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03.03 00:55
강남 등 가격 10% 내린 급매물 나와… 강북·수도권 지역 중소형은 상승세
“집값 안정세 연말까지 이어질 것”
작년 11월 말 13억2000만원까지 호가(呼價)가 치솟았던 서울 양천구 목동의 35평 아파트. 집주인이 2000만원, 3000만원씩 호가를 낮췄지만 문의조차 없었다. 다급해진 집주인은 결국 가격을 11억원까지 낮춰 집을 팔 수 있었다. 연초 7억8000만원까지 올랐던 인근 27평도 최근에 6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대출규제와 분양가상한제 등 부동산대책 영향으로 강남·양천 등 ‘버블(거품) 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10% 이상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서울 아파트 가격이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세조사업체인 ‘부동산 114’는 2일 “서울지역 아파트의 주간 가격 변동률이 작년 8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 -0.0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강동(-0.27%), 송파(-0.22), 양천(-0.16%), 강남(-0.09%), 용산(-0.03%) 등 이른바 인기지역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시세조사업체 ‘부동산뱅크’의 월간 단위 시세조사에서도 강남권 등 버블세븐 지역이 지난 7월 이후 첫 하락세(-0.05%)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 사이에 송파구 신천동 장미1차, 2차는 30~40평형대가 5000만원, 강동구 둔촌주공단지 일대는 30평형대가 2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인기지역 고가아파트는 급매물만 거래=10억원대 이상의 고가 아파트가 많은 인기지역에서는 10% 이상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아니면 거래 자체가 어렵다. 목동 ‘송학공인’ 김종호 사장은 “몇천만원 낮춰서는 수요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며 “1억~2억원 정도 낮춘 급매물만 거래가 된다”고 말했다. ‘양도세 회피’ 매물도 나오고 있다. 1주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추가로 주택을 구입해 1년 내에 팔지 않을 경우, 양도세가 50% 중과세된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양도세 때문에 1억원 이상이라도 가격을 낮춰 파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1가구 2주택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물 자체는 아직 많지 않은 편. 지난 2~3년간 집값이 급등, 양도세만도 2억~3억원을 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돈이 급하지 않은 집주인들은 아예 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강남·송파 등 강남권의 주택 거래량은 작년 같은 기간의 10% 수준에 그칠 정도로 거래가 부진하다.
‘저스트알’ 김우희 상무는 “강북 지역과 수도권의 중소형 평형 아파트는 대출규제가 약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 실수요가 많아 오름세”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하락세 지속될 듯=전문가들은 오는 9월부터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가 20% 정도 하락하는 데다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 114’ 김희선 전무는 “소득에 따라 대출을 규제하는 DTI제도가 실시되면서, 인기 지역 고가아파트 수요는 상당기간 살아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분양가 규제 영향으로, 강북과 수도권의 중소형 평형도 강세를 지속하기 어렵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분양가 규제를 받는 아파트 공급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어 강북권과 수도권도 조만간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전무는“지금의 집값 안정세가 연말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각종 규제로 주택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09년 이후 집값이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