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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지금 사야 하나? 음모론과 신도시

    입력 : 2006.10.27 09:49 | 수정 : 2006.10.27 11:06

    최근 집값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석연치 않았던 신도시 추진 발표 과정 때문에 그럴 듯한 음모론까지 횡횡하면서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신도시 발표는 정부가 내년 대선을 겨냥, ‘경기 부양정책’으로 전환하는 신호탄이라는 것입니다.

    쥐도 새도 모를 정도로, 철저한 보안이 요구되는 신도시 발표를 투기대책도 세우지 않고 불쑥 발표했습니다. 인천 검단지구 등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하룻밤 사이에 수천만 원이 폭등했습니다.


    집값이 투기꾼 때문이라던 건교부가 정책 전환에 대한 정확한 배경 설명 없이 “내년부터 개수에 상관없이 신도시를 짓겠다”고 한 것도 의심을 살 만합니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하는 이모(64) 사장은 “투기꾼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며 왕창 세금을 올리던 사람들이 갑자기 신도시를 짓겠다고 나선 것은 경기부양이 목적”이라고 나름대로 분석했습니다. 수도권 전역의 집값이 미친 듯이 뛰고 있는 데도 건교부는 “신도시 건설 외에 추가적인 대책은 계획된 게 없다”는 보도자료까지 냈습니다.


    ‘버블(거품)세븐론’이란 것으로 강남 집값이 급락할 것이라고 선전하던 청와대가 최근 ‘강남 명품론’을 제기한 것도 정책 변화의 조짐으로 받아 들이는 사람이 많습니다.

    중개업을 하는 박모 사장은 “투기꾼이 집값을 올렸다는 기존의 입장과 달리, 특수한 수요가 강남 집값이 올렸다는 대통령의 강남 명품론은 결국 강남의 집값에 대한 규제를 풀겠다는 의미”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신도시 발표 이후에 강남권 집값은 오히려 초강세입니다. 어쨌든 이런 음모론까지 합쳐지면서 상당기간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집 지금 사야 하나

    음모론 덕분인지 최근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7명이 지금이라도 집을 사라고 대답했습니다. 3명만이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저는 솔직히 지금 집 살 때가 아니라는 3명의 전문가 의견에 더 공감합니다. 물론 집값이라는 게 한번 오르면 쉽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주택시장에는 ‘하방 경직성’이라는 게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집값은 아무래도 비정상적입니다. 또 지금 집을 사려고 해도 매물을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럴 때 일수록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택을 살 때는 최소한 3~4년 후를 내다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지금의 집값 오름세가 무한정 지속될 수는 없습니다. “투기꾼이 집값을 올린다”며 세제 등 규제 정책을 우선시하던 정부가 이제 신도시 확대 등 공급확대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신도시 개발 등 공급확대 정책은 단기적으로 보면 집값을 밀어 올립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집값 하락의 요인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계획이 확정된 수도권 신도시만도 성남 판교, 화성 동탄, 김포, 파주, 송파, 수원 광교, 양주 옥정, 평택신도시 등 8곳이나 됩니다. 새로운 신도시가 추가되기 때문에 2010년 이후에 신도시 입주가 줄을 잇습니다. 기억하시겠지만 분당과 일산 등 5대 신도시가 입주하면서 집값이 하락했습니다. 신도시 입주가 주택시장의 판도 변화를 초래했습니다.


    근본적으로 주택은 언제 구입하느냐 보다는 어떤 지역·상품을 사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우리의 주택시장도 지역별·상품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주택공급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집값이 오르는 지역과 정체되는 지역의 명확하게 갈립니다. 지난 3~4년 사이에 집값이 엄청나게 오른 지역도 많지만 가격이 정체된 지역도 많습니다. 내가 구입하고자 하는 지역의 주택에 전철망, 도로 등 교통여건이 개선될 수 있는 확실한 호재가 있는 가를 따져봐야 합니다. 요즘은 기업체 입주 등도 집값을 올리는 호재가 됩니다.


    집값이 급하게 올라 매물이 부족한 시기보다는 침체기에 집을 사는 것이 좋습니다. 침체기에는 시세보다 훨씬 낮은 급매물이 많이 나옵니다. 반면 분위기가 달아 오르면 매물도 없고 가격도 비쌉니다. 집은 전 재산이 걸려 있습니다. 서두르기 보다는 앞뒤를 찬찬하게 살펴보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번 더 강조하지만 집을 언제 사느냐 하는 것보다는 어디에 있는 집을 구입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한번 잘못 고른 집은 영영 애물단지가 됩니다.



    일본의 신도시는 어떤가

    섬성경제연구소에서 최근 출판된'일본에서 배우는 고령화 시대의 국토-주택 정책’은 일본의 최신 부동산 트랜드와 도심재개발 사례 등을 자세하게 담고 있습니다.한국보다 10년 정도 빠른 변화를 겪고 있는일본을 통해 한국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고자 쓰여진 책입니다. 특히 일본의 신도시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좀 더 깊이 있게 부동산을 보고 싶은 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