    이날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용면적 85㎡형이 감정가 대비 13% 낮은 12억5600만원에 낙찰되는 등 일부 매물만이 주인을 찾았다.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가격 하락 폭이 크거나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적은 물건이 아니면 투자자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경매 시장에 나오는 고가 주택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지지옥션 조사 결과, 올해 1~7월 경매 법정에 나온 수도권의 10억원 이상 아파트는 319채로, 작년 같은 기간(155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가 골프장 회원권 타격

    골프장 회원권 값 역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특히 2006~2007년 개인들이 실수요와 투자를 겸해서 많이 구입했던 3억 원 미만의 회원권 가격 변동이 크다. 회원권중개업체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중부CC 회원권 가격은 1년 전 2억9200만원까지 치솟았으나 올해 7월 2억2500만원으로 떨어졌다. 한성CC 회원권 값은 올 1월 1억9500만원에서 7월 1억5000만원으로, 수원CC 회원권 가격 역시 같은 기간 1억7100만원에서 1억2500만원으로 하락했다.

    상가 시장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 잠실의 트리지움 아파트단지 내 상가의 경우, 아파트 완공 후 1년 가까이 되도록 20% 정도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고, 분양됐어도 점포가 비어 있는 곳이 적지 않다. '로또'로 불리던 판교신도시 주공 상가의 경우 최근 두 차례에 걸친 경쟁입찰에도 불구하고 20% 이상 미계약 됐다. 과천 슈르래미안, 은평뉴타운 1지구 등 유망 아파트 단지 내 상가들 역시 낮은 분양률과 높은 공실률로 고민하고 있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불경기에다 고가 분양까지 겹치면서 상가 시장이 움츠러들었다"고 말했다.

    '불황' 언제까지?

    전문가들은 고금리와 주택경기 불황이 관련 투자성 상품에도 강한 여파를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지난 몇 년 간 이어진 저금리 시대가 끝나면서 보다 높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경매·상가·골프장 회원권을 구입하던 수요층이 점차 얇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더 감' 이기성 사장은 "아파트 경기가 회복되거나 금리가 크게 떨어지는 등의 변수가 없는 한 당분간 부동산 관련 투자 시장이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다만 실수요자라면 경매 시장 등에서 가격이 많이 떨어진 저가 매물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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