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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주부 박유순씨 주상복합에 살아보니…

    입력 : 2002.08.28 19:40 | 수정 : 2002.08.28 19:40

    “전망 탁 틔고 편리해 특급호텔 같아요”

    도곡동 대림 아크로빌에 사는 주부 박유순씨에게 빨래방이나 당구장 같은 편의시설,오락시설은 엘리베이터만 타고 내려가면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올라오는 길에 프런트 데스크에 들르면 도우미 아가씨가 우편물을 전해준다.박씨가 닦고 있는 거실 창문 밖으로는 31층의 조망이 펼쳐져 있다./김창종기자



    “거실 창밖 풍경이 주상복합 살이의 엇갈리는 명암(明暗)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주부 박유순(50)씨는 서울 도곡동 아크로빌 31층에 산다. 이 집 거실에서
    큰 창문 밖을 내다보면, 왼편으로 바로 옆 주상복합 건물이 마주 서있어
    시야가 턱 막힌다. 하지만 시선을 조금만 오른편으로 돌리면, 멀리
    대모산과 양재천이 시원한 조망(眺望)을 이룬다.

    박씨는 지난 2000년 초 이 곳에 막 입주했을 때는 막힌 듯한 구조에
    답답했다. 비라도 오면 아파트에서는 창문을 열어 제쳐 시원한 바람을
    불러들였는데, 주상복합에서는 그런 맛이 덜한 것도 섭섭했다. 하지만
    ‘아파트에는 없었던’ 중앙집중형 습도·청정 조절시스템 덕에 가래가
    줄어들면서 박씨는 주상복합 살이에 조금씩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관리비도 입주 전에 우려했던 것 만큼 많이 나오지는 않더란다. 48평형에
    사는 박씨가 지난 7월에 낸 관리비는 36만원. 겨울에는 50만원선을 조금
    넘는다.

    하지만 ‘아파트에는 없었던’ 중앙집중형 습도·청정 조절시스템 덕에
    가래가 줄어들면서 박씨는 주상복합 살이에 조금씩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1층 프런트 데스크에 늘 앉아있는 도우미 아가씨가 우편물을
    챙겨주고, 독서실·유아방이 한 건물에 있어 아들 딸을 멀리 보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 주상복합의 또 다른 특징이다.

    박씨는 “무엇보다 건물 밖을 나가지 않고
    실내수영장·골프연습장·사우나·빨래방·당구장·비디오방·노래방
    등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주상복합만 갖고
    있는 최고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웃 입주민들과 수영장에서 보고,
    빨래방에서 마주치고, 목욕하면서 만나다 보니, 정말 경조사 챙기고 같이
    놀러 다니는 ‘사촌 같은 이웃’이 되더라는 게 박씨의 말.

    “구조면에서는 아파트가 트여 있고, 주상복합은 막혀보일지 모르지만,
    주거문화는 아파트가 막혀있고 주상복합이 트인 곳이더군요. 모르는
    이웃이 없다는 게 가끔은 오히려 불편할 정도이지요.”

    다른 주상복합에 사는 박씨의 여고 동창은 입주민들이 ‘연판장’까지
    돌리며 똘똘 뭉쳐 구청에 ‘압력’을 가한 끝에 남들 몰래 지방세를 깎은
    적도 있다고 박씨는 말했다.

    하지만 아직도 아쉬운 점은 있다. 아파트와 달리 다용도실이 집 밖과
    접해 있지 않아 ‘큰 손님’ 치르자면 음식 만들 때 덥고 불편하다.
    아파트 살 때 조경 감상하며 저녁 산책하던 기억도 가끔 떠오른다.
    전용률이 낮아 시세가 아파트만큼 오르지 않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다.
    특히 인근에 3000가구에 가까운 삼성 타워팰리스가 올해 말 입주를
    시작하면, 교통난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박씨는 “그래도 친구나 친지가 ‘주상복합에 살만 하냐’고 물어보면,
    주저 없이 ‘들어와 살만한 곳’이라고 추천한다”고 말했다.

    주상복합이 아파트를 대체할 만한 주거공간이냐에 대해서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하지만 서울에 아파트 지을 곳이 점점
    사라지면서 주상복합은 앞으로 점점 눈길을 끌 전망이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대표는 “주상복합은 공원·녹지가 부족하고 전용률이
    낮아 가격 오름세가 약하다는 점 때문에 시장의 관심에서 소외돼왔지만,
    타워팰리스·파크뷰·아크로비스타 등 대단지 주상복합이 선보이면서
    아파트의 편리성까지 갖춘 상품으로 발전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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