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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이제야 풀리려나봐유… 좋네유"

    입력 : 2008.01.14 23:02 | 수정 : 2008.01.14 23:02

    투기과열지구 해제 그 후… 지방 부동산 양극화 심화
    영남권 "보이소… 속 터진다 아입니꺼"

    충청권 급매물·미분양 사라지고 1000만원씩 올라
    KTX 서울까지 35분… 교통·산업단지 덕분에 상승
    울산·대구 등 나머지 지역들 오히려 가격 떨어져

    쌓여만 가는 미분양 아파트에 몸살을 앓고 있는 지방 주택 시장이 최근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작년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된 투기과열지구 해제 이후 아산·천안시를 중심으로 한 충청지역은 조금씩 생기를 찾아가고 있는 반면 부산·대구·전남을 비롯한 나머지 지역은 여전히 고사(枯死)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대표는 "지방의 투기과열지구가 대부분 해제되면서 대출과 전매제한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알짜'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수요가 몰리고 있다"면서 "더욱이 충청권은 고속철도(KTX)와 수도권 전철에 힘입어 수도권 벨트에 포함되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활기 되찾은 충청 분양시장

    충청권 주택 시장이 서서히 활기를 되찾고 있다. 쌓여가던 미분양 물량이 조금씩 줄어들고 기존 아파트값도 소폭이나마 상승하고 있다. 그 동안 방문객이 뜸했던 모델하우스도 북적이는 모습이다.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신흥푸르지오' 157㎡는 지난 11월 투기과열지구 해제 이후 1000만원 정도가 올라 2억5500만~2억6200만원에서 호가를 형성 중이다. 아산시 배방면 '금호어울림2단지' 130㎡의 시세는 2억1000만~2억3000만원으로 최근 1000만원 이상 올랐다. 공주시 금흥동 '금흥현대4차'도 투기지역에서 해제된다는 발표와 함께 시장에 나왔던 매물이 속속 들어가고 있다. 지난달 중순 청약에 들어간 충북 청원군 오송단지 '호반 베르디움'은 최고 2.25 대 1을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청주 복대 지웰'도 순위 내 청약에서 모두 마감됐다. 침체된 지방 분양시장을 감안할 때 비교적 성공적이란 평가다. 연기군에 있는 K공인중개사는 "그 동안 매물이 싸게 나와도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는데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면서 수도권에서 문의전화가 걸려온다"고 말했다.

    쌓여만 가던 미분양 아파트도 계약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작년 3월 공주시 신관동에서 분양한 '삼환나우빌'의 경우 작년 7월까지 미분양으로 남아있던 98가구 중에 3분의 2 이상이 계약됐다. 지난해 5월 분양에 들어간 천안시 두정동 '두정역 푸르지오'(총 937가구)의 미분양 주택도 같은 기간 70가구 이상 줄었다. 한국토지신탁이 충남 아산시에 분양한 '아산코아루 에듀파크' 관계자는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모델하우스를 찾는 고객이 30~40명에 불과했는데 요즘에는 3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최근 충청권이 각광 받고 있는 주된 이유는 우수한 교통여건과 각종 개발호재가 투기과열지구 해제와 맞물리면서 투자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기 때문. '닥터아파트' 이진영 팀장은 "천안·아산시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 10여곳과 현대자동차 공장 등이 밀집해 있는 데다 행정복합도시의 배후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게다가 KTX 천안아산역에서 서울역까지 35분이면 도달할 수 있어 실수요자 중심으로 관심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붐비는 충청권 모델하우스 지난달 충북 청원군 오송단지에 마련된‘호반 베르디움’모델하우스. 방문객들이 아파트 내부시설과 분양 조건 등을 설명듣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호반건설 제공

    ◆나머지 지역, 투기과열지구 해제의 '무풍지대'

    나머지 지역은 상황이 사뭇 다르다. 충청권과 같은 시기에 투기과열지구에서 벗어났지만 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울산과 대구 지역에서는 가격 상승은커녕 아파트 값이 더 떨어지고 있다. 작년 7월에 입주한 울산시 중구 '남외2차푸르지오'는 최근 2억8000만~2억9000만원에서 1000만원이 하락했는데도 사려는 사람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4월에 입주한 대구 수성구 두산동 '대우트럼프월드'도 매물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거래는 거의 없는 상태. 대구시 수성구 S공인중개사는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됐는데도 문의 전화조차 걸려오지 않는다"고 답답해 했다.

    분양 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것도 마찬가지. 지난 1월 2일부터 청약에 들어간 대구 달서구 감삼동 '대우 월드마크 웨스트엔드'는 20가구 모집에 단 한 명도 청약하지 않았다. 최근 분양에 들어간 전북 전주시 '휴먼빌'(331가구), 전남 광양시 '브라운스톤 가야'(488가구) 역시 순위 내 청약에서 경쟁률 제로(0)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미분양 물량은 더욱 가파르게 쌓여만 가는 실정이다.

    이들 지역이 투기과열지구 해제에 거의 미동도 하지 않는 주된 이유는 침체된 지역 경제와 수요에 비해 훨씬 많은 공급 물량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의 경우 2006년 공급 물량이 전년보다 2.8% 증가한 반면, 대구는 54.4%, 전남은 46%, 울산은 24.7% 증가했다. 김영진 대표는 "대구·부산을 비롯한 지방은 재작년 이후 공급이 워낙 많이 늘어나면서 미분양 물량이 쌓이게 됐다"며 "더욱이 지역 경제가 침체를 거듭하면서 실수요자 위주로 투자 수요가 위축되고 있어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투기과열지구

    건설교통부가 청약 경쟁률 및 집값 상승률이 현저히 높은 지역을 지정, 수요자들의 투자를 제한하는 제도를 말한다.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된 지역의 경우 아파트 분양권을 계약 즉시 되팔 수 있고, 은행권에서 3년 이하 대출을 받을 때 담보인정비율(LTV)이 50%에서 60%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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