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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부동산

    입력 : 2007.08.27 22:47 | 수정 : 2007.08.28 09:37

    ‘부글부글’ 청약 열기 집중 분석
    분양가 곧 내린다는데도… 요즘 분양시장 오히려 광풍
    “부동산 정책 이젠 못믿어” 불신이 원인
    실수요자는 서두를 필요없어… 지역별로 판단해야

    지난 주말 경기도 남양주 진접 지구 모델하우스에는 2만여 명의 방문객들이 몰려 인근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서울 영등포 당산동 반도건설의 ‘반도 유보라 팰리스’, 현대건설의 용인 상현힐스테이트 등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도 방문객들이 대거 몰렸다.

    새 아파트의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20% 정도 낮추는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앞두고 수도권 분양시장에 이상 청약 열풍이 불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당분간 신규 분양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보일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측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최근 청약을 받은 서울 성북구 길음8구역과 9구역 래미안 아파트는 최고 233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대부분 마감됐다. 대림산업이 최근 분양한 중구 황학아크로타워는 110㎡(33평형)는 1순위에서 최저 7대1, 최고 33대1로 마감됐다. 한화건설이 지난 7월 분양한 인천 에코메트로는 4200여 가구의 대단지임에도 불구하고 계약률이 단기간에 90% 이상까지 치솟았다.


    ▲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반도유보라 팰리스’모델하우스가 내집 마련 수요자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신규 분양시장에는 이상 청약 열풍이 불고 있다. /반도건설 제공
    ◆진접지구 분양가 결국 30% 높아… 불안한 수요자들

    건교부는 건축비와 택지비를 제한해 분양가를 낮추는 분양가상한제를 민간아파트에도 확대,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9월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고 주변시세보다 20% 이상 낮은 아파트가 12월부터 쏟아져 나온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그런데도 분양가가 비싼 아파트까지 수요자들이 몰리는 것은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우선, 민간아파트로 확대되는 분양가 상한제도 당초 예상을 빗나가고 있다. 이미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공공택지인 진접지구의 경우, 건교부는 분양가를 700만원 이하로 묶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759만원 정도로 책정됐고 주변시세보다도 20~30% 높았다. 정부의 헛 공약이 실수요자들의 불안만 가중시키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 114’ 김희선 전무는 “과거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는 정부 말만 믿고 내 집 마련 시기를 늦췄다 낭패를 본 실수요자들이 청약에 나서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주택공급 감소, 엇박자 정책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아파트 공급도 이상 청약 열기에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수차례 올해 수도권에서 30만 가구의 공급(인허가 기준)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공언과 달리, 수도권 공급은 상반기에 5만여 가구에 그쳤고 수요가 가장 많은 아파트의 공급이 대폭 감소했다. 서울은 올 상반기 아파트 공급실적이 4373가구로, 지난해 1만2643가구보다 65.4%나 줄었다. 경기도도 지난해 3만2167가구에서 올해 2만3488가구로 27%가 줄었다. 여기다가 청약가점제도 ‘돌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무주택기간·부양 가족수·청약통장 가입기간에 따라 우선적인 당첨기회를 주는 청약가점제 도입으로 오히려 당첨 가능성이 낮아진 신혼 부부 등 수요자들이 미리 청약에 나서고 있다.



    ◆지역 수급에 기반한 청약 전략 필요

    전문가들은 비록 올해 수도권 주택공급이 줄어들지만 1~2년 후 신도시 등에서 주택이 대량 공급되는 만큼, 실수요자들은 너무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로 전체 아파트 분양가를 낮출 수는 없지만 주변 집값이 비싼 지역에서 분양되는 인기지역 일부 아파트 분양가는 시세의 절반 정도에 책정될 전망이다. 가령, 송파신도시 중소형 평형의 경우, 주변시세가 2000만원이 넘지만 분양가는 1000만원 이하가 될 전망이다. ‘저스트알’ 김우희 상무는 “서울 강남권·경기남부 등 주변시세가 비싼 지역일수록 분양가 인하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때문에 청약가점이 높다면 당장 청약하기보다는 일단 여유를 갖고 기다리는 것이 좋다. 청약가점제가 도입돼도 85㎡(전용면적 25.7평) 이하는 25%, 중대형은 50%가 여전히 추첨제가 유지된다. 때문에 가점이 낮은 청약자들도 미리 체념할 필요는 없다.

    2010년 이후 일부 지역에서는 과잉공급도 우려된다. 상당수 지방의 경우, 지난 3~4년간 주택이 대량 공급돼 주택가격에 거의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하락했다. 이런 현상이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지역별 공급 상황을 감안하고 교통여건 등을 고려해서 청약해야 한다”며 “2010년 이후 수도권도 지방처럼 지역별 주택공급 상황과 지역경제에 따라 집값이 등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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