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01.29 22:05 | 수정 : 2007.01.30 03:10
아파트 재건축에 그물망 규제가 가해지면서 리모델링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리모델링이란 아파트의 뼈대는 그대로 유지한 채 발코니와 복도쪽을 확장해 내부 공간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리모델링은, 아파트를 모조리 헐고 새로 짓는 재건축보다 내부 평면 구성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단점 때문에 그 동안 소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가 재건축에 대해서는 분양가상한제·개발부담금 등 연일 고강도 규제를 가하는데 반해, 리모델링에 대해서는 규제를 풀어주자 다시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리모델링 관심 집중
오는 3월에는 리모델링 가능 연한을 20년에서 15년으로 단축시키로 한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반면 재건축 아파트는 소형평형의무제·개발부담금제 등 각종 규제에다 9월부터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사업 환경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그 동안 조합원들은 재건축 일반 분양가를 높게 매겨 자신들의 공사비 부담을 덜어 왔는데, 앞으로는 이런 식의 사업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재건축으로 확대하자 최근 재건축단지에서 1000만원에서 5000만원 정도 떨어진 가격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각 건설회사에는 연 초부터 리모델링 사업 가능여부를 알아보는 주민들의 전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그 동안 리모델링 사업을 적극적으로 해 온 까닭인 지, 요즘 하루 20여 통의 문의전화가 걸려 오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 13~15년차가 많은 수도권 5대 신도시와 서울 양천구 목동, 부천 상동 등 여러 지역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GS건설도 지난해 대비 문의 전화가 2~3배 가량 늘었다. 이 회사는 2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과 강남구 대치동 등에서 주민 설명회를 연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일부 주민들이 그간 가졌던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접고 리모델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관심은 쌍용건설이 리모델링의 약점으로 꼽히던 지하주차장 설치 공사를 최근 성공리에 마무리하면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쌍용건설은 이달 초 끝낸 서초구 방배동 옛 궁전아파트(쌍용예가클래식) 리모델링 사업에서, 리모델링 단지로는 처음으로 지하 주차장을 설치하는데 성공했다.
대중화 여부는 좀 더 두고봐야
이번 정부 규제 완화로 리모델링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는 단지는 서울·수도권에서 약 1100여 곳. 이중 일부는 이미 자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부쩍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집값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텐커뮤니티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값 상승률이 재건축 대상보다 최근에는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관심이 모두 사업으로 이어질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하주차장이란 약점은 해결했지만, 내부 평면 구성의 난점이나 추가 부담금 문제가 부담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늘릴 수 있는 면적이 전용면적의 30%로 제한돼 있는데다 완전히 새로 짓는 아파트보다 평면이 제한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 평형 역시 공사비 부담이란 난제를 넘어야 한다. 쌍용건설이 시공한 방배동 옛 궁전아파트의 경우 35평형(기존 28평형) 조합원은 1억원, 45평형(기존 36평형)은 1억3000만원, 53평형은 1억6000만원(기존 42평형)의 추가 부담금을 냈다. 공사기간 동안 필요한 이주비에 대한 금융비 등은 개인의 별도 부담이다. ‘춘추’ 이광수 대표는 “최근 일부 단지에선 리모델링을 추진한다며 은근히 집값을 끌어올리려는 곳도 있다”며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도 이런 점을 감안해 구입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