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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의 동쪽’ 분양가 800만원 믿어도 됩니까?

    입력 : 2007.06.07 22:40 | 수정 : 2007.06.08 04:07

    판교도 800만원 이라더니… 결국 1800만원 됐는데

    고속도로 등 교통망 건설비용 분양가에 반영…
    인상요인 될 듯 실분양가는 차기정부가 결정해

    “새 신도시 평당 분양가가 800만원 대라고?”

    건설교통부가 내건 ‘동탄2신도시’ 분양가의 실현 가능성과 여파에 대해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건교부는 “현재 땅값에 따른 보상비와 건축비를 고려해 계산하면 32평형 아파트 기준으로 평당 850만원 미만에서 분양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로 옆 ‘동탄1신도시’ 아파트의 평균 평당 시세는 1200만원 선이고, 비싼 곳은 평당 1500만원까지 호가가 나간다. 따라서 800만원대 분양가는 ‘믿기 힘들 만큼’ 파격적 가격이다. 특히 건교부는 판교신도시도 평당 800만원대에 분양한다고 장담했다가 결국 평당 1200만~1800만원 분양으로 소비자를 실망시킨 ‘전과(前科)’가 있다.
    ▲화성시 동탄2신도시 인근의 동탄 1신도시에는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동탄 1신도시 입주아파트는 시세가 평당 1200만원 이상 치솟았다. 정부는 동탄 2신도시 분양가를 800만원대로 책정하겠다고 공약하고 있어 실현성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
    ◆광역 교통망 비용이 큰 문제

    전문가들이 건교부 공약을 반신반의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광역 교통망의 비용문제이다. ‘동탄1신도시’ 사업에서 시행자인 토지공사가 부담해 분양가에 반영된 교통비용은 전체 1조7000여억원의 56% 선인 9600억원. 하지만 정부는 ‘동탄2신도시’로 야기될 엄청난 교통난을 줄이기 위해 서울과 직통 고속도로 2개, 철도 1개를 건설할 방침이다. 수조원의 돈이 투입될 전망이고, 이는 분양가에 반영되지 않을 수 없다. 광역 교통망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커지면 800만원대 분양가 약속은 지켜지기 어렵다. 이에 대해 건교부 관계자는 “정부가 광역 교통망 설치에 정부의 재정 투입을 늘리고 민자(民資)를 유치해 도로를 건설하면 분양가 인상요인이 최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정 투입을 대폭 늘리면 “전 국민의 세금을 왜 동탄신도시에 투자하느냐”는 형평성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 민자로 도로를 건설하면 비싼 이용료 부담이 큰 문제로 떠오른다.



    땅값은 오르고 정부 임기는 곧 끝나

    땅값도 많이 올랐다. 2001년부터 올해 4월까지 화성시의 땅값은 58%나 상승했다. 보상비 산정에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는 더욱 올라 2001년에 비해 350%나 뛰었다.

    분양가 공약이 신뢰받지 못하는 또 다른 큰 이유는 현 정부의 임기가 내년 초면 끝나므로 실제로 분양가는 차기 정부가 결정한다는 점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보상비와 기반시설 비용이 증가하면 결국 녹지를 줄이거나 아파트를 좀 더 빽빽하게 짓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맞추려 할 것”이라며 “낮은 분양가와 쾌적한 환경 중 어느 것을 고르느냐는 차기 정부의 몫”이라고 말했다.



    ◆용인을 보면 동탄이 보인다?

    ‘신도시 평당가 800만원대’ 공약의 불똥은 용인 지역에도 튀고 있다. 용인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현대건설·삼성물산·GS건설은 평당 분양가를 내심 1600만~1700만원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지난달 17일 평당 분양가를 평균 1690만원으로 책정해 분양 승인 신청을 내자 용인시는 이를 최근 반려했다. 용인시가 사실상 건설사에 분양가 인하를 권고한 셈이다.

    용인시도 신도시 저분양가 공약 등으로 인해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용인 수지지역 대부분의 도시 개발사업이 민간 주도로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 시가 고(高)분양가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고 싶지 않다”며 “최근 분위기를 감안해 분양 승인 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대표는 “앞으로 용인의 분양가가 어느 선에서 책정되는지, 또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반응이 얼마나 긍정적인지를 살펴보면 ‘동탄2신도시 800만원대 분양’ 공약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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