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1.05.27 18:28
“억대의 돈을 쏟아붓는 ‘내 집 마련’을 하면서 너무
부화뇌동합니다. ”
서울 목동에 사는 최정환(41)씨는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다. 하지만 지난
3월 부동산 관련 사이트에 띄운 세 편의 글이 조회수 1000회를 넘나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소비자 눈높이로
쓴 글이어서 전문가 조언보다 훨씬 유익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최씨는
한 항공사의 몽골지사에서 근무하다 귀국한 지난 98년 지금의 30평형
아파트를 장만했다. “저도 그랬지만 사람들이 너무 생각 없이 집을
구입합니다. 냉철하게 투자 개념으로 접근해야지요.” 집을 통해
5000만원 가량의 시세 차익을 내고 있다는 최씨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담은 ‘아파트 투자비법’을 공개했다.
◆ 상·하한가 차이 크면 상한가 ‘거품’ 가능성 =고가의 고급
단지에서는 상·하한가 차가 크다. 입지 여건에 따라 상·하한가가
벌어질 수도 있지만 상한가의 경우, 그 당시의 유행에 따른 거품일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무조건 로열층을 사면 얼마 후 팔기는 쉬울 지
몰라도 거품이 꺼지면 손해를 볼 수 있다.
◆ 상·하한가 차이 없으면 로열층을 =주로 오래되거나 작은 평수의
아파트에서 나타난다. 이런 아파트를 구입할 때는 로열동, 로열층을
구입하는 게 좋다. 가격이 조금 싸다고 비로열층을 구입하면 환금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같은 지역에서 가격차가 큰 경우 =장기간 거주할 생각이라면 싸고
오래된 아파트를 구입한 후 새 아파트와의 차액으로 다른 재테크를 한다.
여유 돈으로는 초기자금이 적게 들어가는 분양권 투자를 하는 것도
좋다. 이제 융자를 받아 큰 아파트를 구입한다고 해서 과거처럼 큰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힘든 시대다.
◆ 소형을 두 채 구입한 후 대형에 전세 사는 것도 방법 =목동의 1억원
짜리 20평(전세 8000만원), 1억5000만원짜리 27평(전세 1억1000만원),
2억6000만원 짜리 30평(전세 1억4000만)을 따져 보자. 우선 재건축을
하게 되면 20평과 27평을 합한 대지 면적이 30평형의 1.5배이다. 또
30평을 구입하는 것보다 20·27평을 매입하고 30평에 세 들면 그
차액으로 은행이자 수입까지 챙길 수 있다. 더구나 소형의 가격
상승률이 대형보다 높은 추세다.
◆ 두 토끼는 잡기 힘들다 =’투자 수익’과 ‘편안한 내 집에서
살기’를 동시에 얻기는 지극히 힘들다. 새 아파트나 입지조건이 좋다면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다. 그 가격을 주고 그 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투자’보다는 ‘누리겠다’는 쪽을 택한 것이다. 출퇴근이든 주거
환경이든 대가를 지불해야 보상을 얻을 수 있다.
◆ 장기 계획을 세워라 =앞으로 몇 년 후에 어디에 어떤 아파트를 구입할
생각이고, 어떤 불편까지 감수할 수 있고, 어느 정도의 금액을 준비할 수
있는 지 계획표를 짜야 한다. 분위기에 휩쓸린 ‘묻지마 투자’는 반드시
실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