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5.01 21:45 | 수정 : 2008.05.01 21:46
사각지대였던 소형·대형 아파트도 인기
57㎡형이 방3개·화장실 2개로 대변신
대형은 자녀와 함께 살수 있도록 두 채로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내부 구조의 한계로 인해 확장이 힘들 것으로 여겨졌던 33~66㎡형(10평대) 아파트나, 집주인들이 굳이 확장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던 165㎡(50평) 이상 대형 평형에 대한 리모델링이 잇따르고 있다. 주택업체들이 신 개념의 리모델링 평면(내부 설계)을 들고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작아도 된다?=최근 리모델링 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33~66㎡형(10평대) 아파트들이 리모델링 대열에 가세했다는 점이다. 쌍용건설은 지난달 3870가구 규모의 경기도 수원시 동신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이 단지는 56~112㎡(17~34평)의 중소형으로 구성된 점이 특징.
현대산업개발도 열흘 전 46~69㎡(14~21평)으로 이루어진 서울 강남구 대치아파트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런 단지들은 33~66㎡(10평대) 비중이 높아 지금까지 리모델링이 쉽지 않았다. 집 폭이 워낙 좁은 탓에 발코니와 복도를 늘리더라도, 집 가운데에 자리 잡는 주방이나 방에는 외부 공기 창(窓)이 없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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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집은 '따로 또 같이'=최근에는 큰 집을 둘로 나누는 식의 리모델링 개념도 등장했다. 쌍용건설은 강동구 명일동 삼익아파트의 일부 165㎡(50평)형에 대해선 아파트를 아예 두 채로 나누어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165㎡형의 경우, 리모델링을 통해 231㎡(70평)까지 늘릴 수 있다. 하지만 큰 집보다는 두 채로 나누어 한 채는 자신들이 쓰고, 다른 한 채는 결혼한 자녀 내외가 들어와 살 수 있게 만들기를 희망하는 노부부가 있다는 점에 착안한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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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아파트 단지들의 고질적인 문젯거리였던 주차 문제도 해결된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주차장은 지하로 짓는 대신 지상에는 자연 공원을 꾸밀 예정이기 때문. 대림산업은 최근 수주한 경기도 평촌 목련2단지를 리모델링하면서 기존 가구당 0.4대였던 주차 공간을 1.2대로 늘리기로 했다. 대신 지상에는 녹지공간과 인공폭포 등 자연 느낌이 드는 조형물을 대거 설치할 예정이다.
◆리모델링 묻지마 투자는 금물= 리모델링 사업은 재건축에 비해 사업 추진 기간도 짧고 규제도 훨씬 덜하다. 가령 소형평형의무비율, 임대아파트의무건축 등과 같은 재건축 규제를 받지 않는다. 넓이도 전용면적 기준 30%까지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장밋빛만은 아니다. 리모델링만을 바라 보고 집을 사는 '묻지마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리모델링에 반대하는 주민이 늘어나면 사업이 장기화되거나 사업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대형 평형 위주로 구성돼있는 광장동 모 아파트의 경우 4년 전 리모델링 시공사를 선정했으나 아직도 사업진척이 없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일부 단지의 경우 주민들이 집값을 끌어올리기 위한 소재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모델링과 재건축
재건축은 기존 아파트 단지 전체를 허문 뒤 새로 짓는 데 반해 리모델링은 아파트 동(棟)별로 기본 골조는 그대로 둔 채, 발코니와 복도(복도식 아파트)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과거엔 새 집의 내부 설계를 자유롭게 꾸밀 수 있다는 점에서 주민들이 재건축을 선호했다. 하지만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자 최근에는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단지도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