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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밸리 지고 ‘판교 테크노밸리’ 뜬다

    입력 : 2007.08.07 22:29

    초고속 光랜 등 ‘유비쿼터스 도시’로 조성
    레인콤·넥슨 등 300여 정보통신기업 입주

    국내 최대의 MP3플레이어업체 레인콤은 이르면 내후년 지금 쓰는 서울 강남 테헤란로 인근 사무실을 떠날 계획이다. 대신 경기도 판교 신도시 내에 조성되는 테크노밸리에 사옥을 지어 입주키로 했다. 레인콤은 지난 7년여 넘게 서울 서초동·강남역 부근 두 곳에서 사무실을 임차해 왔다. 양덕준 사장은 “지난해 경기도의 판교 테크노밸리 입주 심사 통과 이후 이전 계획을 수립 중”이라며 “정보통신·생명공학 등 관련 기업들이 촘촘히 들어서는 곳이라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 기업들의 밀집 지역으로 판교 테크노밸리가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특히 ‘테헤란밸리’에 있던 기업들의 판교 테크노밸리행(行)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라는 뜻에서 ‘테헤란 밸리’라고 불렸던 정보통신·벤처 기업들의 테헤란로 밀집현상이 크게 완화될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떠오르는 판교 테크노밸리

    판교 테크노밸리란 경기도가 판교 신도시 내에 조성 중인 첨단 산업 단지를 말한다. 판교 신도시 내에서도 판교 한가운데를 가르는 경부고속도로 오른편, 즉 동(東)판교 지역에 조성되는 곳이다. 단지 전체 면적이 서울 잠실 주 경기장의 10배인 66만㎡쯤 된다. 이곳에 오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약 300개의 정보통신·바이오 기업이 입주한다. 대부분 지난해 최대 15대1의 치열한 경쟁과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한 기업들이다.

    ▲ 판교 테크노밸리 건설 예정지

    이곳은 특히 애초부터 첨단 기업들이 자리 잡기 유리하게 설계된 곳이라는 점에서 테헤란밸리와 차별화된다. ‘유비쿼터스 도시’라는 콘셉트에 맞게 초고속 광(光)랜과 무선 이동통신 시스템이 갖춰지는 것은 기본. 단지 중앙에는 법률·회계·경영 컨설팅 등 다방면을 지원하는 대규모 지원센터가 자리 잡는다. 경기도 사업기획팀 손호진 팀장은 “첨단 기업들만을 위한 계획 단지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들이 필요로 했던 일체의 기반 여건은 최대한 미리 갖춰둔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테헤란밸리는 2000년 전후 정보통신 기업들이 테헤란로 인근에 모여들면서 형성된 자연 발생적 단지였다.

    ◆테헤란밸리 시대 누그러질 듯

    지난해 2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유명 게임업체 넥슨 역시 2009년쯤 판교로 대거 옮겨갈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넥슨은 현재 선릉역 인근 6개 빌딩에 1200명의 직원을 나누어 수용하고 있는 상태. 넥슨 이재교 실장은 “어차피 임대 건물이고 직원들이 여러 곳에 나뉘어 일하기 불편하기 때문에 판교 사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역삼동에 자리 잡고 있는 국내 1위 디지털카메라업체 삼성테크윈 역시 2~3년 뒤 판교에 사옥을 지어 옮겨갈 계획. 삼성테크윈 관계자는 “이전 규모는 약 1000명”이라고 말했다. 삼성동에 있는 생명공학업체 SK케미칼과 인터넷게임업체 네오위즈도 몇 년 뒤 판교 테크노밸리에 입주할 예정이다. 이 밖에 카메라폰용 반도체업체로 유명한 코아로직도 현재의 삼성동 둥지를 떠나 2~3년 뒤 판교 테크노밸리에 들어갈 방침이다.

    ◆판교발(發) 변화 바람 부나

    굳이 테헤란로 기업이 아니어도 판교테크노밸리에는 유명 기업들이 많이 몰려간다. 이미 분당에 사옥을 짓고 있는 NHN도 건물 용지를 추가로 확보했고, 백신 프로그램으로 널리 알려진 안철수연구소도 건물을 올릴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판교 테크노밸리 입주 업체 대부분이 경기도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 만큼 테헤란밸리를 대체하는 국내 정보통신·벤처 단지의 메카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그동안 IT기업들의 경우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라도 비싼 임대료를 감수하고 테헤란로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많이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테헤란로는 내년 서초동 삼성 그룹 사옥 입주와 기존 GS본사(역삼동) 등에 힘입어 대기업 중심의 거리가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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