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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전원주택 이젠 현실이다"

    입력 : 2001.03.27 20:07


    30대 후반, 32평 아파트를 겨우 마련했던 회사원 박모씨는 이 아파트가
    2억8000만원대까지 반짝 치솟던 99년 이를 처분하고 경기도 남양주로
    이주했다. 이 곳에 180평(평당 30만원)의 준농림지를 매입하고, 건평
    45평의 전원주택을 짓는 데 들어간 자금은 2억원. 박씨는 아파트에 얹혀
    있던 3000만원의 대출금을 정리하고도 5000만원의 여유 자금을 손에
    쥐었다.

    박씨는 “5000만원보다 몇십배 중요한 것은 일찍 얻은 여유”라며 “이제
    삶의 질에서는 50대에나 가능했을 듯한 수준에 이르렀으므로 더 큰
    집으로 옮기기 위해 쏟았을 에너지를 재충전에 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집이 더 이상 ‘황금알 차익을 낳는 재테크 수단’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전원 주택을 통한 ‘삶테크’가 주택 시장에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전원주택에 드는 봄볕 =86년 이후 10년 동안 총 92.3% 올랐던 아파트
    가격 지수는 95년 이후 5년간 1.7% 상승에 그쳤다. 주택보급률은
    2002년이면 100% 달성이 예상된다. 집값 안정 구조가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정부의 주택 정책이 전원주택 등 단독주택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점도 큰 변수. 2000년 시작된 제4차 국토종합계획에 따라
    정부는 현재 신규 공급 주택의 90%에 달하는 아파트 비중을 5년마다
    10%씩 감소시켜 2020년에 5대5로 균형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첫 포석이 얼마전 화성 신도시의 단독 주택지 비율을 수도권에서는
    최초로 10%를 넘은 30%로 책정했던 것.

    이광훈 드림사이트코리아 대표는 “정부 정책과 수요자 관심이
    맞물리면서 앞으로 건립될 신도시에서는 일산의 정발산 전용주거단지
    같은 전원주택들이 아파트보다 더 돋보일 것”이라며 “앞으로 20년간 약
    200만 세대의 단독주택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드림사이트코리아가 29일까지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에서 개최하고 있는
    전원주택 종합박람회 ‘서울홈페어’(☎02-755-9001)에도 27일까지 4일
    동안 2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려 큰 관심을 보였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위원은 “초고속 인터넷 보급으로 도농(도농)간
    시공의 장벽이 무너지고,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 전원주택
    활성화를 촉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터잡기’와 ‘집짓기’ 요령 있어야 =전문가들은 전원주택의 터를
    ‘사냥’할 때 너무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망설이지 말라고 권한다.
    서울에서 조금 벗어나면 환경은 어차피 비슷하므로 한 곳을 정해놓고
    ‘집중 연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이야기다.

    한국토지신탁 강성관 컨설팅팀장은 “5만분의 1 지도로 군을,
    2만5000분의 1 지도로 면을, 5000분의 1 지도로 동·리를
    공략하는 식으로 목표를 좁혀가라”며 “집까지 점으로 표시되는
    5000분의 1 지도에는 자신이 발견한 새 정보를 그려넣으며 고시생의
    ‘서브 노트’처럼 활용하면 좋다”고 말했다. 군청 홈페이지나 그 지역
    중개업소에서 얻는 정보 등도 이 곳에 취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주의할 점은 ‘맹지’의 함정. 맹지란 진입로가 막힌 땅을
    말한다. 시골에서는 서울과 달리 멀쩡하게 포장된 진입로가 있더라도 그
    길이 사유지이면 주인이 사용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괜찮은 땅이
    있으면 지적도와 토지 대장을 통해 진입로가 혹시 사유지인지 확인하고,
    사유지일 경우 땅 주인에게 사용 승낙서를 받은 후 땅을 매입해야 한다.

    ‘집 짓기’를 할 때는 건축을 의뢰한 업체를 잘 검증해야 한다. 이광훈
    대표는 “그 업체가 건축한 다른 현장을 최소한 3곳 이상 가보고, 실제
    거주자에게 평가를 듣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처음부터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설계에 충분히 반영시킬 필요가 있다.
    중간에 여러차례 설계를 변경하면 ‘배아픈’ 설계비 추가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 많은 전원주택을 보면서 괜찮다 싶은
    장점들을 메모해 자신만의 ‘드림 주택’을 미리 그려놓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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