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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타격… 내년 경기회복에 ‘악재’

    입력 : 2005.11.08 19:21 | 수정 : 2005.11.08 19:28


    지구촌 '고금리 도미노' 불안한 한국경제
    주요국 경제과열 우려 잇따라 금리 올려
    소비·투자 위축… “부동산 진정엔 도움”

    미국에서 촉발된 금리인상이 세계 주요국으로 확산되는 ‘금리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7월 이후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한 나라는 11개국. 미국·캐나다·칠레 등 미주지역에서 시작된 금리인상은 한국·홍콩·대만·인도·필리핀·태국·뉴질랜드 등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로 번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체코가 지난달 금리를 올렸고 조만간 다른 나라들도 가세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는 투자와 소비가 위축되는 저(低)성장 국면으로 들어가고, 이 같은 대외 환경 변화로 인해 한국 경제도 수출 및 기업투자가 위축돼 내년 성장률이 당초 기대(5% 안팎)에 못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발(發) 금리인상 러시

    미국의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작년 6월 이후 12번째의 기준금리 인상을 이달 초 단행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작년 6월 연 1.0%에서 4.0%로 급등했다. 또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퇴임하는 내년 1월 말까지 남은 두 번의 정기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후임 벤 버냉키 의장도 취임 후 한두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행진의 배경은 최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대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 중후반대를 견조하게 유지하고 있고, 실업률이 5% 안팎에서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금리인상을 가능케 하는 요인들이다.

    올 하반기 금리인상을 단행한 다른 주요국들도 하반기 중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 국가도 경상수지(상품·서비스의 수출입 차이) 흑자와 고유가 여파로 물가상승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금리인상을 통한 세계경제의 연착륙(軟着陸) 시도

    세계 경제는 작년에 5.1% 성장해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9월 올해와 내년 전 세계 성장률을 각각 4.3%로 전망했다. 작년보다는 낮지만 과거 10년 동안의 연평균 성장률인 3.9%보다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과 거품이 발생하고 언젠가는 거품이 꺼지면서 급격한 경기침체로 빠져드는 경착륙(硬着陸·hard landing)이 과거의 경험이다. 이에 따라 주요국들이 최근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을 차단하는 동시에 경기의 연착륙(軟着陸·soft landing)을 위한 사전조치라는 분석이 많다.

    성균관대 경제학부 김경수 교수는 “소비와 투자 위축 등 금리 인상효과가 내년에 본격화된다고 보면 내년 세계 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한국은행은 지난달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콜금리)를 인상했다. 하지만 경기회복세가 아직 미약한 상황이어서 앞으로 콜금리의 급속한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요국의 금리인상 효과로 세계 성장률이 낮아질 경우 우리나라 수출이 줄어들면서 내년 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낮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기대 경제학부 이기영 교수는 “일단 내년 수출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외 금리격차까지 커질 경우 투자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으로 우리 경제에 좋은 점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저금리에 따른 세계적 과잉유동성이 야기했던 원유·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부동산 거품이 진정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김기훈 특파원 kh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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