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5.03.27 08:57 | 수정 : 2005.03.27 08:57
[유하룡의 부동산토크] 용산 파크타워 뚜껑 열어보니
평당 분양가 최고 2197만원…38B·51B평형은 노려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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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 마련된 ‘용산 파크타워’ 모델하우스. 중앙홀에 설치된 모형도 주변에 모여든 100여명의 관람객들이 도우미의 설명에 귀를 쫑긋했다. “시티파크 아시죠? 파크타워는 입지나 브랜드에서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용산공원 조망권도 최고예요.” 도우미의 브리핑이 이어지고 있었다. “몇층부터 한강이 보이나요?” 4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던진 질문에 도우미는 “23층 이상이면 조망권이 보장됩니다”. 그런데, 이 때 모형도 옆을 지나가던 한 관람객이 “일반분양분 중에는 23층 이상은 거의 없던 데…”라며 혼잣말을 뱉었다.
‘제2의 시티파크’로 불리며 올해 주상복합 아파트 중 ‘최고 카드’로 꼽히는 파크타워가 드디어 분양 뚜껑을 열었다. 지하4층,지상23~40층 6개동으로 구성된 파크타워는 30~93평형 아파트 888가구, 51~92평형 오피스텔 126실 등 총 1014가구가 들어선다. 이 가운데 오는 30일부터 시작될 서울 3차 동시분양에 30~64평형 아파트 328가구가 일반분양된다.
그러나, 파크타워의 일반분양분은 “가격만 비쌌지, 먹을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반분양 물량의 분양가는 조합원보다 최고 2억4000만원이나 비싼 데도, 전망과 향은 형편없이 떨어진다는 것. 주상복합의 경쟁력이 전망이란 점을 감안하면, 청약 메리트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모델하우스를 찾았던 관람객들은 실망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파크타워 시행사와 시공사측은 관람객들에게 카탈로그조차 제공하지 않고, 인터넷 홈페이지도 개설하지 않아 일반분양자를 홀대한다는 느낌마저 들었다는 게 관람객들의 평가이다.
◆일반분양가 1억7000만원이나 비싸= 파크타워의 평당 분양가격은 1885만~2197만원에 달한다. 이는 작년 3월 바로 옆에 분양됐던 시티파크(평당 1650만원선)보다 평당 220만원 이상 비싼 것이다. 시티파크는 최고 가격이 평당 2000만원대를 넘지 않았었다.
문제는 일반분양가를 조합원 분양가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게 책정했다는 것이다. 같은 동, 같은 라인, 같은 평형 인데도 최고 2억4000만원이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101동1호라인 51B평형의 경우, 일반분양분(24~26층)은 11억7800만원인 반면, 조합원분(20층)은 9억3600만원에 불과했다. 101동3호라인 59평형도, 일반분양되는 5~7층의 분양가가 11억9000만원이지만, 조합원에게 배정된 8~9층은 10억2150만원으로 책정됐다. 사실상 조망권이나 향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는 데도, 일반분양가가 무려 1억7000만원이나 비싼 셈이다.
그나마, 일반분양분은 대부분 저층부이거나 서향이 많았고, 용산민족공원 예정지나 한강의 조망권이 확보되는 물량이 거의 없었다. 용산의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좋은 층은 거의 가져갔다”면서 “조합원 부담금을 낮추기 위해 일반분양가를 최대한 끌어올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모델하우스를 찾았던 주부 양모(35·동작구 상도동)씨는 “분양가는 비싼 데, 청약할 만한 평형이 거의 없다”면서 “그동안 잔뜩 기대하고 청약통장을 아꼈는데…”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분양대행사의 한 관계자는 “용산이 워낙 주목받는 지역이다 보니까, 비싸게 내놔도 팔린다는 배짱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아예 청약을 포기하고, 일찌감치 조합원 지분을 매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조합원 지분 역시 프리미엄만 3억~4억원에 달하고, 매물도 많지 않은 실정이다. 용산 국제타운공인 강영훈 팀장은 “지분 매입을 문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워낙 가격이 올라 실제 거래로 연결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38·51평형은 그나마 낫다=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파크타워의 평면이나 마감수준은 비교적 괜찮다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40평형대 이상은 식당과 주방을 발코니쪽으로 배치하는 등 4베이를 도입한 게 눈길을 끌었다. 또, 비싼 분양가를 의식한 탓인지, 대부분 평형에 고급 마감재를 제공할 예정이다. 물론 이 돈은 분양가에 반영된다. 식기세척기, 빌트인 냉장·냉동고, 주방가전, 드럼세탁기 등을 주고, 천장매립형 에어컨도 거실에 2대, 각 방에 1대씩 설치된다. 50평형대 이상은 양면 발코니를 설치, 시원스런 느낌을 준다. 전용률도 75~80%대로 일반 아파트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모델하우스를 둘러본 소비자들과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38B평형과 51B평형이 조망권과 구조가 좋아 가장 치열한 청약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총 76가구가 일반분양되는 38B평형은 102동3호라인이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북향으로 향은 떨어지지만 용산공원 예정지 조망이 확보돼 있고, 20층 이상 고층부에도 물량이 배치돼 있어 로열층으로 꼽힌다. 101동1호라인의 51B평형도 공원 조망권이 좋고, 발코니가 양면으로 나있어 탁 트인 느낌이다. 식당과 주방을 발코니쪽으로 배치한 구조도 돋보인다. 50평형 102동7호라인도 남향에 2세대 동거가 가능하도록 배치한 구조가 맘에 든다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38평형의 경우, 서울 기준으로 청약통장 600만원 이상이면 청약할 수 있고, 51평형은 1000만원 이상이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로열층이 적고, 분양가격이 만만치 않아 확실한 청약 전략을 세우고 통장을 쓰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일부에서는 아파트보다 경쟁이 덜한 오피스텔이 오히려 나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오피스텔은 전용률이 50%에 불과하지만, 평당 분양가격이 700만원대여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