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아이파크 돌풍' 중심엔 차별화된 디자인이 있다"

    입력 : 2008.04.24 15:26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

    현대산업개발 정몽규(47·사진) 회장이 'IMF 이래 최악의 미분양'이라는 지방에서 거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해운대에 조성하는 160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해운대 아이파크' 분양을 80% 가까이 끝낸 것. 잔여 물량이 남긴 했지만 분양가가 3.3㎡당 평균 1660만원으로 높고, 단지 규모도 1600가구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 분양이라는 평가다. 작년 말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예고한 이후 지방은 3순위까지도 대거 청약 미달 사태가 벌어질 만큼 황폐화된 시장이었다. 특히 '해운대 아이파크'는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정 회장이 주도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정 회장은 '해운대 아이파크'에 대해 애초부터 랜드마크(해당 지역의 대표적 건축물)로 만들 것을 강조했다. 해운대 인근에는 이미 주상복합이 여럿 들어선 만큼 디자인 차별화 없이는 분양 성공이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 뉴욕의 9·11테러 부지 재건 프로젝트 공모에서 당선된 세계적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에게 설계를 맡겼다. 기업 사옥이 아닌 일반 아파트를 이런 전문 건축가에게 맡기는 것은 이례적인 일. 정 회장 자신도 평면 구성에 있어 420㎡ 이상의 초대형 주택형을 추가하고, 가구별로 바다 조망권을 최대한 살리도록 지시하는 등 적극 나섰다.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 /현대산업개발 제공

    마케팅에서도 차별화를 주문했다. 대개 외주업체에 맡겨 처리하던 모델하우스 구성도 단지 설계자인 다니엘 리베스킨트에게 맡겼다. 평소 언론 접촉을 꺼리던 모습과는 달리 홍보를 위해 7년 만에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실시된 '해운대 아이파크' 청약은 곧장 이 일대 분양 시장의 화제거리로 떠올랐다. 1592가구 공급에 4436명의 청약자가 몰린 것. 현대산업개발은 "현재 계약율이 약 80%"라며 "'해운대 아이파크' 이후 주변의 다른 아파트 미분양 물량까지도 덩달아 계약이 이루어질 정도"라고 밝혔다.

    랜드마크 건축물에 대한 정 회장의 욕심은 1999년 그의 취임 직후부터 시작됐다. 그는 분양 경기가 침체됐던 당시 현재의 '삼성동 아이파크'를 지금처럼 독특한 외관을 지닌 최고 46층 규모의 대형 고급 아파트로 지을 것을 주문했다. IMF외환위기 시절이라 분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정 회장 자신도 지인들에게 아이파크 계약을 권하는 등 동분서주한 끝에 분양을 마쳤다. 현재 '삼성동 아이파크'는 서울 강남에서도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이 지역 대표적인 아파트로 자리잡았다.

    2004년 삼성동에 건설된 현대산업개발 사옥 '아이파크 타워'도 이런 결과물로 꼽힌다. 다니엘 리베스킨트에게 설계를 맡겨 완공한 이 건물은 15층 규모이면서도 이 일대에서 주변 한국전력 사옥이나 아셈타워보다 더 독특한 외관으로 화제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런 성과들이 정 회장의 역량이라기보다는 현대산업개발이라는 기업 자체의 인지도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올 연말은 정 회장이 다른 건설사 전문 경영인들을 압도하는 위치로 설 수 있을 지를 가름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정 회장은 올 연말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서 7000가구 규모의 미니신도시 조성에 나선다. 수원시 권선동·곡반정동 일대 98만8000㎡(30여 만평)를 민간도시개발사업으로 개발하는것. 현대산업개발같은 유명 브랜드의 업체도 수도권 7000가구 분양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취임 만 10년이 되는 내년을 오너이자 최고의 전문경영인으로서 출발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