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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소마다 수많던 매물 자취 감춰"

    입력 : 2005.08.30 18:19 | 수정 : 2005.08.31 04:54

    미니신도시·뉴타운 후보지 미리 가보니…
    재개발 지분 평당 3000만원까지 호가 상승
    개발에 최소 5년… '판교 로또' 반복될 수도

    “시세보다 1000만~2000만원 낮은 가격에 내놓아도 몇 달 동안 팔리지 않던 아파트가 뉴타운 발표 당일 바로 팔려나갔어요.” 30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 도시개발 1단지 부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중개업소 사장은 전날 21평짜리 급매물을 팔아버린 한 주민으로부터 받은 항의전화를 막 끊고 있었다.
    ‘8·31 부동산 종합대책’을 하루 앞둔 30일, 경남 통영 마리나리조트에서 개최된 열린우리당 의원 워크숍에서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대책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통영=이기원기자 kiwiyi@chosun.com
    그는 “(집 주인도) 하루 사이에 최소 3000만원은 손해 봤으니 답답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수화기를 내려놓기 무섭게 다시 전화벨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주변 아파트와 재개발 지분 시세와 매물을 묻는 상담 전화였다.

    이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의 매물은 이날 거의 자취를 감춰버렸다. 29일 서울시가 이 지역 일대 재개발지역 27만평을 뉴타운 후보지로 선정한 데 이어, 이날은 정부가 거여동 특전사·남성대골프장 부지 등 200만평에 강남 대체 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남단(南端)에 230만평 규모의 대규모 신도시가 건설되는 것이다. 가구는 신도시 5만호, 뉴타운 지구 1만~2만호 등 총 6만~7만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지역의 개발 주체는 정부와 서울시로, 개발 방식도 재개발과 공영개발로 각각 다르지만 바로 인접해 있어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개발에 대한 기대감은 고스란히 부동산 시장으로 반영되고 있었다. 개발 계획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부동산 가게마다 5~10건씩 나와 있던 매물은 일제히 자취를 감추었다. 평당 2500만원 정도에 거래되던 재개발 지분은 평당 3000만원까지 호가했다. 단독주택지의 땅값도 평당 1300만원에서 이틀 사이 300만~400만원씩 호가가 오른 상태였다.

    과열 현상은 아파트로도 번져 30평형대 초반 아파트들은 4억원을 넘어섰고, 10평~20평형대 아파트도 평당 1000만원에서 평당 1200만~1300만원으로 호가가 올라가고 있다고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전했다.

    마천사거리 부근 대륙공인 육종호 중개사는 “10건이 넘던 매물이 지금은 완전히 자취를 감춘 상태”라며 “집을 사려는 사람들의 문의전화만 하루 종일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집주인들은 기대감에 잔뜩 고조된 분위기였다. 거여동 현대3차 아파트 34평형에 산다는 임모(여·42)씨는 “서울 강남의 30평형대 아파트가 4억원 이하인 데는 이곳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힘들게 집을 장만하고도 집값이 오르지 않아 답답했는데, 가슴이 틔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침 부동산중개업소에 들른 임씨는 오르는 아파트 시세에 흐뭇한 표정이었다.

    이미 이 지역 부동산의 50~60%가 다른 지역 사람 소유로 넘어간 상태라고 주장도 나오고 있었다. 주민 유모(38·마천1동)씨는 “2003년 말 2차 뉴타운 지정 당시 이 지역이 후보지에 포함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돈 이후 재개발 지분이 타지 사람들에게 많이 팔렸다”며 “실거주하는 집주인은 전체의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 일대가 신도시로 완전히 변모하는 데는 앞으로 4~5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군부대 시설에 들어가게 되는 송파신도시는 부대 이전 이후에야 사업계획을 짤 수 있기 때문이다. 뉴타운 지구 후보지는 오는 2008년쯤 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서울시는 예상했다. 그러나 이 지역을 여러 구역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재개발하게 되는 만큼 일부 지역은 내부 알력으로 재개발이 늦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강남에 바로 인접한 지역에 230만평 규모의 신도시가 새로 탄생하는 셈”이라며 “공급 확대라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만 자칫 ‘판교 로또’가 재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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