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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난개발로 신음하는 ‘경부축’

    입력 : 2007.05.24 22:48 | 수정 : 2007.05.24 22:49

    ‘분당급 신도시’도 경부축에 건설 유력

    판교·평택·행정복합도시 등 초대형 신도시 6곳 개발 중
    미니신도시 30여곳도 몰려…

    2010년 신도시 본격 입주땐 경부고속도로 기능 상실 우려

    “이러다가 경부고속도로가 주차장이 되는 것은 아닐까요?”

    오는 6월 발표되는 분당급 신도시 후보지가 경기도 용인시 남사면과 화성 동탄신도시 동쪽 지역 등으로 압축되자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부고속도로를 축으로 신도시가 집중적으로 건설되는 현상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이미 경부고속도로를 따라서 분당 신도시·용인 죽전·동백·수지지구·화성 동탄 신도시가 입주해 있고, 서울 송파·성남 판교·수원 광교·평택·아산 신도시와 행정복합도시 등 6개의 초대형 신도시가 경부선 축을 따라 개발 중이다. 여기에다 오산 세교·수원 영통·용인 흥덕·화성 청계지구 등 30여 개 미니 신도시가 입주를 시작했거나, 준비 중이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전무는 “서울에서 대전까지 경부고속도로 주변이 아파트 단지로 빼곡하게 들어차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벌써부터 경부고속도로의 교통정체는 일상화된 현상이다. 화성 동탄 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면서 경부고속도로 판교~기흥IC 구간은 평일 낮에도 심각한 정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신도시들이 입주하는 2010년 이후에는 경부고속도로는 사실상 고속도로 기능을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개발연구원 김재국 박사는 “서울~행정복합도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경부선을 중심으로 인구 과밀현상과 산업집중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프라 빈익빈부익부 현상 심화= 정부가 당초 경부고속도로 주변에 집중적으로 신도시를 개발한 것은 기존 고속도로를 활용할 수 있어 도로 등 인프라 투자비가 적게 든다는 이유에서였다. 강남권과 가까워 아파트를 쉽게 분양할 수 있다는 점도 정부가 경부축에 신도시를 집중 개발하는 또 다른 배경이다. 그러나 신도시가 무분별하게 들어서면서 교통난이 발생하자, 정부는 양재~영덕 고속화도로, 서울~천안 복선 전철을 건설하는 등 경부축에 집중적으로 인프라 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2경부고속도를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건설산업전략 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택지개발→교통난→도로확장→택지개발→교통난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 북부나 동부지역은 도로망 부족을 이유로, 신도시 개발을 하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인프라 투자 순위에서 경기 남부지역에 항상 밀렸다. 서울 북부와 서울 남부 지역의 ‘인프라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114’ 김희선 전무는 “서울 강북과 강남 간 가격 격차는 도로 등 인프라 투자와 신도시개발이 남쪽으로만 향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정책에 변화가 없다면 서울 강·남북 가격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행정복합도시 주거 공동화도 우려= 경부축 신도시 개발이 잇따르면서 행정복합도시의 주거 공동화(空洞化) 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상당수 공무원들이 수도권 신도시에서 출퇴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 행정복합도시 개발청은 ‘서울 출퇴근 통근버스와 공무원 전용 고속철운행’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신도시 입지로 검토하고 있는 용인 남사면이나 화성 동탄 동부지역은 행정복합도시로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이다.

    ‘부동산 퍼스트’ 곽창석 전무는 “신도시 후보지들은 경부고속도의 상습정체로 서울 출퇴근보다는 행정복합도시 출퇴근이 훨씬 편한 지역”이라며 “행정도시가 들어서더라도 공무원들은 대부분 수도권 신도시에 거주하면서 출퇴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정부는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행정부처는 물론 178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부축에 집중적으로 신도시를 건설, 수도권 인구 유입을 부추기고 있는 이율배반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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