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5.07.24 19:02 | 수정 : 2005.07.24 19:43
기업도시 시범지역·혁신도시 후보지 등서
투기꾼들 '2차 공습' 시작… 땅값 천정부지
정부의 8월 대책 예고로 집값은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땅값 상승세는 가열되고 있다. 균형개발을 내세운 정부의 각종 개발계획이 나올 때마다 어김없이 해당지역 땅값은 요동치고 있다. 행정도시 후보지인 충남 연기 땅값은 올 상반기에만 14% 올라 전국 평균상승률(2%)의6배를 넘어섰다. 집값은 강남, 용인, 분당 등에서조차 일제히 내림세 분위기다. 그러나 정부 개발계획을 자양분으로 땅 투기 세력들은 전국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땅값이 오르는 구조와 투기세력의 실태를 상하(上·下) 두 편으로 나눠 짚어본다.
지난 22일 충남 보령(保寧)시청 민원실. 민원인 수십명이 토지대장·지적도 등 부동산서류를 떼기 위해 7~8m나 줄 서 있다. 공무원들은 민원인들의 ‘빨리 빨리’ 재촉에 정신이 없는 눈치다. 한 공무원은 “민원 건수가 종전 하루 200여건에서 7월부터 1200여건으로 6배 늘었다”면서 “시청 문 연 후 처음”이라고 혀를 찼다.
충청도 땅투기가 후끈 달아오른 이유는 아이로니컬하게도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때문이었다. “지난 2일 보령·서천을 제외한 충남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어요. 투기꾼들이 ‘규제가 덜한 보령·서천으로 가자’며 대이동한 거지요.” 토착 중개업자 K씨의 얘기다.
‘단지 규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땅값은 거짓말처럼 치솟는 중이다. 평당 2만원짜리 주산면 증산리 임야 9000평이 4만5000원에 팔렸고, 평당 2만~3만원선이던 주산면 군부대 이전부지도 7만8000원에 최근 계약됐다. ‘태영공인중개’ 이길영 사장은 “전주(錢主)들은 서울·경기도와 충남 서산·당진 사람들이 각각 반반”이라고 말했다. 6월 말까지 보령시에는 78개의 중개업소가 운영 중이었다. 이 달 초 4~5곳이 새로 문을 열었고, 20여곳이 추가 대기 중이다.
충북 충주시는 도로변 쓸 만한 땅이 동난 상태다. 작년 중부내륙고속도로 개통에 이어 최근 기업도시 후보지 지정 등 겹친 호재 탓이다. 충주시 주덕읍 주덕우체국 부근 2차선 도로변. 한 집 건너 ‘○○부동산’이 이어진다. 4월부터 전국의 떴다방 30여곳이 속속 진을 치기 시작하면서, 2차선 도로가 접한 땅이면 평당 30만원까지 치솟았다. 한 중개사무소 사장은 기자를 투자자로 착각하고 대뜸 “늦었구먼. 돈 가져 와도 못 사요”라며 “돌아가라”고 말한다.
충주시내 S공인중개 이모 대표는 “충주는 늦었고, 괴산쪽 땅을 사라”고 권했다. 땅투기 지역이 인근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땅 투기 지역이 ‘수도권·충청권’에서 ‘중부내륙과 호남권’으로 동남진(東南進)하고 있다. 땅값 급등지역이 행정도시 예정지인 충남과 미군기지 이전 지역인 평택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지역에서, 기업도시 시범지역으로 지정된 충북 충주·강원 원주·전남 무안, 각 도(道)에 들어설 혁신도시 후보지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는 “작년 땅 투기꾼들이 충청권·수도권을 중심으로 ‘1차 공습’을 했다면 이제는 ‘2차 공습’이 시작돼 전국이 땅투기 장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친(親)환경 도시’라는 강원도 원주시 일대도 조용하지 않다. 원주시 우산동 S부동산중개업소 장모 대표는 “요즘 서울에서 3~4개팀의 부동산 업자들이 작전 중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동향을 귀띔했다. “기업도시 후보지로 선정된데다, 인근 평창이 동계올림픽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문의가 급증하고 있어요.” 태장동의 공시지가 4만원짜리 임야가 평당 32만원선에서 흥정이 이뤄지는가 하면, ‘원주시내 30만원 이하의 자연녹지는 무조건 사라’는 말까지 떠돌고 있다. 인근 횡성·둔내지역은 도로변 임야가 평당 15만~20만원으로 올들어 배가 올랐다.
기업도시 후보지로 최근 지정된 전남 무안도 올 들어 평균 2배 이상 땅값이 뛰었다. 평당 2만~3만원하던 농림지역 전답이 지금은 최저 4만~5만원, 비싸면 15만원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무안공항 주변의 바다가 보이는 땅은 평당 3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곳 역시 땅투기 자금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닌 몽탄면쪽으로 몰리고 있다. 무안읍 G공인 김모 사장은 “허가가 자유로운 몽탄면쪽에서 땅 작업을 계속하고 있고 이미 4~5건 거래를 성사시켰다”며 “서울과 경기도쪽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했다.
경기 평택 지역은 2003년보다 최고 100배까지 오른 땅이 있을 정도다. 미군 기지로 수용되는 땅에서 벗어난 도두리 인근의 논은 평당 2만~3만원했다가 2년 만에 200만원까지 뛰었다. K중개업소 박모 사장은 “우리가 봐도 말이 안 되는 가격에도 매물이 없다”며 “떴다방들은 ‘땅 작업’을 끝내고 지방으로 떴다”고 말했다.
‘JMK플래닝’ 진명기 대표는 “땅 투기자금들이 허점이 있는 곳을 노리고 지방으로 속속 번져 나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보령 충남, 충주 충북, 원주 강원, 무안 전남)
충청도 땅투기가 후끈 달아오른 이유는 아이로니컬하게도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때문이었다. “지난 2일 보령·서천을 제외한 충남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어요. 투기꾼들이 ‘규제가 덜한 보령·서천으로 가자’며 대이동한 거지요.” 토착 중개업자 K씨의 얘기다.
‘단지 규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땅값은 거짓말처럼 치솟는 중이다. 평당 2만원짜리 주산면 증산리 임야 9000평이 4만5000원에 팔렸고, 평당 2만~3만원선이던 주산면 군부대 이전부지도 7만8000원에 최근 계약됐다. ‘태영공인중개’ 이길영 사장은 “전주(錢主)들은 서울·경기도와 충남 서산·당진 사람들이 각각 반반”이라고 말했다. 6월 말까지 보령시에는 78개의 중개업소가 운영 중이었다. 이 달 초 4~5곳이 새로 문을 열었고, 20여곳이 추가 대기 중이다.
충북 충주시는 도로변 쓸 만한 땅이 동난 상태다. 작년 중부내륙고속도로 개통에 이어 최근 기업도시 후보지 지정 등 겹친 호재 탓이다. 충주시 주덕읍 주덕우체국 부근 2차선 도로변. 한 집 건너 ‘○○부동산’이 이어진다. 4월부터 전국의 떴다방 30여곳이 속속 진을 치기 시작하면서, 2차선 도로가 접한 땅이면 평당 30만원까지 치솟았다. 한 중개사무소 사장은 기자를 투자자로 착각하고 대뜸 “늦었구먼. 돈 가져 와도 못 사요”라며 “돌아가라”고 말한다.
충주시내 S공인중개 이모 대표는 “충주는 늦었고, 괴산쪽 땅을 사라”고 권했다. 땅투기 지역이 인근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땅 투기 지역이 ‘수도권·충청권’에서 ‘중부내륙과 호남권’으로 동남진(東南進)하고 있다. 땅값 급등지역이 행정도시 예정지인 충남과 미군기지 이전 지역인 평택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지역에서, 기업도시 시범지역으로 지정된 충북 충주·강원 원주·전남 무안, 각 도(道)에 들어설 혁신도시 후보지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는 “작년 땅 투기꾼들이 충청권·수도권을 중심으로 ‘1차 공습’을 했다면 이제는 ‘2차 공습’이 시작돼 전국이 땅투기 장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친(親)환경 도시’라는 강원도 원주시 일대도 조용하지 않다. 원주시 우산동 S부동산중개업소 장모 대표는 “요즘 서울에서 3~4개팀의 부동산 업자들이 작전 중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동향을 귀띔했다. “기업도시 후보지로 선정된데다, 인근 평창이 동계올림픽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문의가 급증하고 있어요.” 태장동의 공시지가 4만원짜리 임야가 평당 32만원선에서 흥정이 이뤄지는가 하면, ‘원주시내 30만원 이하의 자연녹지는 무조건 사라’는 말까지 떠돌고 있다. 인근 횡성·둔내지역은 도로변 임야가 평당 15만~20만원으로 올들어 배가 올랐다.
기업도시 후보지로 최근 지정된 전남 무안도 올 들어 평균 2배 이상 땅값이 뛰었다. 평당 2만~3만원하던 농림지역 전답이 지금은 최저 4만~5만원, 비싸면 15만원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무안공항 주변의 바다가 보이는 땅은 평당 3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곳 역시 땅투기 자금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닌 몽탄면쪽으로 몰리고 있다. 무안읍 G공인 김모 사장은 “허가가 자유로운 몽탄면쪽에서 땅 작업을 계속하고 있고 이미 4~5건 거래를 성사시켰다”며 “서울과 경기도쪽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했다.
경기 평택 지역은 2003년보다 최고 100배까지 오른 땅이 있을 정도다. 미군 기지로 수용되는 땅에서 벗어난 도두리 인근의 논은 평당 2만~3만원했다가 2년 만에 200만원까지 뛰었다. K중개업소 박모 사장은 “우리가 봐도 말이 안 되는 가격에도 매물이 없다”며 “떴다방들은 ‘땅 작업’을 끝내고 지방으로 떴다”고 말했다.
‘JMK플래닝’ 진명기 대표는 “땅 투기자금들이 허점이 있는 곳을 노리고 지방으로 속속 번져 나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보령 충남, 충주 충북, 원주 강원, 무안 전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