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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건축물엔 감동 없어”

    입력 : 2007.11.26 23:06

    아이파크 설계 맡은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

    서울시가 최근 ‘디자인 도시’를 선언할 정도로, 건축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프랑스 파리 에펠탑,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과 같은 랜드마크(상징건물)는 도시를 전세계에 알리고 관광객을 끌어 들이는 ‘마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과연 어떤 건축이 도시에 바람직한 건물일까. 현대산업개발의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 마린시티’ 설계를 위해 최근 한국을 찾은 세계적인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Daniel Libeskind)에게 도시 건축에 대해 물었다.



    ―좋은 건축물이란 어떤 건물인가.

    “좋은 건축물은 도시와 교감이 이뤄지는 예술 작품이어야 한다. 건축물을 디자인할 때는 가장 먼저 건축물이 도시, 더 나아가 국가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를 고려해야 한다. 건축은 심포니와 같이 조화가 중요다. 아울러 지속 가능한 디자인이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이란 유지·보수가 경제적이고 공해 물질의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설계를 의미한다. 좋은 건축물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건물들의 조형미를 관리하고 디자인의 조건과 수준을 높여갈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다니엘 리베스킨트

    ―최근 세계의 도시 건축 트렌드는 어떤가.

    “이제 도시 건축은 단순히 몇 개의 건물을 짓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도시 건축은 환경을 만들어 내는 일이고 사람들의 매일 매일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한다. 건축물의 아름다움과 환경 전체의 조화, 스카이라인, 지평선, 조명, 보행자 등 모든 것들이 조화로운 구성을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이다.”

    ―한국을 두 번째 방문했는데 한국의 건축 문화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국의 주거건축물은 매우 멋있다. 하지만 아파트가 매우 전형적이고 너무 비슷한 모습이다. 획일적이어서 입주자와 거리에서 건물을 바라보는 보행자 모두에게 어떠한 영감이나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주변 여건이 다른데도 건축물이 획일적인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상업용, 주거용 건축물 등 모든 건축물은 사실상 상업적인 성공이 중요하다. 상업적 성공과 건축물의 성공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는가.

    “상업적인 성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설계를 포함해 건축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운이 좋다면 사람들에게 인정 받아 상업적인 성공도 함께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각 프로젝트의 특징을 살려낼 차별화 된 고유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설계할 때 어떠한 방법으로 영감을 얻는지 궁금하다.

    “분석적인 방법보다는 직감에 의지한다. 특히 건축물을 대중 및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기체라 생각하기 때문에 입지에서의 영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해운대 아이파크 마린시티’가 위치한 해운대에서도 특별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도시와 바다 모두가 프로젝트의 일부로 인근의 바다까지도 설계의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했다.”


    ◆다니엘 리베스킨트 (Daniel Libeskind)

    1946년 2차 세계대전 직후 폴란드에서 태어나 미국과 영국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베를린 유대인박물관, 대영전쟁박물관, 덴버미술관의 설계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특히 2003년 2월에는 미국의 9·11 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 들어설 ‘프리덤 타워’의 공모 당선자로 선정됐다. 현대산업개발의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 마린시티의 설계도 맡았다. 마린시티는 최고 지상 72층 높이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3개동과 최고급 호텔, 첨단 오피스, 명품 쇼핑센터 등 모두 6개 동으로 구성된 복합단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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