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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을수록 비싸다 복도식 아파트의 비상

    입력 : 2008.03.24 21:17 | 수정 : 2008.03.24 21:17

    '재건축·리모델링 기대'…
    15~20년된 노후 아파트 인기 상승
    옛날 복도식이 계단식보다 3배 이상 올라
    강북·노원 오래된 소형아파트 가격 급등
    신도시·강남 중대형 아파트값은 뒷걸음질

    올 들어 서울에서 매매가격이 크게 오른 아파트들의 특징을 집약하면 강북 지역의 15~20년이 된 낡은 복도식 아파트이다. 노원·강북구를 중심으로 중소형 아파트 가운데 재개발·재건축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노후 아파트 중 상대적으로 값이 싼 복도식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 '닥터아파트' 이진영 팀장은 "새 정부가 신도시 공급 확대보다 도심 재개발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히면서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조건에 부합되고 자금 부담이 적은 아파트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 15~20년 아파트, 가장 많이 올라

    '닥터아파트'가 올해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을 입주 시기별로 나눠 조사한 결과, 입주 15년 초과~20년 이하 아파트의 매매가가 2.4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입주 10년 초과~15년 이하 1.47% ▲5년 초과~10년 이하 1.04% ▲5년 이하 0.97% 순으로 20년 초과(0.48%)를 제외하고는 노후된 아파트일수록 매매가가 크게 올랐다.

    낡고 오래된 아파트 값이 많이 오른 주된 이유는 새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와 각종 세금 및 대출 규제로 값싼 소형 주택에 투자가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노후 아파트(입주 15년 초과~20년 이하) 중에서도 소형 서민 아파트가 밀집된 노원·도봉구가 더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역별로 노원구가 8.42%로 가장 높았고 도봉구(6.16%), 강북구(4.35%) 등도 평균(2.42%)을 웃돌았다.
    ◆계단식보다 3배 이상 급등한 복도식

    노후 아파트의 특징 중 하나인 복도식 아파트가 계단식보다 3배 이상 오른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24일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서울 지역 중소형 아파트(전용면적 85㎡ 이하) 가운데 복도식은 올 들어 평균 4.97%(3.3㎡당 1251만원→1313만원) 오른 반면, 계단식은 1.47%(1647만원→1671만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노원구와 도봉구에서는 복도식이 각각 18.18%와 11.34%씩 급등해 계단식 상승률(6.80%, 3.25%)과 큰 차이를 보였다.

    수도권 신도시를 비롯한 경기도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분당·일산 등 5대 신도시의 경우, 복도식은 1.55%의 오름세를 보인 반면, 계단식은 0.08% 하락했다. 경기도 역시 복도식(4.64%)이 계단식(1.07%)보다 4배 이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부동산써브' 손재승 연구원은 "복도식은 가격이 계단식보다 저렴하고 리모델링 시 계단식으로 변경된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 중대형 아파트는 여전히 '찬밥 신세'

    반면, 그동안 주택 시장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강남의 재건축과 신도시 그리고 중대형 아파트 값의 약세는 여전하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각종 부동산 규제가 대폭 완화될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 정책을 유지하면서 투자가 시들해진 것이다. 실제로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주 0.11% 떨어져 지난해 11월(-0.16%)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고 '부동산 114'는 밝혔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4월 총선 이후에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큰 변화가 없다면 재개발·재건축 호재와 맞물려 있는 강북의 낡고 작은 아파트에 수요가 계속 몰릴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렇더라도 이들 아파트에 대한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손재승 연구원은 "상승기에는 강남권이나 중대형 아파트들이 오름세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실수요자 위주로 역세권, 뉴타운 등 개발호재가 있는 곳에 신중히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노원구 등 강북지역의 노후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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