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2.08.28 19:41 | 수정 : 2002.08.28 19:41
녹지많아 좋고, 한강보여 좋고, 공기맑아 좋고…
서울 성동구 금호동 대우아파트에 사는 정용현(48·106동 1003호)씨는
요즘 강남에 사는 친구들이 부럽지 않다. 매일 아침이면 단지 앞의
달맞이 공원까지 산책을 즐기고, 밤에는 창밖으로 펼쳐진 한강의
야경(夜景)에 빠져 산다. 정씨는 “처음에 강북으로 이사온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말렸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친구들이 놀러올 때마다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며 오히려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 여행을 다녀온 김일식(51·107동 1903호)씨도 아파트 사랑이
대단하다. 김씨는 “파리의 센강을 유람했지만, 우리 아파트에서 보는
한강 경치보다 못했다”면서 “공기도 맑고, 조용해서 좋다”고
자랑했다.
지난 23일 금호동 대우아파트에서 만난 부녀회원들은 “왜
이사했느냐”고 묻자, 한결같이 ‘쾌적한 환경’과 ‘한강 조망권’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실제로 정씨와 김씨는 물론 김경원(44·106동
1702호), 홍기숙(44·114동 1202호), 김분고(46·106동 1001호),
김영애(44·112동 1202호)씨 등도 압구정동·반포동·삼성동 등 강남
출신이다. 뿐만 아니라, 장진영·이미영·한성주씨 등 연예인들도 많이
살고 있다.
지난 2000년 10월 입주한 대우아파트는 대표적인 환경아파트로 꼽히며,
강남권 아파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제로 이 아파트는 입주
당시보다 매매가가 최고 1억5000만원이나 올랐다. 34평형은
3억3000만원에서 4억5000만원, 44평형은 4억9000만원에서
6억5000만원까지 뛰었다. ‘금호공인중개사’ 한장희 사장은 “성동구의
집값을 선도하는 아파트”라며 “자녀 교육이 끝난 강남 지역 주민들도
많이 이사온다”고 말했다.
최근 아파트 수요자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른바
‘환경친화형’ 아파트가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실제로 용산구 동부이촌동, 성동구 금호동, 마포구 용강동 등 한강변
아파트는 조망권 프리미엄만 최고 3억원을 호가(呼價)하고 있다. 또
북한산이나 관악산 주변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값이 싸고, 환경이 쾌적해
젊은 직장인들의 선호도가 높다. 수도권에서는 구리 토평지구나 남양주
덕소, 용인 수지읍 등이 푸른 녹지와 뛰어난 조망권을 무기로 강남지역
아파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주택신문이 지난달 서울과 수도권의 5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
28곳의 입주민 101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주거 만족도 조사에서도
‘환경’이 아파트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이사할 때 고려하는 가장 중요한 입지여건으로 ‘녹지환경’(14.4%)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닥터아파트 오윤섭 사장은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주거환경을 아파트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며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교통보다는 환경이 주택가격을 더 크게
좌우한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건설업체들도 단지 내 조경 차별화와 조망권을 최대한
확보해 ‘친환경 아파트’를 만드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올 10월
분양할 용인 동백지구의 경우, 건설업체들은 아파트를 앞쪽은 저층으로,
뒤쪽은 고층으로 배치해 조망권을 확보하고, 단지 안에 대형
수로(水路)도 만들 방침이다. LG건설은 지난 5월 분양했던 용인 신신봉
LG빌리지의 녹지율을 무려 70%까지 끌어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쌍용건설은 부산 백양동에서 오솔길 형태의 부부산책로를 갖춘 아파트를
선보였고, 남양건설은 남양주 도농동 아파트에 야생화공원, 조형광장 등
10여개의 이색 테마공원을 조성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