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1998.01.05 19:34
"용돈을 10만원씩 더 줘라" "다른 남편과 비교하지 말라" "하루에
한번씩 남편을 웃기라"….
'남편 기살리기' 운동을 벌이는 강경란(46)씨는 주부들에게 소문난
인기강사다. 95년 5월 광양제철소 주부대학을 시작으로 그의 강의를
들은 수강생이 10만명을 웃돈다. 기업체 직원 부인들이 대부분이다.
사진설명 :
'남편 기살리기' 강사로 이름난 강경란씨는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게 우선'
이라고 말했다. <허영한기자>
"매일 한번씩 칭찬하자" "남편만의 시간과 공간을 주자" "상냥하게
말하자". 그가 내놓는 남편 기살리기 8계명에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다. 요약하면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믿음을 준다는 것쯤이다. 그런
내용을 언니처럼 수더분한 말솜씨에 담아 편안하게 전달한다.
"요즘처럼 어려울 때일수록 남편에게 비상금 조로 10만원씩 용돈
더 주세요. 다른 지출에서 좀 아끼구요. 돈 없어봐요. 얼마나 기운빠
지나." 직장생활에 시달린 남편들에게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한다. "주부들에게 하루 중 언제가 가장 편하느냐고
물으면 남편 출근시키고 애들 학교 보낸 뒤 커피 한 잔 할 때라고 합
니다. 남편들에게 물었더니 아침에 화장실에서 신문 읽을 때라고 하더
군요.".
처음엔 주부들 반발도 많았다. "집에 와서 호령하는 남편이 미워죽
겠는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항의가 빗발쳤다. 71년 서울신탁은
행(현서울은행)에 들어가 스미토모 은행, 교보증권 등 금융기관에서
16년간 일한 사회경험이 도움이 됐다. 곁에서 지켜봤던 남자직원들 고
뇌를 하나둘씩 전해주면 주부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연봉제 도입
이나 명예퇴직, 정리해고의 악몽에 시달리는 남자들의 고민을 아내들
이 바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IMF 한파가 몰아닥친 작년 12월 이후, 주부들 표정이 무척 어두워
요. 정리해고 당한 남편 실업문제를 상의하는 분도 많구요." 간혹 울
면서 전화를 걸어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남편을 칭찬해주면 온 가
족이 행복해집니다.".
'남편 기살리기' 운동을 벌이지만 정작 그는 미혼이다. 87년 직장을
나와 동생 강영수씨와 함께 부동산 컨설팅회사 '코리아랜드'를 시작했
다. 지금도 이 회사 이사를 맡고 있다. "직장에 다닐 때도 여직원들의
'언니'역을 맡았어요. 주부에게도 '언니'로 남고 싶습니다."
'김기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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