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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부동산투자 유치 붐

    입력 : 2007.03.19 23:20

    칸 국제부동산박람회 가보니… 도시들의 전쟁

    도심개발이‘기초 인프라’국경없는 투자유치
    규제 강한 한국은 자치단체 참여율 낮아

    ‘부동산 투자 유치가 도시 경쟁력이다.’

    국제영화제로 유명한 프랑스 칸에서 13~16일 열린 ‘국제부동산박람회’(MIPIM)에는 파리·런던·바로셀로나·베를린 등 유럽 대도시뿐 아니라 모스크바·바르샤바 등 동구권 국가 도시들도 대거 참여해 해외 투자 유치에 나섰다. 이 도시들은 첨단 기능을 갖춘 업무·주거용 건물을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의 ‘기초 인프라’로 보고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한 대대적인 도심 재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 대도시들이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도심의 대대적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이런 국제적 부동산 개발의 트렌드가 중장기적으로 한국에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17회째를 맞는 국제부동산박람회에는 70여개국에서 2만5000여명의 부동산 투자회사와 자치단체 관계자들이 참가, 개발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투자 유치활동을 벌였다.

    프랑스 칸에서 열린 국제 부동산박람회의 영국 런던시 특별관. 관람객들이 국제 금융도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초고층 건물들의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칸=차학봉 기자

    파리·런던·베를린도 투자 유치단 파견

    파리시(市)는 내년으로 개발 50주년을 맞는 ‘업무 중심 지역’인 라데팡스의 대대적인 재개발을 위해 투자 유치에 나섰다. 50층짜리 초고층 빌딩을 포함, 10여개의 빌딩을 재개발하거나 신축한다. 파리시 관계자는 “유럽의 비즈니스 업무 중심 지역인 라데팡스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전철망 확충은 물론 첨단 오피스와 주거지역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런던도 대규모 투자 유치단을 파견, 특별 전시관을 따로 마련했다. 런던은 크레이돈 지역에 최근 800여가구의 아파트 및 오피스로 구성된 44층 규모의 ‘웰리시 스쿼어’가 착공된 데 이어 40~50층짜리 빌딩 10여개의 건축이 추진되는 등 도시 전체가 개발 붐에 휩싸였다. 환경 단체는 고층 빌딩이 ‘스카이 라인 파괴’라며 반대하고 있지만 런던 시정부는 국제금융 중심 도시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영국 리버플시도 이번 행사를 통해 40~50층짜리 50여개 빌딩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독일 베를린시도 신공항과 공항신도시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시는 100만평 규모의 ‘혁신 비즈니스지구’로 박람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바로셀로나 시청의 사비에 그라시아씨는 “광통신망, 전철망의 인프라 확충과 함께 업무용 빌딩 등 46개의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등 동구권도 부동산 투자에 도전

    유럽의 대도시뿐 아니라 러시아, 체코 등 동구권의 도시들도 대거 참가했다. 평창과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놓고 격돌하고 있는 러시아 소치시가 속한 크라소다르는 주지사를 포함, 150여 명이 박람회에 참가했다. 크라소다르는 대규모 민속 공연으로 동계올림픽 유치활동까지 벌이며 스키 리조트, 골프장, 주거단지 투자 유치에 나섰다.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키에프 등도 별도 투자 유치단을 파견했다. 부동산 투자회사 존스랑라살의 러시아 지사장 미셀 랑게씨는 “모스코바는 파리와 런던에 맞먹는 부동산 투자시장으로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문사 ‘저스트알’ 김관영 대표는 “유럽 부동산 투자의 절반 정도가 외국 자본이라고 할 정도로 국경 없는 부동산 투자 유치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체코, 폴란드 등 동구권에서는 중소도시까지 참여, 투자 유치활동을 벌였다”고 말했다.



    ◆한국은 소극적인 행보

    이번 박람회에 한국에서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문화관광부만 참여했을 뿐이다. 관광·레저도시와 광주 문화 중심도시로 투자자 유치에 나선 문화관광부는 50여 명의 해외 투자가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가졌다. 관광·레저도시 추진기획단 김대관 단장은 “적극적인 해외 유치를 위해 국제부동산박람회의 한국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부동산박람회는 관광객 유치는 물론 외국 투자 유치에 효과가 있고 외국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한국 기업에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람회를 참관한 한국주택협회 이방주 회장은 “우리는 해외 자본 유치에 소극적일 뿐 아니라 정부가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쓰고 있다”며 “부동산 개발도 도시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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