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4.08.22 17:32 | 수정 : 2004.08.22 17:32
강남·서초·송파구 ‘빅3지역’ 모두 6년 만에 하락
EBS강의 등으로 ‘학군특수’ 줄고 새아파트 늘어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도 ‘강남 불패(不敗)’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불과 2~3년 새 2배 이상 올랐던 전셋값이 일부 단지는 올 들어 최고 1억원 이상 빠졌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빅3’ 지역의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 98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강남구는 서울 전체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떨어졌다.
매년 방학이면 어김없이 찾아왔던 ‘학군 특수’(特需)도 찾아보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EBS수능강의, 재건축 침체, 주상복합·오피스텔 입주 등으로 전세 수요가 감소하고 있어 당분간 가격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빅3’ 지역의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 98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강남구는 서울 전체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떨어졌다.
매년 방학이면 어김없이 찾아왔던 ‘학군 특수’(特需)도 찾아보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EBS수능강의, 재건축 침체, 주상복합·오피스텔 입주 등으로 전세 수요가 감소하고 있어 당분간 가격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학원가 가까운 대치동 9%나 떨어져
외환위기 이후 전셋값 상승을 선도했던 강남지역이 올해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구는 지난 20일 현재 연초보다 4.41% 떨어져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 평균(1.61%)보다 3배쯤 높은 것이다.
강남·송파·서초구 등 강남 3개구 전체의 전셋값 변동률도 -2.63%로 서울 평균보다 하락 폭이 컸다. 최고의 전세 인기지역 중 하나였던 대치동은 -9.01% 하락률을 기록해 강남에서도 가장 많이 내렸다.
역삼동(-6.74%), 청담동(-4.79%), 개포동(-4.73%), 도곡동(-3.02%), 압구정동(-2.35%) 등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도곡동 대림아크로빌 54평형은 연초 5억2500만원에서 4억2500만원으로 1억원이나 급락했다.
역삼동 개나리6차(31평형)와 대치동 은마(31평형)도 8개월여 만에 6000만~7000만원씩 내렸다. ‘부동산114’ 김혜현 부장은 “매물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찾는 사람이 없어 가격이 계속 내림세”라고 말했다.
◆ 재건축 이주 수요 감소도 원인
강남 전셋값이 급락한 이유는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수요감소의 원인은 우선, EBS수능강의 실시 여파로 전통적인 학원 이주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 2~3년 동안 전세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대치동이 올해 하락폭이 가장 컸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둘째, 대체 주거상품이 대거 입주하는 것도 전셋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대형 평형 입주자들이 도곡동 타워팰리스, 삼성동 아이파크 등 고급 아파트로 대거 이사하면서 매물이 시장에 늘어나 일시적인 적체 현상을 빚고 있다.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싼 오피스텔로 수요가 분산되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시간과 공간’ 한광호 대표는 “신혼부부나 직장인들에겐 깨끗하고, 값싼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이 나름대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셋째, 재건축 규제 강화도 전세시장에서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재건축 사업이 스톱되면서 이주 수요가 대폭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은 내년까지 아파트 입주물량이 2만여가구에 달하는 데다, 오피스텔과 주상복합도 줄줄이 완공될 예정이어서 전셋값이 상당 기간 안정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당장은 아니지만, 재건축 중단으로 2~3년 후에는 다시 입주물량이 부족, 전세시장에도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