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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에 특목고 증설…강남 거품 반드시 잡겠다"

    입력 : 2003.10.08 18:26 | 수정 : 2003.10.09 06:47

    정부 경제팀에 듣는다 ①김진표 부총리
    투기 448명 조사중…오늘 종합대책 발표

    김진표 부총리는 지난 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새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이 혼선으로 비춰진 점은 있지만, 이제부터는 실천을 통해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주완중기자
    한국 경제가 매우 어렵다.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유독 한국 경제만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민들은 IMF 위기 이후 최악의 불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선일보는 침체된 한국 경제를 회복시키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 현 정부 경제팀의 최고당국자들을 만나 현황과 해법을 들어보기로 했다.

    그 첫 번째로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을 강효상(姜孝祥) 경제부장이 지난 7일 오후 만났다. /편집자

    7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김진표(金振杓) 부총리는 “부동산 거품만은 반드시 잡겠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8일에도 국회 재경위 감사에서 “국세청이 사회지도층 인사 등 448명에 대해 투기행위 여부를 조사 중이며, 법 위반이 명백한 투기자는 검찰에 고발하고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9일 국회에서 종합적인 부동산 대책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마치 두더지 게임과 같다. 잘못된 정책으로 부동산 가격이 더욱 오르는 게 아닌가?

    “우선 집을 많이 지어야 한다. 3개 신도시(판교·김포·파주) 입주 시기를 조금 앞당기면서 50만의 수요를 흡수할 것이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30평형이 1년 사이 2배, 3배 오르는 것은 분명 거품이다. 거품은 분명히 꺼진다. 부동산 거품을 용납하지 않는 국민의 정서를 감안, 정부가 강한 조치로 누를 수밖에 없다. 강남 집값 상승은 반드시 잡겠다.”

    ―지난번 재건축 대책이 오히려 서울 강남의 중대형 아파트값을 올리고 있는데….

    “2∼3년 정도 걸리겠지만, 판교 같은 곳은 바로 절차를 밟아서 집을 지으면 된다. 최대한 앞당기려고 한다. 임대주택건설촉진법 등이 통과되면 환경·교통영향평가를 6개월 만에 마칠 수 있어 신도시 입주기간을 앞당길 수 있다.

    강북 개발이 더 빠를 수 있다. 이명박 서울시장과 만나 협의하겠다. 강북에 특수목적고를 많이 짓고 교육환경을 더 좋게 만들면 당연히 학원들도 옮길 것이다. 또 주택담보대출 비율의 하향조정, 1인당 주택담보대출 총액제한 등 금융분야 대책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요즘 경제부총리가 어디 있느냐는 질타가 많다. 각종 현안이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데도 해결되는 것이 너무 없다.

    “과거 재경원이 금융과 세제, 예산 등 모든 정책수단을 가지고 있을 때는 아무리 온건한 부총리라도 조율이나 정책추진이 잘 됐다. 그러나 지금의 재경부는 세제기능과 금융에 관한 입법기능만 가지고 있다. 내년 총선 이후 얘기가 되겠지만, 경제를 통할하는 부서(재경부)에 권한을 모아줄 필요가 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금융·조세·예산을 한 부처에서 한다.”

    ―현 정부에 대해 ‘NATO(No Action Talk Only) 정부’라는 비판이 있다. 시간을 끌수록 국민들만 고통당하고 외국자본도 빠져나가지 않는가?

    “정부가 출범한 뒤 패러다임을 바꾸고 로드맵(정책이행 방안)을 만드는 기간이 필요했다.”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

    “FTA 때부터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기로 했다. 대통령도 미국식으로 이슈별로 해당의원을 만나 설득할 것이다.”

    ―정부의 올해 3% 성장목표는 무리가 아닌가?

    “3%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 경제는 늦어도 4분기에는 조금씩 성장을 회복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소비는 내년 1분기, 늦으면 내년 상반기 말에야 회복될 것이다.”

    ―한국정부가 친노(親勞) 정부라고 생각하는 외국인들이 많은데….

    “노조문제가 제일 어렵고 갈림길에 있다. 두산중공업, 화물연대 사태를 겪으면서 우왕좌왕했다. 그러나 철도파업을 거치면서 법과 원칙을 지키는 큰 원칙은 방향을 잡았다.”

    ―태풍 때 골프친 것에 대한 비판이 많다.

    “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잘못됐다. 앞으로 속죄한다는 자세로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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