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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과학부]백화점의 사은품 마케팅

      입력 : 1999.12.04 00:16

      ■ 내일(4일 토요일)자 조선일보 주요 경제기사


      ▷IMF2년 국제포럼
      ▷대한민국 특허대전 내일 개막
      ▷농림부, 김장대책 상황 발표
      ▷한은, 내년 유가 22달러 전망

      -이 기사계획은 오전 중 기자들이 각 출입처에서 보내온 것을
      취합한 것으로, 대부분 다음날 아침 신문에 반영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부 예정기사는 지면에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김기천 드림 kckim@chosun.com *>

      ■ 취재 뒷이야기 :백화점의 사은품 마케팅

      다음은 유통팀장을 맡고있는 박순욱 기자가 보내온 백화점 사은품
      행사에 관한 글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유통팀을 맡고 있는 박순욱 기자입니다. 오늘은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백화점의 사은품 경품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번 주 들어서는 조금 뜸한 편이지만 요즘 부쩍
      백화점들의 '사은품마케팅'이 극성입니다.

      "하루에 100만원 어치를 산 고객에게는 10만원권 상품권이나
      전기압력밥솥, …중 하나를 드립니다"는 내용의 전단지가 연일
      아침신문과 함께 집으로 배달되고 있습니다. 한술 더 떠 지난달 말 한
      백화점에서는 10만원이상 구매한 고객에 한해 참가자격이 주어지는
      경매 상품으로 48평 아파트, 그랜저 XG 등 초고가제품까지
      내놓았지요.

      알고 계시나요. 이 백화점의 경매 참가권 1만장이 이틀이 안돼 모두
      소진됐다는 것을. 지난 1일 이 백화점이 연 경매에서는 수 천명이
      몰려 48평 아파트가 2억3500만원(분양가 2억6057만원)에 한
      남자참가자에게 낙찰됐다고 합니다. 분양가보다는 몇 천 만원 싸게
      아파트를 샀으니 잘 샀다고 해야 할까요. 아뭏든 덩달아
      경쟁백화점들도 '밀레니엄 경품행사'를 요즘 펼치고 있습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백화점들의 과도한 세일, 사은품에 대해
      규제를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 백화점
      영업담당 임원들이 최근 모여 '자율규제'에 대해 논의도 했지만
      아무런 결론도 못 내고 헤어졌다고 합니다. 회사별로도, 또
      영업점포별로 입장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백화점들이 사은품 행사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이유는 물론
      매출때문입니다. 사은품 행사를 하면 하지 않을 때보다 매출이 평균
      30∼40% 정도 오른다고 합니다.

      "필요한 물건도 사고 덤으로 사은품까지 준다는데 딴지 걸 이유가
      뭐냐"고 생각할 회원분들도 있겠지만 사실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닙니다. 우선 사은품 비용이 고객들이 사는 상품에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간단히 설명하긴 쉽지 않지만 27만원이면 살 수 있는 물건을 30만원
      주고 산 뒤 3만원짜리 사은품을 되돌려 받는 식이란 얘기죠. 백화점
      측에서는 "그게 아니라 평소보다 많이 파는 만큼 매출증대에 따른
      수익의 일부를 고객들에게 돌려주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렇다면
      사은품 주는 만큼 더 싸게 물건을 팔면 될 것 아닙니까.

      더 큰 문제는 요즘 백화점들이 제공하는 사은품 목록에 있습니다.
      전기튀김기, 전기팬히터, 전기스토브, 전기쿠커 등 안전사고의
      우려가 높은 전열제품들은 왜 이리 많습니까.

      최근 한국소비자보호원은 모 은행이 98년 초 창립기념품으로
      고객들에게 증정한 온도계부착 튀김용기 18만개에 대해
      리콜(제품회수)을 건의한 바 있습니다. "튀김용기에 부착된 온도계
      표시온도와 실제온도가 적게는 33도, 많게는 113도까지 차이가 나
      사고의 우려가 높다"는 게 소보원 측의 설명입니다. 이 같은 조사를
      소보원이 하게 된 데는 물론 이 튀김용기를 사용하던 고객이 화상을
      입은 게 계기가 됐구요.

      재경부고시 '리콜절차규정'에 따르면 리콜의 책임은 1차 적으로
      제조업체에 있습니다. 따라서 백화점들이 제공한 사은품들 중에
      불량품이 발견된다 하더라도 사은품을 백화점에 납품한 제조업체가
      제품 교환의 책임이 있을 뿐 백화점의 추가부담은 없는 셈입니다.

      그러나 과연 그렇겠습니까. 사은품으로 받은 전열기구가 터져 고객이
      1∼2도 화상을 입어 결국 사망하는 사고가 만에 하나 발생한다면.
      연일 신문 사회면은 '사람 잡은 백화점 사은품', '고객 안전 무시한
      사은품 경쟁' 등의 제목이 뽑힌 기사들로 도배를 할 것이 뻔합니다.
      문제가 된 백화점은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에 시달려야 할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고객들로부터 외면 당할 것을 각오해야 할거구요.

      백화점업계를 '겁주는' 가상얘기는 그만두고 미국의 실제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미국의 한 패스트푸드업체는 97년 100만 달러가
      넘는 손해배상금을 60대 노인에게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
      할머니가 뚜껑 덮힌 커피의 뚜껑이 갑자기 열리는 바람에 무릎에
      화상을 입었기 때문이죠. "피고 측은 커피의 뚜껑이 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안전에 소홀히 했다"는 게 판결의 요지였습니다.
      동종업계 전체에 경종을 울리는 '일벌백계(一罰百戒)'의 판결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국내 백화점 중에서는 누가 가장 먼저 이 같은 매를
      맞을까요. 알아맞추기를 하자는 게 아닙니다만 정말 백화점 측이
      제공한 사은품이 만에 하나 잘못되는 날이면 '첫 번째 케이스'는
      정부나 소비자, 언론으로부터 호되게 당할 겁니다.

      '사은품 마케팅'으로 매출에 톡톡히 재미를 본 백화점들은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안전사은품 마케팅'으로 고객의 신뢰까지 붙잡는
      방안을 서둘러 강구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사은품행사를
      하겠다면 안전사고의 우려가 전혀 없는 상품권 같은 것이 낫겠죠.

      <* 朴淳旭드림 swpark@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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