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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우리도 집 장만 해볼까?"

      입력 : 2004.04.03 11:57 | 수정 : 2004.04.03 12:05

      대기성 부동자금·모기지론으로 관심
      급등 가능성 없지만 무주택자는 구입 고려할 만해

      최근 부동산 시장에 다시 눈이 쏠리고 있다. 크게는 두 가지 요인 때문이다.

      하나는 여전히 부동산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는 대기성 부동자금의 규모다. 최근 서울 용산구에서 분양된 시티파크 주상복합 아파트 청약에 무려 7조원 가까운 대규모 자금이 몰렸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가격 안정책과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투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식지 않았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두 번째는 3월 25일부터 시행된 모기지론 제도다. 일정 자격을 갖춘 사람에게 주택 구입자금의 70%까지 빌려주는 이 제도는 자금 부족으로 주택 장만을 미뤄왔던 무주택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수요와 자금이 어우러지면 불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된다.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심리가 고개를 드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경기침체에도 아랑곳없이 주상복합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실제로 모기지론 도입은 시장에 서서히 주택 수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권에 30평대 아파트를 마련한 회사원 김모(35)씨는 “모기지론 도입으로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일어날 것 같아 주택 구입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남들이 모기지론을 활용해 주택을 구입하기 전에 선수를 치겠다는 것이다.

      모기지론 자체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기지론은 판매 첫날 650여건에 350억원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 금융기관들은 “장기 고정금리 상품인 모기지론이 까다로운 심사 절차를 거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첫날 실적 치고 상당히 많이 팔린 것”이라며 “대기 수요가 만만찮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또 10ㆍ29 부동산투기 억제 대책으로 숨을 죽였던 주택 가격도 지역적으로 반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꽁꽁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나면서 주택 구입을 서둘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도 함께 커지고 있다. ‘지금 집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선택의 문제가 생긴 것이다.


      시장 살아날 조짐 아직 없어

      하지만 이러한 관심 고조에도 불구, 전체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우선 이번 시티파크 청약 과열로 전체 부동산 시장을 진단해서는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시티파크의 경우, 전매가 가능하고 지역적으로 인기가 있는 곳이어서 프리미엄을 노린 단기투기세력들이 대거 몰렸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전문 투자자들은 물론, 직장인들도 전매차익을 노리고 은행의 일시대출을 활용해 대거 청약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서울의 일부 재건축 단지의 가격이 반짝 상승한 것도 재건축사업 승인 등 특별한 요인 때문이라는 것이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투자 심리는 조금 회복되고 있으나 부동산으로 돈이 몰리고 단기간 내에 재상승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부의 부동산가격 안정 대책이 워낙 강력해 효과가 지속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주택 투자에 대한 분위기가 크게 위축되어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주택 상품에 대한 투자가 죄악시되는 분위기마저 형성되어 있어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올해 아파트 공급 물량이 충분한 것도 가격 억제 요인이 되고 있다.


      와인바를 설치, 방문객들에게 시음 기회를 제공하는 아파트 모델하우스.
      김성엽 하나은행 분당지점장은 “은행에서 재테크 상담을 하는 여유 계층 사람들은 요즘 더이상 주택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다만 다주택보유자들은 양도세 부담 때문에 주택을 처분하는 대신 상속, 증여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유 계층은 주택 대신에 다른 부동산 상품쪽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어 임대수익률이 연 6%대인 소형빌딩이 관심을 많이 끌고 있다고 김 지점장은 말했다. 최근 인기몰이를 계속하고 있는 주상복합아파트 역시 높은 관리비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 등을 고려하면 불황기에 적합한 투자상품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지금은 주택을 투자수단으로 고려할 시기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반면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들의 경우는 주택 구입 시기를 저울질할 필요가 생겼다는 의견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실수요자라면 지금부터 서서히 주택 구입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김성엽 지점장은 “현재 부동산 가격이 바닥에 근접해 있어 크게 폭락할 가능성은 낮은 반면 억눌려 있던 주택 가격이 폭발할 개연성은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라면서 “무주택자의 경우는 가격 폭등 위험을 회피한다는 차원에서도 주택 구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택 구입의 시기는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지 않은 올 상반기가 적당하다는 설명이다.


      역세권 소형 아파트 인기 오를 듯

      고종완 대표도 “실수요자라면 기존 주택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공급 물량도 많은 지금이 구입 적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화성, 동탄, 김포, 광명 등지에 주택 공급이 이어지고 수도권에 택지개발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모기지론 등 정부의 자금 지원책도 있는 상황인 만큼 실수요자들은 주택 구입에 나서도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모기지론은 무주택자들의 수요 심리를 자극해 역세권에 있는 20~30평대 중소형 아파트들의 인기가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눈길을 끌고 있는 모기지론 안내 광고
      주상복합아파트도 지역에 따라서 ‘부자 동네의 상징 거주지’라는 이미지가 지속될 수 있어 부유계층의 관심을 계속 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실수요자라도 주택 구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안명숙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현재 시장 상황을 종합해 보면 주택 가격이 단기간 내에 급상승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면서 “주택 구입 시기를 내년 이후로 미뤄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모기지론의 경우도 무주택자 내지는 1주택자 등 한정된 사람에 대한 지원책이기 때문에 여유계층을 유인할 요인은 아니어서 주택 가격의 상승을 유발시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특히 실수요자가 무리한 대출을 받아서 주택을 구입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은 적지 않다. 자가(自家) 보유에 따른 만족감은 돈으로 평가할 수 없기는 하지만 원리금 부담이 커지면 주거만족 자체가 떨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가령 주택구입자금의 60~ 70%를 대출금으로 해결하고 이율이 연 7% 정도라면 매년 주택 가격이 4~5%는 상승해야 하는데 현재 경제 상황에선 이러한 상승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주택 구입 시기상조론자들은 노무현 정권의 성격상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부동산 가격 억제대책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은 만큼 주택 가격은 상당기간 안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거산 주간조선 차장대우(bigmt@chosun.com)

      * 이 기사는 <주간조선>의 허락을 얻어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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