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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 땅’ 덕에 여수가 웃었다

    입력 : 2007.04.10 22:27 | 수정 : 2007.04.11 02:57

    어촌마을 2만5000여평 개인명의로 사들여
    별장 개발설… 구입 알려진뒤 땅값 치솟아
    영덕 칠보산 2만여평엔 수목원 조성할 듯

    “삼성 회장이 땅을 샀다면 뭔가 있는 것 아니겠어요?”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이 이례적으로 자신의 명의로 2004년 여수 어촌 마을의 땅을 사들인 것이 최근 뒤늦게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 토지 가격이 급등하는 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회장이 땅을 사들인 곳은 전남 여수시 소라면 사곡리 궁항마을. 해안 임야와 해안가에서 200여m 떨어진 모개도라는 무인도로, 전체 면적은 2만 5000여 평 정도.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평당 10만원 정도 했지만 이 회장이 직접 땅을 사들였다는 소문이 나면서 호가(呼價)가 30만원이상 치솟았다”며 “주변 땅을 구입하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여수 땅을 사들인 2004년에 경북 영덕 칠보산 일대 2만 여 평의 토지를 개인명의로 구입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주변 토지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현지 중개업자들은 개발이 조기에 가시화되지 않으면 ‘이건희 효과’가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구입한 것은 2004년=이 회장이 궁항마을 땅 구입을 했다는 소문이 나돈 것은 최근. 그러나 실제 이 회장이 땅을 자신의 명의로 등기한 것은 작년 12월과 2005년 2월. 하지만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상당수 필지의 땅에 대한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것은 2004년 상반기였다. 당시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으나 등기를 하지 않고 있다 2005년 2월 25일에 6필지 6000여 평의 등기를 하고 나머지 1만9000평은 작년 말에 등기를 끝냈다. 2005년 일부 필지를 자신의 명의로 등기하자 ‘이 회장이 헬기로 궁항 마을 일대를 돌아본 후 토지를 구입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여론의 관심이 쏠렸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여론의 관심이 부담스러워 실제 계약을 한 후 장기간 등기를 미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인 별장용으로 유력=당초에는 궁항 마을 일대가 삼성 연수원이나 리조트로 개발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인근 지역이 한때 여수 엑스포 후보지로 거론됐고 통일그룹이 300만평 규모의 대규모 리조트로 개발을 추진중인 여수 화양면 일대와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수원·리조트 부지로는 너무 좁고 연수원이라면 굳이 개인명의로 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들어 ‘개인 별장’ 개발설이 유력하다. 현지 정인수 공인중개사는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9000여 평 규모 의 무인도까지 포함돼 있어 개인 별장으로 개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영덕 칠보산에서는 수목원 추진=이 회장은 2004년에 개인명의로 경북 영덕군 병곡면 영리 칠보산 일대 2만여 평의 토지를 구입하기도 했다. 여수 땅과 달리 이 회장은 구입한 땅에 침엽수원·약용식물원·온실·분재실이 들어서는 수목원을 조성하겠다는 사업신청서를 제출, 땅 구입 사실이 알려졌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자신의 명의로 사들인 전남 여수시 소라면 궁항마을 해안. /여수신문 제공


    당시 개발 기대감으로 주변 땅 값이 치솟는 등 투기 붐이 불기도 했다. 그러나 수목원 사업이 지지 부진하면서 현재 땅값도 시들한 상태다.

    현지‘신세계공인중개’이갑우 사장은“개발 기대감으로 땅값이 급등했지만 수목원 사업 자체가 지연된 데다 전체 부동산 경기가 시들해지면서 거래자체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삼성그룹이 수목원을 인수, 규모를 확대해서 다시 본격적으로 개발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지만 실현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삼성그룹측 관계자는“이 회장의 개인 자격으로 사들였으며 개인자금으로 수목원을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재계관계자는“이 회장이 폐암으로 수술 받은 적이 있어 경치가 좋고 맑은 공기가 있는 지역에 대한 애착을 갖고 직접 땅을 사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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