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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개발이 도시를 살렸다

    입력 : 2007.03.26 22:35

    영국 버밍햄의 중심
    ‘불링’ 둥근 알루미늄 외관 장식 백화점·주거·오피스로  구성된 복합건물로 재개발 도시 경제부활의 견인차 

    영국 제2의 도시 버밍햄 도심에 위치한 800년 전통의 재래식 시장 불링. 70~80년대 철강 등 버밍햄의 주력 산업이 몰락하면서 불링도 슬럼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3년 불링은 셀프리지 백화점·주거·오피스 등으로 구성된 복합건물로 재개발되면서 버밍햄 경제 부활의 견인차가 됐다. 1만5000개의 둥근 알루미늄판으로 장식한 외관 등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불링의 셀프리지 백화점은 개관 첫 해에만 3000만 명이 찾았을 정도로 영국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이 됐다. 영국의 한 조사에서 이 쇼핑센터는 에딘버러 성과 타워 브리지를 제치고 ‘런던 아이’와 ‘빅 벤’에 이어 영국의 랜드마크 3위에 랭크됐을 정도.

    도심 부동산 재개발이 도시의 외관뿐만 아니라 경쟁력까지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버밍햄이 도심재개발 성공사례로 꼽히는 것은 단순히 건물의 독특한 외관 때문만은 아니다. 버밍햄의 도시 재생의 역사는 90년대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 간다. 1991년 국제컨벤션센터 완공을 계기로 버밍햄은 몰락해가는 전통 산업의 대체 산업으로 쇼핑·관광 서비스산업과 금융·IT 등을 육성하기로 하고 중심 전략의 하나로 도심 재개발을 선택했다.

    ▲영국 제2의 도시 버밍햄의 관광₩쇼핑 코스로 떠오른 불링 쇼핑센터. 1만500여 개의 알루미판 등 독특한 외관으로, 버밍햄 뿐만 아니라 영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됐다.

    선도적인 ‘작품’이 1995년 완공된 브랜들리 프레이스. ‘좋은 디자인이 부동산 개발의 이익을 극대화시킨다’, ‘부동산의 자산가치를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공공용지의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철학을 가진 부동산개발업체 아전트가 버밍햄시와 손을 잡았다. 아전트가 개발한 브랜들리 플레이스는 사무실·호텔·점포·아파트·극장 등을 함께 개발한 복합단지. 당초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저분한 도심에 고급 주거시설과 쇼핑 센터는 수익성을 낼 수 없다는 회의론으로 투자자 유치가 쉽지 않았다. 당시 쇼핑몰이나 고급주거시설은 교통이 편리하고 땅값이 싸고 쾌적한 근교에 짓는 것이 수익성을 확보하는 지름길로 인식됐다.

    하지만 브랜들리 플레이스에 브리티시텔레콤이 입주하고 쇼핑센터가 인기를 끌면서 버밍햄 도심 개발 붐을 촉발시켰다. 낡은 우체국 건물을 복합건물로 재개발한 ‘메일박스’가 완공됐으며 인터체인지를 철거하고 그 공간에 오피스·고급아파트·상점을 건설하는 매스하우스 등이 공사 중이다. 버밍햄시는 ‘부동산 개발이 도시경쟁력’이라며 고급호텔과 200채의 아파트가 들어서는 ‘더 큐브’, 중앙도서관 리모델링 등 새로운 도심 개발 프로젝트가 잇따라 추진 중이다.

    버밍햄의 성공요인은 도심활성화를 위한 상점·오피스·주거시설의 복합적 배치, 독특한 디자인, 보행자 접근성의 극대화, 자투리 공원 등 시민 편의시설, 민관의 협조 등 복합적이다. 버밍햄시는 보행자의 접근을 가로 막는 도심 도로를 과감하게 철거해서 차 없는 거리를 대폭 확보했다. 민간업체도 이에 호응, 건물내의 자투리 공원을 24시간 개방했고 고급 쇼핑가와 오피스를 배치, 도심 유동인구를 확대할 수 있도록 건축 계획을 세웠다. 건물이 완공된 후에는 건물과 상점소유자들이 돈을 내서 단지 공원과 편의시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한양대 김관영 교수는 “민간 부동산 업체의 창의적인 개발 프로젝트는 관광산업과 컨벤션 산업의 육성이라는 시정부의 전략과 맞아 떨어지면서 버밍햄 경제 부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스페인 빌바오 시의 구겐하임 미술관. 매년 전세계에서 100만명의 관광객이 찾으면서 빌바오시의 부흥에 일조하고 있다.

    스페인의 항구도시 ‘빌바오’
    독특한 건축물 자랑하는  ‘구겐하임 미술관’ 매년 전세계 100만명 넘는 관광객 불러들여
     

    스페인의 항구도시인 빌바오도 조선 등 전통산업의 몰락을 부동산 개발로 극복한 대표적인 도시이다. 1997년 10월 개관한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은 세계적 건축가인 프랭크 게리의 독특한 건축물로 인해 매년 전세계에서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고 있다. 빌바오시는 미술관의 성공에 자극받아 다양한 도심 재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버밍햄과 빌바오의 성공은 다른 대도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파리시는 내년으로 개발 50주년을 맞는 ‘업무 중심지역’인 ‘라데팡스’의 재개발을 본격 추진중이다. 50층짜리 초고층 빌딩을 포함, 10여 개의 빌딩을 재개발하거나 신축한다. 런던시도 최근 800여가구의 아파트 및 오피스로 구성된 44층 규모의 ‘웰리시 스쿼어’를 착공한 데 이어 10여 개의 빌딩을 재개발하는 등 런던 전체에 재개발 개발 붐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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