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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이 명품 신도시 되려면 교육기관·기업은 필수

    입력 : 2007.06.25 22:27

    부동산 칼럼

    정부는 최근 화성 동탄2신도시를 발표하면서, ‘명품 신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명품 신도시란 용어를 처음 사용했던 경기도는 불쾌할 지 모르지만, 어쨌든 제대로 실현만 된다면 나쁠 게 없다. 그런데, 국민들도 “동탄이 무슨 명품이 되겠느냐”며 별로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그렇다면 과연 동탄은 명품 신도시로서 자격 조건을 갖추지 못한 걸까. 따지고 보면 조건은 그리 나쁘지 않다. 동탄은 규모 면에서 660만평으로 분당(590만평)보다 큰 사상 최대다. 자연 환경도 좋다. 주변은 산으로 둘러싸여 쾌적성이 높다. 교통이 불편하다지만, 출퇴근 시간만 놓고 보면 분당보다 20~30분쯤 더 걸릴 뿐이다. 급행 지하철을 뚫고, 직통 고속도로를 개설하면 해결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결국 정부의 신도시 개발 방식이 문제다. 정부는 ‘싸게, 빨리, 많이’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싼값에 많이, 빨리 지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논리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1980년대 말 분당 등 5대 신도시를 초스피드로 대량 건설해 집값이 안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과거처럼 밀어 부치기식 개발이 통하지 않는다. 주민 의식 수준이 높아졌고, 시민단체도 감시의 눈을 번득이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불과 8개월 만인 내년 2월까지 개발 계획을 완성하고, 2009년부터 아파트를 짓겠다고 난리다. 외국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영국의 대표적 신도시인 밀턴케인스는 1967년부터 3년 동안이나 마스터 플랜만 짰다. 일본 다마신도시는 1965년 첫 삽을 뜬 뒤, 완공까지 37년이나 걸렸다.

    1기 신도시가 겪었던 자족(自足) 기능 부족도 문제다. 정부는 100만평 규모의 비즈니스 용지를 조성해 IT업체 등을 입주시키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땅만 있다고 기업이 들어오지는 않는다. 서울에서 훨씬 가까운 판교와 광교에도 비즈니스용지만 10만평 이상씩 예정돼 있다.

    이런 점에서 프랑스의 신도시 ‘세르지 퐁트와즈’는 상당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 도시는 파리에서 30㎞ 떨어져 동탄2신도시와 입지 여건상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이 곳엔 푸조, 소니 등 각종 기업 3500여개가 들어와 있다. 이유가 뭘까. 바로 기업 활동을 뒷받침할 인프라가 좋기 때문이다. 행정관청을 유치해 각종 행정서비스를 제공했고, 고등교육기관만 10여개가 넘어 우수한 인적자원이 충분히 공급됐던 것이다. 규모나 입지보다 명품 신도시 성공에 더 필요한 것은 기업 유치와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 제공이다. 이를 위해 ‘빨리’보다는 철저한 사전 계획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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